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4.25.토요일 성 마르코 복음 사가 축일                                                  1베드5,5ㄴ-14 마르16,15-20ㄴ

 

 

 

복음 선포의 삶

-사랑, 겸손, 깨어있음, 믿음-

 

 

 

오늘은 성 마르코 복음 사가 축일입니다. 봄꽃들과 신록의 아름다움 가득한 부활시기에 맞이하는 복음 사가 축일이라 기쁨도 더욱 고조되는 느낌입니다. 마침 오늘은 요셉수도원의 대들보 같은 존재인 마르코 수사 축일이라 어제 저녁식사 때는 조촐한 축하식도 있었습니다. 문득 떠오른 이사야서 말씀과 성가 한 대목입니다.

 

“얼마나 아름다운가, 산 위에 서서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의 저 발! 평화를 선포하고 기쁜 소식을 전하며 구원을 선포하는구나.”(이사52,7ㄱㄴㄷ).

 

그대로 아름다운 복음적 수도공동체에 대한 상징적 묘사같습니다. 즉시 “얼마나 아름다운가, 사랑의 삶자체로 기쁜 소식을 전하며 구원을 선포하는 공동체 형제들!”로 바꿔봤습니다. 이어 성가416장 1절입니다.

 

“좋기도 좋을시고 아기자기한지고, 

형제들이 오순도순 한데 모여 사는 것

오직 하나 하느님께 빌어 얻고자 하는 것 

한평생 주님의 집에 산다는 그것”

 

시편133,27을 바탕한 위 성가의 가사와 곡은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사랑의 공동체 자체가 바로 복음 선포의 선교입니다. 즉시 축일을 맞이하는 마르코 형제와 곁에 있는 두 형제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 사랑의 선물로 전송했고 이어 주고 받은 메시지에 행복했습니다. ‘사랑하는’이란 말마디가 좋은 반향反響을 불러 일으킨 듯 합니다.

 

-“사랑하는 마르꼬 수사님! 영명축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동안 수고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철쭉꽃 축하인사도 받으세요.-

“항상 마음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더욱 더 기쁜 마음으로 주님 찬미하며 형제의 사랑으로 위로하며 살아봅시다. 감사합니다.”

 

-“사랑하는 요셉 수사님! 주님 안에서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와! 저까지 포함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프란치스코 수사님께서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사랑하는 바오로 신부님! 주님 안에서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프란치스코 신부님, 감사합니다. 저는 신부님이 계셔서 이 요셉수도원이 낯설지 않고 편안합니다.”

 

마르코 수사님 축일이 전 수도형제들의 축일이 된 듯 화기애애한 식탁분위기였습니다. 복음 선포의 삶은 비상하지 않습니다. 각자 제 삶의 자리에서 사랑으로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환히 드러내는 것보다 더 좋은 복음 선포도 없습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 말씀에서 보다시피 복음 선포는 우리 모두의 본질적 사명이요 믿는 이들의 존재이유라 할 수 있습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각자 삶의 자리가 세상의 중심이요 복음 선포의 자리입니다. 특히 정주의 삶을 사는 베네딕도회 요셉 수도공동체는 더욱 그러합니다. 밖에 나가 선교가 아니라 환대를 통한 선교입니다. 올해 발간된 ‘코이노니아 45집’의 특집은 ‘베네딕도회 선교’를 다루고 있고, ‘베네딕도회 선교에 관한 제언’(허성석)의 마지막 결론 부분도 이와 일치합니다.

 

“특히 베네딕도회 수도자들은 일차적으로 말이나 활동이 아닌 ‘생활 선교로 불림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그리스도 안에 일치된 형제 공동체 생활 자체가 복음을 증거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복음의 정신으로 갈아입고 복음의 가치를 지향하는 개인과 공동체야말로 참된 선교사일 것이다.”

