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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4.12.사순 제5주간 금요일                                                                          예레20,10-13 요한10,31-42

 

 

 

파스카의 삶

-기도가 답이다-

 

 

 

정말 믿는 이들은 예수님을 닮아 파스카의 삶을 살아갑니다. 늘 하느님 중심의 파스카의 삶입니다. 넘어지면 곧장 일어나 새롭게 시작하는 죽음과 부활의 파스카의 삶입니다. 참으로 파스카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튼튼한 영혼의 사람들입니다. 신자로서의 정체성 또렷한 삶입니다. 바로 파스카의 주님이 그의 삶의 목표, 삶의 방향, 삶의 중심, 삶의 의미가 되었기에 언제 어디서나 늘 안정과 평화의 푸른 삶입니다.

 

파스카의 삶에, 신자로서의 정체성 또렷한 삶에, 넘어지면 곧장 일어나 새롭게 시작하는 영적 탄력 좋은 삶에 기도는 필수입니다. 하여 오늘 강론 제목은 “파스카의 삶-기도가 답이다-”로 정했습니다. 이의 모범이 오늘 복음의 예수님이고 독서의 예레미야입니다. 아니 무수한 성인들이 이의 모범입니다. 

 

불가에서 절의 자산은 노목老木과 노승老僧이라 합니다. 절의 살아있는 역사와 전통을 반영하는 노목과 노승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제가 불교의 절이나 천주교의 수도원에 가면 우선 확인하는 것도 노목과 노수도승입니다. 우리 수도원 정원에도 노목이라 할 수 있는 벚나무가 요즘 한창 꽃을 피워내고 있지만 모습은 예전만 못합니다. 마침 어제 노목의 벗나무를 보며 써놓은 ‘파스카의 삶’이란 글을 나눕니다.

 

 

-삶은 엄숙하다

 아름답다

 눈물겹도록 고맙다

 감동스럽다

 

 세월의 나이에 상관없는 

 영혼의 젊음이다

 하루하루산다

 

 세월흘러

 무너지고 꺾이고 부러지고 삭아 볼품없어도

 남은 가지들마다

  부지런히 피어내는 청초한 봄꽃들

  푸르른 봄새싹들 

 

  아, 살만한 세상이다

  놀랍다

  절망은 없다

 

  부활의 봄이다

  늘 새롭게 시작하는 파스카의 삶이다

  오, 주님

  당신은 저의 생명, 저의 사랑, 저의 희망이옵니다

  저의 전부이옵니다-

 

기도가 답입니다. 기도해야 늘 한결같은 파스카의 삶입니다. 세월의 나이에 관계없는 영혼의 젊음입니다. ‘세월 흘러 무너지고 꺾이고 부러지고 삭아 볼품없어도 남은 가지들 마다 부지런히 피어내는 봄꽃들, 푸르른 봄새싹’들의 봄나무들처럼 늘 한결같은 파스카의 삶입니다. 분도회 수석아빠스의 연설중 한 대목도 생각납니다. 

 

“시편은 어린 소년 예수님을 성인으로 성장시키고 촉진시켜준 자양분을 우리에게 제공해 줍니다. 그분은 시편에서 그의 영혼의 자양분을 발견했고, 하여 ‘살아있는 시편living Psalm’이 되었습니다.”

 

예수님을 ‘살아있는 시편’이라 일컫습니다. 바로 기도의 사람, 시편의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그대로 우리 수도자들의 신원과 일치합니다. 15년전 로마에서 분도회 수도자들의 연수기간 중 열 번 영어강론을 했는데 대부분 호평을 받았고 그중 큰 호응을 받은 ‘살아있는 이콘living Icon’, ‘살아있는 성서living Bible’라는 제목의 두 강론이었습니다. 참으로 항구히 충실히 간절히 절실히 기도할 때 ‘살아있는 시편living Psalm’, ‘살아있는 이콘living Icon’, ‘살아있는 성서living Bible’의 삶을 살 수 있겠습니다. 

 

손희송 주교님의 사순특강중 두 평범한 예화의 자명한 진리도 마음 깊이 와닿았습니다. 하나는 ‘화초에 물을 주지 않으면 화초가 시들어 죽듯이 영혼도 기도의 물을 주지 않으면 시들어 죽는다.’는 예화고, 하나는 ‘사랑해도 만나지 않으면 사랑도 식어 남남이 되듯이 주님도 기도를 통해 자주 만나야 사랑도 식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영혼이 ‘시들지 않게’ 하기 위해 주님과의 사랑이 ‘식지 않게’하기 위해 기도는 필수입니다. 바로 이런 기도의 모범이 예수님이요 예레미야입니다. 유다인들이 예수님을 배척하여 돌을 집어 던지려 했을 때의 예수님의 답변입니다.

 

“나는 아버지의 분부에 따라 너희에게 좋은 일을 많이 보여 주었다. 그 가운데에 어떤 일로 나에게 돌을 던지려고 하느냐?”

 

이어지는 예수님의 말씀안에서도 예수님의 아버지의 아드님으로서의 확고한 신원의식이, 사명의식이 빛납니다. 바로 항구한 기도를 통한 아버지와의 일치를 반영합니다. 말그대로 ‘살아있는 시편’같은 기도의 사람, 예수님이셨음을 깨닫습니다.

 

예레미야 역시 ‘살아있는 시편’의 기도의 사람이었음이 단박 드러납니다. 오늘 제1독서는 예레미야의 다섯 번째 고백입니다. 예레미야가 얼마나 사면초가 공포와 두려움의 상황이었는지 다음 말씀에서 잘 드러납니다.

 

“군중이 수군대는 소리가 들립니다. ‘저기 마고로 미싸빕이 지나간다! 그를 고발하자. 우리도 그를 고발하겠다.---그러나 주님께서 힘센 용사처럼 제 곁에 계시니 저를 박해하는 자들이 비틀 거리고 우세하지 못하리이다.”

 

‘마고로 미싸빕’ 사방에서 공포가 엄습하는 상황에서도 한결같은 기도가 늘 주님과 함께하는 백절불굴의 ‘주님의 전사戰士, 예레미야 예언자를 만들었음을 봅니다. 이어지는 예언자의 하느님 찬양에서 그가 살아있는 시편의 사람, 찬미의 사람, 기도의 사람이었음이 잘 드러납니다.

 

“주님께 노래불러라!

 주님을 찬양하여라!

 그분께서 가난한 이들의 목숨을

 악인들의 손에서 건지셨다.”

 

파스카의 삶에, 신자로서의 정체성 또렷한 삶에, 주님의 전사로서의 빛나는 삶에 한결같은 기도는 필수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주님의 전사로서 파스카의 삶에 항구하고 충실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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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19.04.12 07:08
    주님을 향한 주님을 위한
    주님에 의한 시작은
    지금 바로 드리는 기도 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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