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8.5. 연중 제18주간 월요일                                                                        민수11,4ㄴ-15 마태14,13-21

 

 

 

섬김의 공동체, 섬김의 리더십

-여정, 중심, 기도, 섬김-

 

 

 

아마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힘들고 분주한, 또 하느님의 은총이 가장 풍부한 놀랍고 신비스런 나라가 한국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일 분주하고 힘든 지도자 둘을 꼽는 다면 프란치스코 교황과 한국의 대통령처럼 생각됩니다. 정말 노령의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일상을 보면 사생활이 전무한 듯 보입니다. 새삼 공동체를 이끌어 가기가 얼마나 지난한 과제인지 깨닫게 됩니다. 얼마전 5년 근무후 이임하게 된 덴마크 리만 대사의 인터뷰 기사를 요약한  대목입니다.

 

-그는 '2016년 촛불 혁명(2016 candlelight revolution)'이라고 표현했다. 당시 인파에 섞여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한 목소리로 변화를 외치는 모습을 지켜봤다는 그는 "아무런 폭력 없이 한국의 성숙한 민주주의를 보여줬다"고 평가하면서 "아주 특별한 경험"이라고 말했다.
 
한국 사회의 역동성은 덴마크 사람들에게 큰 매력요소라고 한다. 사회의 변화 속도가 빠르고 구성원들의 적응력도 높다는 점, 특히 한국 사회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 가는 음직임 역시 빠르고 역동적이라고 평가했다. 리만 대사는 "덴마크가 한국으로부터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긍정적인 요소도 풍부한 참으로 역동적인 대한민국임을 깨닫게 됩니다. 아마 이점에서 열린 나라 한국과 닫힌 나라 일본은 뚜렷한 대조를 이룹니다. 참으로 민주화의 역사가 전무한 일본과는 대조적으로 한국은 찬란한 민주 혁명의 역사를 지닌 참 역동적이고 창조적이며 미래지향적 나라입니다.

 

무엇보다 참 좋은 공동체의 모범이 교회공동체입니다. 섬김의 권위, 섬김의 리더십이라는 말은 비단 교회뿐 아니라 이제 밖에서도 자주 회자되는 용어입니다. 참으로 바람직한 공동체와 리더십을 말한다면 섬김의 공동체, 섬김의 리더십일 것입니다. 

 

예전 고 이 시몬 베드로 아빠스님의, “서로 섬기십시오.”라는 모토와 더불어 아빠스에 선출되었을 때, “하느님의 심부름꾼 역할을 잘 하겠다”는 소감도 잊지 못합니다.

 

새삼 섬김의 수도 공동체의 리더인 지도자는 섬김의 사람, 주님 공동체의 심부름꾼임을 깨닫게 됩니다. 예수님 역시 공동체의 중심에서 섬기는 분으로 자신의 신원을 정의하셨습니다. 예레미야 총아빠스의 다음 대목의 글에도 공감했습니다,

 

“수도원은 민주제도 아니고 군주제도 아닙니다. 수도원은 영적 공동체이고 장상의 권위는 다수의 단순한 사람들 뒤로 사라질 수 없습니다. 또한 장상은 결코 독재자처럼 행동해선 안됩니다.”

 

결국 섬김의 리더십을, 섬김의 영성을 말합니다. 여기에 반드시 겸비해야할 것이 분별력의 지혜입니다. 분도 성인 역시 수도공동체를 주님을 섬기는 배움터로 정의하면서 무수히 강조하는 섬김의 삶입니다. 오늘 우리는 오늘의 말씀에서 섬김의 리더십의 참 좋은 본보기를 만납니다. 

 

바로 모세와 예수님이십니다. 땅위에서 모세처럼 겸손한 사람이 없었다고 하느님이 극찬한 모세이며, 온유하고 겸손한 사람으로 자신을 정의한 예수님이십니다. 섬기는 사람이 바로 겸손한 사람입니다.

 

여기서 뚜렷히 부각되는 교회공동체의 네가지 특징입니다. 1.섬김은 기본이고, 2.순례여정중의 공동체, 3.하느님 중심의 공동체, 4.기도의 공동체, 바로 영적 공동체의 특징입니다. 오늘 이런 영적 공동체의 중심에서 모세와 예수님의 중재자로서의 역할이 단연 돋보입니다. 무엇보다 두분은 섬김의 사람이자 기도의 사람이었습니다. 

 

참으로 변덕스럽고 무지하고 불평 가득한 백성들과 하느님 사이의 진퇴양난의 처지에서 유일한 구원의 출구는 기도뿐임을 깨닫습니다. 여기서 잠시 이스라엘 백성들의 상태에 대해 언급하고 싶습니다. 한일간의 관계에도 좋은 가르침이 됩니다.

