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7.22.목요일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                                     아가3,1-4ㄴ 요한20,1-2.11-18

 

 

 

참 삶, 참 행복

-“사랑하라, 찾아라, 만나라, 선포하라”-

 

 

 

“향기론 막달라의 고운꽃이여, 예수님의 사랑으로 도취된이여

 당신의 타오르는 사랑으로서, 우리의 마음들을 달궈주소서.”

 

성녀 축일 아침 성무일도 찬미가가 참 아름답습니다. 한 번 뿐이 없는 참으로 소중한 유일회적 인생입니다. ‘참으로 진짜 사는 것’은 사람 누구나의 간절한 소망일 것입니다. 옛 사막 수도자들의 궁극의 소망 역시 ‘참으로 사는 것’이었습니다. 참으로 살 때, 참 행복도, 참 아름다움도 있습니다. 참삶에 참행복이요 오늘 강론 제목입니다. 답은 단 하나 사랑뿐입니다. 사랑밖엔 길이, 답이 없습니다. 참으로 살고자 하는 갈망에서 태어난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라는 제 좌우명 시 첫연도 생각납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하늘 향한 나무처럼

비가오든 눈이 오든 덥든 춥든

한결같이

봄 여름 가을 겨울

늘 하느님 불러 주신 이 자리에서

하느님만 찾고 바라보며

정주의 나무, 사랑의 나무가 되어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살다보니

작은 나무가 이제는 아름드리 울창한 하느님의 나무가 되었습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찬미받으소서”-

 

무엇보다 우선적인 것이 주님께 대한 사랑입니다. 온마음, 온정신, 온영혼, 온몸, 온힘으로 늘 주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주님을 숨쉬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물음이라면 주님은 답입니다. 주님을 사랑하여 알아갈수록 참나를 사랑하여 알 수 있고 참으로 정체성 또렷한, 자존감과 존재감 충만한 행복한 참삶을 살 수 있습니다. 얼마전 21세의 피겨스케이트 국가대표 차주환의 인터뷰 기사 마지막 말마디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는 아무 것도 모를 것 같으면서도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사람처럼 말했다. “이 순간에 몰입하고픈 마음뿐, 저는 제가 너무 좋은데요. 저는 세상이 너무 아름다워요,”-

 

참으로 하느님을 사랑할 때 나를 사랑하며 삶도 세상도 아름답습니다. ‘사랑-사람-삶’은 하나로 연결됨을 봅니다. 사랑의 삶을 살아서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요즘 불볕 더위중 수도원 피정집, ‘평화의 집’ 전봇대를 타고 오르며 끊임없이 피어나는 능소화꽃들이 참 장관입니다. ‘이열치열’이라 말마디에 ‘치열’한 삶이 연상되어 써서 나눈 시가 생각납니다.

 

-“이열치열以熱治熱

불볕 

더위에 

참 좋은 처방은

 

언제나

하늘임 향한

순수와 열정의 치열熾熱한 사랑

능소화꽃처럼!”-

 

바로 이런 사랑의 불덩이 같은 분이 오늘 축일을 지내는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입니다. 주님 향한 열렬한 사랑은 성덕의 잣대입니다. 오늘 화답송 시편은 그대로 성녀는 물론 주님만을 그리워 찾는 구도자들인 우리 모두의 고백입니다.

 

“하느님, 당신은 저의 하느님, 저는 새벽부터 당신을 찾나이다. 제 영혼 당신을 목말라하나이다. 물기없이 마르고 메마른 땅에서. 이 몸은 당신을 애타게 그리나이다.”(시편63,2)

 

영성체송의 바오로 사도의 주님께 대한 사랑 역시 그대로 성녀의 심중을 반영합니다. 두분 다 ‘사랑의 거산巨山’같은 ‘사랑의 거인巨人들’입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다그치네. 살아있는 우리가 이제는 자신을 위하여 살지 않고, 우리를 위하여 돌아가셨다가 부활하신 분을 위하여 살게 하셨네.”(2코린5,14-15)

 

오늘 감사송 역시 성녀의 주님 향한 한결같은 불꽃같은 아름다운 사랑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살아 계신 주님을 사랑하였고,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주님을 뵈었으며. 무덤에 묻히신 주님을 찾던 마리아 막달레나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처음으로 경배하였나이다. 주님께서는 동산에서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나타나시어, 사도들 앞에서 사도 직무의 영예를 주시고, 새로운 삶의 기쁜 소식을, 세상 끝까지 전하게 하셨나이다.”

 

그러니 2016년 6월3일 성녀 축일에 대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사도들을 위한 사도’교령 발표는 만시지탄晩時之歎의 느낌이지만 너무나 당연한 조처였습니다. 교령에 대한 내용을 잠시 나눕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분명한 뜻에 따라, 경신성사성은 2016년 6월3일 예수성심대축일에 새로운 교령을 발표한다. 동서양 교회는 모두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를 늘 주님 부활의 첫 번째 증인이자 최초의 복음 선포자로 여겨 왔고, 다양한 방식으로 존경해 왔다.

