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4.11.주님 부활 대축일; 토요일 파스카 성야 미사

창세1,1-2,2 창세22,1-18 탈출14,15-15,1ㄱ 이사54,5-14 이사55,1-11

바룩3,9-15.32-4,4 에제36,16-17ㄱ.18-28 

로마6,3-11 마태28,1-10

 

 

하느님 사랑의 승리

-알렐루야, 예수님께서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알렐루야!”

예수님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죽음과 죄악에 대한 하느님 사랑의 결정적 승리입니다. 결코 거짓이 참을, 어둠이 빛을 이길 수 없음을 봅니다. 하느님의 승리, 예수님의 승리, 우리의 승리입니다. 주님을 찬미합시다. 주님께 감사합시다. “그 좋으신 분, 영원도 하시어라, 그 사랑이여!”, 저절로 솟아나는 찬미와 감사의 고백입니다.

 

참으로 코로나 사태로 인해 기이하게 계속됐던 영적 어둔 밤의 사순시기, 마침내 오늘밤, 우리 주님은 어둠을 환히 밝히시고, 무덤문을 활짝 여시고 빛으로 부활하셨습니다. 절망을 환히 밝히면서 희망의 빛으로, 죽음을 환히 밝히면서 생명의 빛으로 부활하셨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치유의 빛앞에 코로나의 어둠도 서서히 걷혀가고 있음을 봅니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입니다. 참으로 언제나 깨어 있는 겸허한 삶의 자세가 필수입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는 그야말로 전화위복轉禍爲福이었습니다. 사순시기 재의 수요일과 더불어 시작된 코로나 사태를 통해 하느님께서 대한민국을 버리지 않았음을 참으로 은혜로이 깨닫습니다. 모사謀事는 재인在人이요 성사成事는 재천在天이란 말마디도 새삼스러이 깨닫습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사실을, 참으로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자세로 살 때 하늘이 도와 천운天運임을 깨닫습니다. 민심民心이 천심天心이란 말마디도 결코 우연한 천운이 없음을 입증합니다. 

 

참으로 죽으시고 부활하신, 파스카의 예수님 계시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맛나는, 살만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도대체 이런 부활하신 주님께서 계시지 않으면 이 거칠고 삭막한 인생 광야 무슨 맛, 무슨 기쁨, 무슨 재미로 살아갈 수 있을런지요!

 

“그리스도 우리의 빛!”

 

바로 우리 하나하나의 마음안에 생명의 빛으로, 희망의 빛으로 부활하신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과 더불어 우리도 부활했습니다. 희망의 빛으로, 생명의 빛으로 부활했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빛이 무지와 허무, 무의미의 어둠을 환히 밝힙니다. 무지와 허무에 대한 궁극의 답도 죽으시고 부활하신, 파스카의 주님뿐임을 깨닫습니다. 

 

인류 최고의 하느님 찬송가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저는 주저없이 방금 들은 ‘파스카 찬송가’를 꼽고 싶습니다. 이보다 더 좋은 생명과 희망, 기쁨과 평화를 주는 빛의 찬미가를 들은 적이 없습니다. 들을 때마다 벅찬 감동에 희열喜悅과 환희歡喜를 느낍니다. 우리에게 한없는 위로와 격려가 되고 치유가 됩니다. 온누리 이밤의 어둠을 환히 밝히는 참으로 아름답고 거룩한, 웅장한 빛의 찬송가, 파스카의 찬송가입니다. 

 

-“용약하여라, 하늘 나라 천사들 무리

환호하여라, 천상의 거룩한 영들아

구원의 우렁찬 나팔소리 

선포하여라, 위대한 임금의 승리

땅도 기뻐하여라, 찬란한 광채 너를 비춘다

영원하신 임금의 눈부신 광채로

이 세상의 온갖 어두움 모두 사라져 버렸네

부활하신 주님 빛이 가득한 교회

백성의 드높은 찬양 노래 온누리에 울려 퍼진다”-

 

참으로 놀라우신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우리는 앞서 일곱 개의 참으로 귀한 긴독서를 들었습니다. 한마디로 하느님의 '끊임없는 창조와 구원의 사랑', 우리에 대한 '지칠줄 모르는 사랑’, ‘포기할 줄 모르는 사랑’, ‘샘솟는 사랑’의 구원의 스토리, 이야기입니다. 천지창조이후 한결같은 사랑을 쏟아 주시던 하느님의 사랑이, 결코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잊지 않으시는 하느님의 사랑이 오늘 밤 결정적으로 드러났습니다. 구원역사의 절정이 바로 예수님 부활입니다.

