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워하지 마라 -늘 우리와 함께 계신 주님-2020.10.16.연중 제28주간 금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Oct 1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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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6.연중 제28주간 금요일                                                              에페1,11-14 루카12,1-7

 

 

 

두려워하지 마라

-늘 우리와 함께 계신 주님-

 

 

 

‘그러는 동안에 수많은 군중이 모여들어 서로 밟힐 지경이 되었다. 예수님께서는 먼저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오늘 복음 첫 구절이 강렬히 마음에 와 닿습니다. 말씀에 굶주린 무지의 사람들임이 환히 드러납니다. 예나 이제나 무지의 사람들이요 말씀을 찾는 사람들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이것이 변함없는 인간의 본질입니다. 

 

모든 불행의 근원은 무지입니다. 무지에서 기인한 위선, 탐욕, 어리석음, 질투, 사악, 불안, 두려움등 모든 부정적 악한 것들입니다. 말씀의 빛이 무지의 어둠을 몰아냅니다. 무지에 대한 답은 말씀뿐입니다. 그러니 궁극의 공부는 하느님을 알고 나를 아는 말씀 공부뿐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매일미사 말씀 배치가 참 좋고 은혜롭습니다.  

“행복하여라, 주님을 하느님으로 모시는 민족, 그분이 당신 소유로 뽑으신 백성! 주님은 하늘에서 굽어보시며, 모든 사람을 살펴보신다.”(시편33,12-13)

화답송 시편 셋째 단락입니다.

 

“주님, 저희가 당신께 바라는 그대로 당신 자애를 베푸소서”(시편33,22)

이어지는 복음 환호송도 큰 위로가 됩니다.

 

어제에 이어지는 제1독서 에페소서도 그리스도를 통해 베풀어진 놀라운 축복에 대한 약속입니다. 

 

“만물을 당신의 결정과 뜻대로 이루시는 분의 의향에 따라 미리 정해진 우리도 그리스도 안에서 한몫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하느님께서는 이미 그리스도께 희망을 둔 우리가 당신의 영광을 찬양하는 사람이 되게 하셨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의 인장을 받았습니다. 이 성령께서 우리가 받을 상속의 보증이 되어 주시어, 하느님의 영광을 찬양하게 하십니다.”

 

성령께서는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의 영광을 찬양하는 사람이 되게 하셨습니다. 바로 ‘하느님의 영광을 찬양하는 사람’, 우리의 신원이자 이보다 행복한 사람도 없습니다. 참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을 통해 하느님을 찬양하는 삶이 축복의 원천입니다. 그러니 오늘 화답송 시편과 제1독서 에페소서가 복음에 대한 답이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바리사이들의 누룩, 곧 위선을 조심하라합니다. 위선이 우리를 내적으로 부패하게 하고 두렵게 합니다. 숨겨진 것은 드러나기 마련이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지기 마련입니다. 바로 위선이 그러합니다. 바로 위선에 대한 치유가 하느님을 사랑하는 일이요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복음 선포의 삶입니다. 

 

“너희가 골방에서 귀에 대고 속삭인 말은 지붕위에서 선포될 것이다. 나의 벗인 너희에게 말한다. 육신은 죽여도 그 이상 아무 것도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나의 벗인 너희에게 말한다’, 얼마나 위로가 되는 말씀인지요. 주님은 우리를 벗이라 부르시며 아무도 두려워하지 말고 복음을 선포하라하십니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수도원 십자로 부활상 아래 바위판 말마디 성구가 생각납니다. 구체적으로 ‘나는 너희와 함께 있으니(I am with you)’, ‘나는 너희를 위해 있으니(I am for you)’ 두려워하지 마라는 것입니다. ‘주님은 나의 목자 두려울 것 없어라’ 저절로 나오는 고백입니다.

 

참으로 하느님의 영광을 찬양하는 삶일 때, 복음 선포에 전념하는 삶일 때,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삶일 때 세상에 대한, 사람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해방됩니다. 그러니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일이 우선입니다. 공포의 두려움이 아니라 경외敬畏의 두려움입니다. 주님은 오늘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누구를 두려워해야 할지 너희에게 알려 주겠다. 육신을 죽인 다음 지옥에 던지는 권한을 가지신 분을 두려워하여라. 그렇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바로 그분을 두려워하여라. 하느님께서는 너희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 두셨다. 두려워하지 마라.”

 

참으로 하느님을 두려워할 때 그 누구도 그 무엇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정말 두려워할 분은 하느님이요, 하느님께로 떨어져 나가는 것을 두려워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의 근원적 두려움에 대한 답은 하느님뿐입니다. 바로 앞의 시편 화답송과 에페소서 말씀이 답이 됩니다. 

 

하느님을 경외하는 두려움으로 그리스도를 통해 베풀어 주신 축복을 찬양하는 삶을 살 때, 저절로 우리를 부패하게 하는 위선의 누룩은 사라지고 삶은 투명해집니다. 하느님을 모르는 무지로 인한 두려움이요 불투명한 삶입니다. 참으로 하느님을 경외의 두려움으로 사랑할 때 투명해지는 삶이며 자유롭고 평화로운 삶입니다. 삶이 불투명하기에 세상이, 사람이 두려운 것입니다. 

 

우리가 참으로 경계해야할 사람은 하느님을, 그리스도를 부인하게 하는 사람입니다. 하느님께로부터, 그리스도께로부터 분리되는 것 보다 더 두려운 일은 없습니다. 주님께로부터 떨어져 나가는 것, 이것이 진짜 두려워해야 할 죽음입니다. 그러니 우리를 위협하는 그 무엇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 앞에는 주저함 없이 평화중에 죽음을 맞이한 순교자들이나 순교적 삶에 항구했던 무수한 모범들이 있습니다. ‘죽음이냐 진리냐?(either death or Truth?)’ 외에는 그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음을 알았고 사랑이자 진리이자 생명이신 주님을 선택해 죽음을 맞이함으로 영원한 생명을 살게 된 성인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시장에서 몇 닢에 팔리는 아무리 하찮은 참새도 하느님께서는 잊지 않으시며 우리의 머리카락 까지도 다 세어 두셨다 말씀하십니다. 그러니 우리의 의무는 분명합니다. 결과를 두려워하지 말고 온전히 열린 마음으로 우리의 전 삶으로 복음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 

 

주님을 사랑하여 주님과 일치가 깊어질수록 우리는 진실해지고 투명해지면서 저절로 두려움은 사라져 평화롭고 자유로워집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내면의 불안과 두려움의 어둠을 생명의 빛으로 환히 밝히시며 말씀하십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28,20ㄴ).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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