 

바로 오늘 민수가는 영혼과 육신의 싸움을 상징합니다. 가난하고 배고픈 광야생활보다는 안정되고 배부르던 이집트 노예시절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입니다. 가난하고 배고파도 자유로운 주인이 되어 살기보다는 배부른 노예, 하인으로 살아도 좋겠다는 이런 사고 역시 우리의 본능적 유혹이고 이를 참으로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어느 학자의 글도 잠시 나눕니다.

 

“약탈적 왜구, ‘신왜구’로 거듭나- 아베의 ‘경제전쟁’은 그 연장선. 천여년 동안 왜구와의 전쟁을 치러온 민족으로서 우리는 이제 신왜구와의 또 다른 전쟁을 마주하는 중이다. 과거 임진왜란 때는 침략의 길을 열어주고 안내했던 우리 내부의 왜구가 있었고, 국권이 피탈되는 과정에서는 내부의 문을 열어준 일진회등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새로운 방식과 형식의 친일 내부 세력이 존재한다. 그래서 불필요한 싸움도 병행되는 중이다. 해양 세력 일본, 신왜구와의 싸움은 오늘날 남북이 공히 공유하는 현실이리라.”

 

참으로 골치덩어리는 내부의 적, 내부의 분열임을 깨닫습니다. 하여 혹자는 내년 4.15일 총선을 ‘한일전’, ‘4.15대첩’이 될 것이라 합니다. 한민족의 생존을 위해 자주정신과 일치단결, 외교, 무역이 절대적임을 깨닫습니다.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깨어 독립운동하는 정신으로 살아야 생존 가능한 한민족같습니다. 천만다행으로 한민족에게는 하느님의 은총과 축복이 프러스 알파로 더해 진다는 것이 우리의 자랑입니다.

 

참으로 섬김의 공동체 지도자는 우선적으로 영적인 사람, 기도의 사람이어야 합니다. 모세의 기도는 얼마나 적나라하고 실제적인지요. 흡사 배수진을 치고 목숨을 건 듯 하느님과 마지막 담판처럼 비장해 보이기도 합니다. 말그대로 ‘기도의 싸움’이요, ‘기도의 전사’인 모세입니다.

 

“제가 이 백성을 배기라도 하였습니까? 제가 그들을 낳기라도 하였습니까?---유모가 젖먹이를 안고 가듯, 그들을 제 품에 안고 가라 하십니까?--저 혼자서는 이 온 백성을 안고 갈 수 없습니다. 저에게는 너무 무겁습니다. 자에게 이렇게 하셔야겠다면, 제발 저를 죽여 주십시오. 제가 당신의 눈에 든다면, 제가 이 불행을 보지 않게 해주십시오.”

 

참으로 하느님과 얼마나 깊은 관계에 있는 모세인지 알아챌 수 있습니다. 결국 답은 기도뿐임을 깨닫습니다. 기도하면 선물이지만 기도하지 않으면 짐입니다. 구원의 유일한 출구는 기도뿐입니다. 기도는 잘하고 못하고가 없습니다. 주어진 처지에서 이처럼 힘껏 솔직하게 최선을 다해 목숨을 걸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광야 여정중의 모세처럼 예수님 역시 외딴곳의 광야에서 곤경에 처합니다. 예수님의 리더십이 크나큰 시험대에 오른 순간입니다. 모세와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예수님의 고요하고 진지한 자세가 감동적입니다. 수천 군중에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의 절망적 상황중에도 지극히 침착한 자세로 기도하십니다. 진인사대천명의 자세이자 지성이면 감천이란 진리가 입증되는 순간입니다.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손에 들고 하늘을 우러러 찬미를 드리신 다음 빵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니 제자들은 그것을 군중에게 나누어 주었고,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합니다. 참 아름다운 장면입니다. 

 

오늘 복음 장면은 그대로 매일 미사를 봉헌하는 인생광야여정중의 교회공동체, 우리 수도공동체를 상징합니다. 예수님 친히 미사를 집전하시고 그의 제자들인 사제가 그 빵을 받아 형제들에게 나눠줍니다. 세계 곳곳에서 세상 끝날 까지 계속될 매일 24시간 계속되는 미사입니다.

 

참으로 믿는 이들의 하루하루 삶의 여정에, 또 공동체의 형성과 일치에, 매일 미사가 얼마나 결정적으로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바로 미사의 중심에 섬김의 모범이신 파스카의 예수님이 자리잡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미사를 통해 순례여정중인 공동체, 주님 중심의 섬김의 기도공동체임을 새롭게 확인하게 됩니다. 

 

주님은 친히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를 섬기시고 우리 모두 섬김의 사람으로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하느님 주신 참 좋은 최고의 선물이 바로 이 거룩한 미사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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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19.08.05 09:00
    주님, 부족한 저희에게 모든이를 섬김수있는 자비와 사랑을 내려 주시길 기도 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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