 

바로 거룩한 이밤에 주님께서는 우리 조상 이스라엘의 자손을 이집트 종살이에서 불러 내시어 홍해를 마른 발로 건너게 하셨습니다. 거룩한 이밤에 주님은 불기둥의 빛으로, 부활초의 빛으로 죄악의 어둠을, 무지와 허무의 어둠을 몰아내십니다. 주님은 거룩한 이밤 온세상 어디서나 세속의 악습과 죄악의 어둠에서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을 구하시어 은총을 다시 주시고 거룩하게 하십니다. 

 

거룩한 이밤, 마침내 그리스도께서 죽음의 사슬을 끊고 부활하시어 저승에서 승리하여 오르시어 우리와 함께 영원히 사시게 되셨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하느님 사랑의 승리, 사랑의 기적입니다. 죽기까지, 십자가에 달려 죽기까지 순종하신 아드님을 결코 잊지 않으시고 살려내신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바로 파스카 찬송이 저절로 터져 나오는 우리의 감사와 찬탄의 고백을 대신합니다.

 

-“오, 놀라워라, 우리에게 베푸신 주님의 자비

오, 크시어라, 우리에게 베푸신 주님의 사랑

 

당신 종들을 속량하시려 아드님을 살려 내셨네

오, 참으로 필요했네, 아담이 지은 죄

그리스도의 죽음이 그 죄를 없애셨네

오, 복된 탓이여! 그 탓으로 복된 구세주를 얻게 되었네

 

오, 참으로 복된 밤, 그리스도께서 저승에서 부활하신 밤!

하늘이 땅과 만나고 하느님이 사람과 결합된 밤!”-

 

부활하신 예수님과 함께 참으로 복된 오늘 밤 우리도 부활했습니다. 우리는 이미 세례로 파스카 신비에 참여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그리스도와 함께 살아났습니다. 바로 그리스도의 부활과 더불어 우리의 부활을 새롭게 확인하는 이 거룩한 밤입니다. 이미 부활을 앞당겨 오늘 지금 여기서 영원한 생명의 파스카의 삶을 살게 된 우리들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우리의 생명이자 우리의 빛입니다. 우리의 희망이자 기쁨입니다. 우리의 평화이자 행복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인류에게 주신 최고의 사랑의 선물이 바로 부활하신 파스카의 예수님이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하느님은 당신 천사를 통해 오늘 부활 성야 미사에 참석한 우리 모두를 향해 말씀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가 찾고 있는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은 여기 무덤에 계시지 않는다. 말씀하신 대로 그분께서는 되살아 나셨다. 와서 그분께서 누워 계셨던 곳을 보아라.”-

 

-“두려워하지 마라, 가서 형제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여라. 그들을 거기에서 나를 보게 될 것이다.”-

 

연이어 ‘두려워하지 마라’ 격려 하시며 부활하신 주님을 만날 것을 권하시는 주님의 천사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이 계시지 않은 곳, 아무리 외관상 살기 좋아 보여도 무덤이요 감옥입니다. 세상에 무덤 같은, 감옥같은 닫힌 공간에서 회색빛 우울과 절망감속에서 자유를 잃고 숙명의 노예처럼 살아가는 이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부활하신 주님 계신 곳 바로 거기가 우리 삶의 자리 갈릴래아요 하늘나라입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함께 하심으로 비로소 살맛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오늘 밤 주님께서 우리 마음 안에 생명과 빛으로, 희망과 기쁨으로 부활하셨습니다. 주님과 함께 부활하여 새생명을 살게 된 우리들입니다. 저절로 솟아나는 파스카 주님께 대한 사랑의 고백입니다.

 

-“주님, 당신은 저의 모두이옵니다. 

저의 사랑, 저의 생명, 저의 기쁨, 저의 행복이옵니다.

하루하루가 감사와 감동이요 감탄이옵니다.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는 아름다운 하루이옵니다.”-

 

이 거룩한 주님 부활 성야 미사를 통해, 죽으시고 부활하신 파스카 주님의 축복이 여러분 모두에게 충만하길 빕니다. 아멘.