 

우리 시대의 교회가 여성의 존엄과 새복음화와 하느님 자비의 위대한 신비에 대하여 더욱 깊이 성찰하도록 부름받았으므로,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의 모범도 신자들에게 제시되는 것이 합당하다고 본다. 실로 그리스도를 사랑하고 그리스도께 지극한 사랑을 받았으며, 그레고리오 성인은 ‘하느님 자비의 증인’으로,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은 ‘사도들의 사도’라고 불렀던 이 성녀를 이제 신자들은 마땅히 교회 안에서 여성들의 역할의 모범으로 삼을 수 있다. 

 

그러므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지금부터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예식이 현행의 기념일을 대신하여 축일의 등급으로 로마 보편 전례력에 들어가도록 제정하셨다.”

 

참 아름답고 자랑스런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는 우리 수도자들은 물론 모든 구도자들의 빛나는 모범입니다. 참으로 성녀의 주님 향한 열렬한 사랑의 아름다운 면모는 오늘 복음에서 잘 드러납니다. 이에 앞서 참 재미있는 대조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에덴동산의 여인과 부활동산의 여인의 대비입니다. 에덴동산의 여인은 생명이 있는 곳에 죽음을 퍼뜨린 반면, 부활동산의 여인은 죽음의 자리인 무덤에서부터 생명을 선포하였습니다. 그레고리오 성인의 말씀처럼 ‘참으로 에덴 동산에서 한 여자가 한 남자에게 죽음을 가져다 주었다면, 한 여자는 무덤에서부터 남자들에게 생명을 선포합니다.’

 

얼마나 멋진 해석인지요! 에덴동산의 정원지기 아담의 실패를 완전히 만회하는 부활동산의 정원지기 파스카 예수님을 만난 마리아 막달레나의 감격은 얼마나 컸겠는지요. 

 

우리는 영예스럽게도 주님의 부활동산 미사전례를 통해 부활동산에서 정원지기 예수님으로부터 친히 생명나무의 열매인 사랑의 성체를 모시니 이보다 더 큰 사랑을, 큰 행복을 어디서 맛볼 수 있겠는지요! 저는 오늘 복음 말씀을 통해 성녀의 모습을 넷으로 요약해 봤고 바로 이점을 우리 삶의 귀감으로 삼고 싶습니다.

 

첫째, 사랑하라!

성녀처럼 참으로 마음을 다해 자나깨나 주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주님을 사랑할수록 마음의 순수와 열정이요 참 나의 아름답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사랑은 우리의 존재이유입니다. 사랑할 때 참으로 살아있다 할 수 있습니다.

 

둘째, 찾아라!

성녀처럼 늘 주님을 찾는 것입니다. 아가서의 연인을 찾는 신부는 마리아 막달레나는 물론 우리 구도자들을 상징합니다. “나는 잠자리에서 밤새도록, 내가 사랑하는 이를 찾아다녔네. 나 일어나 성읍을 돌아다니다 내가 사랑하는 이를 찾았네.” 참으로 우리 삶의 꼴을 결정하는 것이 찾는 대상입니다. 한결같이 열렬한 사랑으로 주님을 찾을 때 주님을 닮아가는 우리들입니다.

 

셋째, 만나라!

간절히, 항구히 주님을 찾을 때 만납니다. 만남중의 만남이 주님과의 만남입니다. 한 두 번이 아니라 매일 평생 끊임없이 주님을 만나야 우리 영혼이 삽니다. 이래서 평생, 날마다, 끊임없이 공동전례기도를 바치는 우리 수도자들입니다. 오늘 부활동산에서 주님과 성녀의 만남이 참 감동적입니다.

 

“여인아, 왜 우느냐? 누구를 찾느냐?”

지성이면 감천입니다. 당신을 애타게 찾는 성녀에게 은총의 선물처럼 나타나신 주님이십니다. 정원지기로 착각했다지만 제대로 본것입니다. 파스카의 예수님이야 말로 부활동산의 정원지기이기 때문입니다.

“선생님, 선생님께서 그분을 옮겨 가셨으면 어디에 모셨는지 저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제가 모셔가겠습니다.”

성녀의 사랑에 감격하신 주님은 즉각적으로 “마리아야!”하고 부르셨고, 전광석화 성녀도 조건반사적으로 “라뿌니! 스승님!”하고 부르시며 만나니 참 감동적인 스승과 제자. 목자와 양의 만남입니다. 아마 주님과의 이란 감동적 사랑의 만남은 성녀의 평생 삶의 마르지 않는 생명의 샘, 사랑의 샘이 됐을 것입니다.

 

넷째, 선포하라!

만남의 기쁨은 나눔의 선포로 완성됩니다. 복음 선포의 선교는 우리 믿는 이들의 본질적 존재이유입니다. 안으로는 관상의 제자로, 밖으로는 활동의 사도로 사는 것입니다. 복음 선포의 사명을 부여 받은 마리아 막달레나는 제자들에게 가서 “제가 주님을 뵈었습니다.” 하면서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을 전합니다. 

 

참 삶을, 참 행복을, 참 아름다운 삶을 살고 싶습니까? 성녀가 가르쳐 주십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한결같이, 1.사랑하라, 2.찾아라, 3.만나라, 4.선포하라로 요약되는 삶에 충실하는 것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이렇게 살도록 도와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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