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평화의 열매 -참 좋은 하느님의 선물-2020.10.22.연중 제29주간 목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Oct 2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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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2.연중 제29주간 목요일                                                        에페3,14-21 루카12,49-53

 

 

 

참평화의 열매

-참 좋은 하느님의 선물-

 

 

 

오늘 복음의 예수님 말씀과 제1독서 에페소서 바오로의 기도 역시 참 좋은 묵상감입니다. 복음의 ‘불을 지르러 왔다’,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는 예수님 말씀에 대한 답을 바오로 사도의 ‘교회를 위한 기도’가 주고 있습니다. 예수님이나 바오로 사도는 말그대로 ‘기도의 사람’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말씀을 깊이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도가 필수입니다. 사랑처럼 기도도 끝이 없어 우리는 아무리 사랑하고 아무리 기도해도 영원한 초보자일뿐입니다. 오늘 복음을 구체적으로 풀이해 봅니다.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그불이 타올랐으면 얼마나 좋으랴?”

 

예수님의 소망이 가득 담긴 말씀입니다. 무슨 불입니까? 사랑의 불, 말씀의 불, 성령의 불입니다. 아니 예수님 자체가 하느님의 불입니다. 사랑의 불, 말씀의 불, 성령의 불입니다. 우리가 참으로 당신을 닮아 말씀의 불로, 사랑의 불로, 성령의 불로 타오르기를 바라시는 주님이십니다. 

 

주님의 불을 통해 정화되는 우리의 삶입니다. 매일 미사를 통해 우리에게 당신 사랑의 불을 붙여주시니 우리 또한 당신 사랑의 불이 되어 살게 하십니다. 사랑의 불이 되어 우리가 만나는 이마다 사랑이 불붙을 때 비로소 그리스도의 참평화도 이뤄질 것입니다. 예수님의 우리를 향한 간절한 소망은 우리 또한 당신 사랑의 불이 되어 사는 것입니다. 

 

“내가 받아야 하는 세례가 있다. 이 일이 다 이루어질 때까지 내가 얼마나 짓눌릴 것인가?”

 

예수님은 수난, 곧 구세주로서 수행하셔야 할 사명의 완수를 생각하시며 초조해 하시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참으로 인간적인 모습이 완연합니다. 이런 와중에도 예수님은 한결같습니다. 예수님은 완성되어야 할 세례의 갈망을 표현합니다. 여기서 세례는 주님이 겪게될 처절한 고통과 죽음을 가리킵니다. 이 세례에 의해 우리는 자유로워질 것입니다. 그러니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은 끝이 아니라 곧장 부활의 새생명과 연결됩니다. 참으로 우리가 극도의 고통중에도 죽음과 부활의 파스카의 예수님과 사랑으로 하나되어 산다면 고통중에도 우리는 깊은 참평화를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느냐?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오히려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

 

예수님은 이어 가정의 분열을 구체적으로 예를 드십니다. 예수님은 거짓 평화를, 값싼 평화를 주러 오신 것이 아니라 참평화를 주시러 오셨습니다. 예수님은 빛입니다. 예수님은 진리입니다. 예수님은 선이십니다. 예수님의 도래가 저절로 진상을 폭로하게 되니 분열은 필연입니다. 어둠과 빛, 진리와 거짓, 악과 선으로의 분열입니다. 

 

그러나 이런 분열은 파괴적 분열이 아니라 일치의 참평화로 가기 위한 잠정적 과정상 창조적 분열입니다. 우리가 명심할 바 참 평화는 결코 단시간에 이뤄지는 값싼 평화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요셉수도원에서의 제 수도생활 체험이기도 합니다. 지금 같이 수도공동체뿐 아니라 제가 참평화에 이르기까지 무려 30년이 걸렸습니다. 그렇다 하여 완성된 참 평화는 아닙니다.

 

그동안 끊임없는 영적 수련의 긴 정화기간을 통한 인내의 열매, 성령의 열매가 내적일치의 참 평화입니다. 하여 참평화의 열매를 얻기 위하여는 주님의 수난-죽음-부활의 파스카 신비의 삶에 일치하여 자발적 기쁨으로 항구히 인내하며 살아가는 길뿐임을 깨닫습니다. 단언컨데 값싼 은총은, 값싼 평화는 결코 없다는 것입니다. 수난과 죽음과 부활의 파스카 신비에 결합될수록 참평화요 이는 평생과정임을 깨닫습니다. 어찌보면 우리 영적 여정은 참평화에 이르는 평화의 여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하여 파스카 신비의 삶에 항구하여 참평화의 열매를 얻기 위한 답은 기도뿐임을 절감합니다. 그러니 참 평화의 여정과 기도의 여정은 함께 갑니다. 새삼 평생, 매일 정성껏 바치는 하느님 찬미와 감사의 시편성무일도와 미사 공동전례 기도의 은총이 참 평화에 얼마나 결정적 기여를 하는지 깨닫습니다. 

 

오늘 제1독서 에페소서의 신약성서에서 가장 아름답고 깊은 기도를 깨달아 살게 하는 공동전례기도 은총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도 어제 수요일 공동 알현 시간에 시편기도에 대해 언급하셨습니다.

 

“시편은 하느님을 흠숭하고 그분의 자녀들을 사랑하도록 이끌어 준다. 또 시편은 우리가 하느님의 바로 그 눈으로 실재를 관상하도록 허용한다.”

 

아마도 바오로 사도가 에페소서에서 이렇게 교회를 위한 아름답고 깊은 기도를 바칠 수 있었던 것도 시편기도 은총이었으리라 생각됩니다.

 

하느님은 성령을 통하여 우리의 내적인간이 당신 힘으로 굳세어 지게 하시고, 우리의 믿음을 통하여 그리스도께서 우리 마음 안에 사시게 하시니, 우리는 이런 그리스도의 사랑에 날로 깊이 뿌리를 내리게 되어 저절로 참 평화입니다. 하여 우리는 형제들과 함께 하느님 사랑의 너비와 길이와 높이와 깊이가 어떠한지 깨닫는 능력을 지니고 인간의 지각을 뛰어넘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알게 될 것이며 하느님의 온갖 충만함으로 충만하게 될 것입니다. 

 

얼마나 좋습니까! 그대로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의 열매임을 깨닫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아름다운 ‘영광송’으로 강론을 마칩니다.

 

“우리 안에서 활동하시는 힘으로, 우리가 청하거나 생각하는 모든 것보다 훨씬 더 풍성히 이루어 주실 수 있는 분, 그분께 교회 안에서,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세세대대로 영원무궁토록 영광이 있기를 빕니다. 아멘.”(에페3,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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