 

 

 

  • ?
    고안젤로 2020.04.11 09:59
    사랑하는 주님, 부족한 저희가 주님 주신 세례성사로 주님을 만나 항구한 믿음으로
    지금의 어둠을 이겨 냈기에 오늘밤 주님 참 부활의 영광에 찬미와 감사를 드립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을 끝없는 사랑과 순종으로써 받아드렸기에 참 부활을 통해 우리 모두를 구원의 길로 인도 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오늘 밤 주님 부활의 기쁨으로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상황이 전환 되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03 참 권위의 원천인 하느님 -하느님 중심의 삶-2024.1.9.연중 제1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4.01.09 130
3302 비움의 여정 -주님을 따름과 닮음-2024.1.8.월요일 주님 세례 축일 프란치스코 2024.01.08 141
3301 “별을 바라보라!” (Respice Stellam!) -더불어(together) 희망의 순례 여정-2024.1.7.주님 공현 대축일 프란치스코 2024.01.07 122
3300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 -삶의 목표, 삶의 방향, 삶의 중심, 삶의 의미-2024.1.6.주님 공현 대축일 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4.01.06 120
3299 더불어(together) 주님과 만남의 여정 -참나의 발견과 실현- “형제를 사랑하라”2024.1.5.주님 공현 대축일 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4.01.05 115
3298 “누가 참 아름답고 멋진 스승인가?” -참 스승이신 주 예수님께 인도(引導)하는 자들-2024.1.4.주님 공현 대축일 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4.01.04 107
3297 예닮의 여정 -“따름과 닮음; 하느님의 자녀다운 삶”-2024.1.3.주님 공현 대축일 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4.01.03 118
3296 주님과 ‘우정의 여정’에 항구합시다 -참 아름다운 선물-2024.1.2.화요일 성 대 바실리오(330-379와 나지안조의 성 그레고리오 주교 학자(330-390)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4.01.02 145
3295 축복의 하느님 -하느님의 자녀답게 삽시다-2024.1.1.월요일 천주의 모친 성모 마리아 대축일 프란치스코 2024.01.01 117
3294 성가정 교회 공동체 -하느님의 참 좋은 치유와 구원의 선물-2023.12.31.주일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프란치스코 2023.12.31 127
3293 날로 자유로워지고 경쾌(輕快)해지는 선물인생 -주님을 따름과 닮음의 여정-2023.12.30.토요일 성탄 팔일 축제내 제6일 프란치스코 2023.12.30 137
3292 정주의 축복, 사랑의 정주 -밖으로는 산처럼, 안으로는 강처럼-2023.12.29.금요일 성탄 팔일 축제 제5일 프란치스코 2023.12.29 119
3291 역사는 반복되는가 -날마다 주님 ‘파스카의 꽃’으로 삽시다-2023.12.28.목요일 죄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 프란치스코 2023.12.28 128
3290 주님을 사랑하는 참맛 -우리 모두가 주님의 애제자(愛弟子)이다-2023.12.27.수요일 성 요한 사도 복음사가 축일 프란치스코 2023.12.27 124
3289 주님의 전사, 사랑의 전사 -영적승리의 순교영성-2023.12.26.화요일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프란치스코 2023.12.26 149
3288 White Christmas, Merry Christmas (화이트 크리스마스, 메리크리스마스) -말씀이 사람이 되시다-2023,12,25.주님 성탄 대축일 낮미사 프란치스코 2023.12.25 127
3287 참 기쁜 소식 -“오늘 우리 구원자 주 그리스도 태어나셨다!”-2023.12.25. 월요일 주님 성탄 대축일 밤미사 프란치스코 2023.12.24 70
3286 하느님 중심의 삶 -겸손(信), 경청(望), 순종(愛)-2023.12.24. 대림 제4주일 프란치스코 2023.12.24 121
3285 모든 것은 다 때가 있다 -늘 오늘 지금 여기서 따뜻한 “봄의 사람”이 되어 삽시다-2023.12.23.토요일 12월23일 프란치스코 2023.12.23 139
3284 노래의 힘, 기도의 힘 -아나뷤(amawim;가난한 이들)의 노래, 아나뷤의 영성-2023.12.22.금요일 프란치스코 2023.12.22 14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70 Next
/ 170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