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개와 구원의 더불어 여정 -‘천국입장은 단체입장만 허용된다!’-2020.10.24.연중 제29주간 토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Oct 2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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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4.연중 제29주간 토요일                                                         에페4,7-16 루카13,1-9

 

 

 

회개와 구원의 더불어 여정

-천국입장은 단체입장만 허용된다!-

 

 

 

회개가 구원입니다. 우리 믿는 이들의 삶은 회개의 여정이자 구원의 여정입니다. 바로 오늘 지금 여기가 회개의 자리이자 구원의 자리입니다. 그러니 하루하루가 희망으로 열려 있는 회개의 기회이자 구원의 기회입니다. 앞으로 하루, 한달, 몇 년을 살 수 있을지 알 수가 없습니다. 분명한 것은 낭비할 시간이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오늘 시작해야 합니다. 하느님께는 과거도 미래도 아닌 오직 현재만이 고려 대상입니다. 우리가 ‘지금NOW’ 그분과 함께 있는 한 아무것도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바로 오늘 지금 여기 회개와 구원의 자리에서 행복하게 사는 것이 답입니다. 얼마전 잠시 배밭에서 일하면서 자매와 나눈 대화가 생각납니다. '사는 것이 모두 죄'라는 말에 즉시 “사는 것이 죄이지만 동시에 보속도 됩니다. 좌우가 끝까지 함께 살면 구원입니다.” 대답했습니다.

 

또 얼마전 예수님 앞에서 울려고 수도원에 왔다는 어느 자매와 면담성사시 주고 받은 대화도 생각납니다. 자살에 대해 물었고 말문이 막혔지만 잠시 후 대답했습니다.

 

“죽으면 모두 끝입니다. 사랑도, 회개도, 감사도, 찬미도, 기도도 못합니다. 주님 앞에 무슨 면목으로 갑니까? 지금까지 살아 온 것이 너무 억울하고 허망하고 아깝지 않습니까? 그림으로 말하면 거의 완성 단계로 가고 있는 데 지금 그리다 말면 어떻게 됩니까? 자살하려는 마음은 유혹입니다. 찾아 보면 감사할 일은 무수합니다. 끝까지 살아야 구원입니다. 바로 지금이 회개의 기회입니다.”

 

이어 ‘항상 기뻐하라, 늘 기도하라, 어떤 처지에서 든지 감사하라’는 한달치 보속으로 말씀처방전에 이어 기도문도 드리고 함께 십자성호를 그은 다음 '십자가 예수님'아래서 기념 촬영도 했습니다. 빈손으로 와서 미안하다는 말에 드린 덕담입니다.

 

“자매님 자체가 참 좋은 선물입니다. 주님 앞에 갈 때도 빈손입니다. 단 하나 주님과 맺었던, 이웃과 맺었던 ‘사랑의 관계’ 하나만 갖고 갑니다. 그러니 주님을, 가까이 있는 분들을 많이 사랑하세요.”

 

오늘 복음의 주제는 회개입니다. 살다보면 복음의 사람들처럼 ‘왜? 이런 일이!’묻게 되는 알 수 없는 일들이 많습니다. 대부분 ‘왜?’의 물음만 있지 답은 없습니다. 오늘 주님은 이에 대한 명쾌한 답을 주십니다. 주변 사람들이나 우리가 당한 불행을 죄의 결과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회개의 계기로 삼으라는 것입니다. 갈릴래아 사람들의 변고나, 실로암탑에 깔려 죽은 사람들의 예로 들면서 주님은 답을 주십니다.

 

“그들이 다른 사람보다 더 큰 죄인이라고, 더 큰 잘못을 하였다고 생각하느냐?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멸망할 것이다.”