 

지난 4월22일 수요일은 50차 지구의 날이었고 '생태적 회개ecological conversion'를 강조하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에 크게 공감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정원 집(garden-home)’인 지구와 그리고 우리 형제자매들을 보살핌에 실패함으로, 지구에, 이웃에, 궁극으로는 창조주께 죄를 지었다. 하여 우리는 지구와 인류의 조화로운 관계를 회복하기 위하여 ‘우리의 공동집(our common home)’인 지구를 새로운 방식으로 바라 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지구를 착취하기 위한 자원창고로 간주해선 안된다. 자연세계는 믿는 이들에게는 ‘창조의 복음서(Gospel of Creation)’이다.”

 

복음성서만이 아니라 복음 선포의 대상인 피조물의 자연세계도 ‘창조의 복음서(Gospel of Creation)’라니 얼마나 놀라운 신선한 발상인지요. 성 프란치스코의 후예다운 교황님입니다. 그러니 사람을 포함한 세상 모든 피조물이 복음 선포의 대상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복음 선포의 주체는 누구입니까? 착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죽으시고 부활하신 파스카의 주 예수님이십니다. 우리를 통하여 파스카의 예수님께서 복음을 선포하십니다. 오늘 복음의 후반부에 고맙게도 이런 진리가 잘 드러납니다. 

 

‘주 예수님께서는 승천하시어 하느님 오른쪽에 앉으셨다. 제자들은 떠나가서 곳곳에 복음을 선포하였다. 주님께서는 그들과 함께 일하시면서 표징들이 뒤따르게 하시어, 그들이 전하는 말씀을 확증해 주셨다.’

 

얼마나 감사하고 고무적인 말씀인지요. 파스카의 예수님은 초월超越과 내재內在의 주님이십니다. 하느님 오른쪽에 좌정하시어 하느님과 우리의 중재자가 되어 주시고 우리를 위해 늘 기도해 주십니다. 동시에 늘 우리와 함께 일하시면서 표징들이 뒤따르게 하시고 우리 삶을 확증해 주십니다.

 

참으로 이런 초월超越과 내재內在의 파스카의 예수님께서 함께 하시기에 살맛나는 인생이요 언제 어디서나 복음 선포의 삶을 살 수 있는 우리들입니다. 오늘 마르코 복음 사가의 스승인 베드로는 제1독서 베드로 1서 서간에서 복음 선포자의 구체적 삶의 지침을 주십니다. 

 

물론 사랑을 전제로 합니다. 복음 선포의 원동력은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샘솟는 사랑입니다. 사랑뿐이 답이, 길이 없습니다. 하느님의 한량없는 사랑에 대한 감사의 응답이 바로 사랑의 복음 선포입니다. 비상한 복음선포가 아니라 일상의 평범한 사랑의 삶자체가 빛나는 복음선포입니다. 사랑에 이어 겸손, 깨어있음, 믿음입니다. 베드로 사도를 통한 주님의 말씀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은 모두 겸손의 옷을 입고 서로 대하십시오. 하느님께서는 교만한 자들을 대적하시고, 겸손한 이들에게는 은총을 베푸십니다. 하느님의 강한 손에 자신을 낮추십시오. 때가 되면 그분께서 여러분을 높여 주신 것입니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깨어 있도록 하십시오. 여러분의 적대자 악마가 으르렁거리는 사자처럼 누구를 삼킬까 하고 돌아다닙니다. 여러분은 믿음을 굳건히 하여 악마에게 대항하십시오.”

 

방심은 금물입니다. 악마는 디테일 안에 숨어있습니다. 사랑의 겸손, 사랑의 깨어있음과 더불어 굳건한 믿음이요 이보다 악마에 대한 좋은 대책도 없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복음 선포의 삶에 충실하고 항구하도록 도와 주십니다. 베드로 사도를 통한 다음 주님의 고마운 말씀이 우리에겐 큰 힘과 용기를 줍니다.

 

“모든 은총의 하느님께서, 곧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당신의 영원한 영광에 참여하도록 우리를 불러주신 그분께서 몸소 우리를 온전하게 하시고 굳세게 하시며 든든하게 하시고 굳건히 세워 주실 것입니다. 그분의 권능은 영원합니다. 아멘.”(1베드5,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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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20.04.25 08:43
    사랑하는 주님, 주님 주신
    "각자 삶의 자리가 세상의 중심이요 복음 선포의 자리입니다."를 깨달아
    주님 사랑을 실천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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