 

죄의 유무를 물을 것이 아니라 즉각 회개의 표징으로 삼아 회개하여 새롭게 시작하라는 것입니다. 회개하지 않으면 멸망한다는 말씀에 즉시 이어지는 ‘열매를 맺지 못하는 무화과 나무의 비유’가 회개의 절박성을 말해 줍니다. 삼년이나 열매 맺지 못하는 무화과 나무를 베어 버리겠다는 주인에게 포도 재배인은 일년간의 유예기간을 간청합니다. 흡사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아버지께 간청하는 모습을 연상케 합니다.

 

“주인님, 이 나무를 올해만 그냥 두시지요. 그동안에 제가 그 둘레를 파서 거름을 주겠습니다. 그러면 내년에는 열매를 맺겠지요. 그러지 않으면 잘라 버리십시오.”

 

무슨 열매입니까? 회개를 통한 사랑의 열매입니다. 그러니 우리의 날들은 ‘날마다’ 회개하여 사랑의 열매를 맺으라 연장되는 날들임을 깨닫습니다. 수확이 끝난 배나무들은 얼마나 홀가분하고 자유로워 보이는 지요. 바로 하루하루 힘껏 회개의 노력를 통해 무수한 사랑의 열매들을 맺었던 ‘노년의 가을 인생들’을 상징합니다.

 

죄로부터 떠나 주님안 내 제자리로 돌아 가는 것이 회개입니다. 죄로부터 떠남만 있고 주님께 가지 않으면 반쪽의 회개입니다. 죄로부터 떠나 주님 안 내 제자리, 바로 그리스도의 몸인 공동체에 머물러야 비로소 온전한 회개요 구원입니다. 교황님께서 누누이 강조하는 바가 누구든 혼자서는 구원받지 못한다는 것이며 혼자가 아닌 더불어의 구원 여정이라는 것입니다. 얼마전 읽은 ‘천국입장은 단체입장만 허용된다!’라는 재미난 말마디에 전적으로 공감했습니다. 혼자 1등으로 천국입장이 아니라, 공동체 형제들이 다 와야 비로소 허락되는 단체 천국입장입니다.

 

그러니 회개의 구체적 실천은 각자 교회 공동체 안에 주어진 섬김의 직무에 책임을 다하는 충실함으로, 또 경쟁이 아닌 상호보완하면서 그리스도의 몸을 성장시킬 때 비로소 이루어 지며, 바로 이것이 구원의 완성입니다. 이처럼 회개에 이어 구원의 완성은 공동체 안에서 이뤄짐을 바오로 사도는 두부분에 걸쳐 참 깊고 아름답게 묘사합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모두 하느님의 아드님에 대한 믿음과 지식에서 일치를 이루고 성숙한 사람이 되며 그리스도의 충만한 경지에 다다르게 됩니다.”

 

공동체는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그러니 혼자 구원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몸 안에서 더불어 성숙한 사람이 됨으로 구원입니다. 형제들에도 ‘불구하고’의 구원이 아니라, 형제들 ‘덕분에’, ‘때문에’ 구원이니 서로 고마워해야 할 것입니다. 이어지는 두 번째 그리스도의 몸인 공동체의 성장과 성숙을 통한 구원의 원리입니다.

 

“우리는 사랑으로 진리를 실천하면서 모든 면에서 자라나 그분에까지 이르러야 합니다. 그분은 머리이신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분 덕분에, 영양을 공급하는 각각의 관절로 온몸이 잘 결합되고 연결됩니다. 또한 각 기관이 알맞게 기능을 하여 온몸이 자라나게 됩니다. 그리하여 사랑으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몸인 공동체는 그대로 은총의 선물임을 깨닫습니다. 그리스도의 은총 속에 성장 성숙하는 공동체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회개의 궁극지점이자 구원의 자리는 그리스도의 몸인 공동체임을 깨닫습니다. 혼자의 구원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몸에 속한 자들로서의 더불어의 구원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공동체 형제들 하나하나가 그리스도의 지체이자 그리스도의 얼굴도 됩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그리스도의 몸인 공동체의 성장과 성숙에 결정적 도움이 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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