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4.4.사순 제5주간 월요일                                       다니13,1-9.15-17.19-30.33-62 요한8,12-20

 

 

 

기도, 하느님 체험

-빛이신 주님의 반사체反射體인 우리들-

 

 

 

봄꽃들 만개하기 시작한 요즘의 풍경은 흡사 기적처럼 생각됩니다. 꽃들도 많고 새소리들도 많습니다. 참으로 빛과 생명으로 약동하는 봄철, 벌써 부활시기가 앞당겨진 느낌입니다. 산책때 마다 황홀한 기쁨을 체험하기도 합니다. 전례시기와 계절이 참 잘 어울리는 우리의 자연 환경도 큰 축복임을 깨닫습니다. 어제 아침 산책중 떠오른 감사고백 기도입니다. 

 

“봄이 왔습니다.

온갖 꽃들 피어나는

온갖 새들 노래하는 봄이 왔습니다.

 

하느님께서

세상을, 인간을 사랑하신다,

포기하지 않았다는 생생한 증거입니다.

 

여전히

예나 이제나

영원히, 끝까지

 

세상을

인간을

믿고 희망하고 사랑하는 하느님입니다.

 

신망애信望愛

참 좋으신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 영광과 영예를 드립니다.”-2022.4.3. 아침

 

이 또한 폄범한 일상의 하느님 하느님 체험입니다. 비상한 하느님 체험만 아니라, 일상의 모든 새로움, 놀라움, 좋음, 아름다움 체험등 평범한 일상의 체험들 역시 그리스도 예수님을 통한 하느님 체험임을 깨닫습니다. 어제 성무일도 아침 기도중 성서 독서 말씀 마지막 구절의 깨달음도 생생합니다. 

 

“이날은 우리 주님의 날로 거룩하게 지킬 날이니 슬퍼하지 마라. 주님의 기쁨은 우리의 힘이로다.”(느헤8,10). 

 

주님의 기쁨은 우리의 힘이랍니다. 그러니 주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일은 바로 우리의 힘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참으로 주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우리의 모든 수행은 우리 기쁨의 원천이 되고 우리를 영육으로 건강하게 하는 하느님 체험이 된다는 것입니다. 사실 매일, 평생, 끊임없이 바치는 공동전례 기도 은총보다 더 좋은 하느님 체험도 없을 것입니다. 이런 하느님 체험의 기도도 바로 참 좋은 영성 훈련임을 깨닫습니다. 

 

유비무환有備無患입니다. 평소의 평범한 하느님 체험의 축적들이 위기시 빛을 발합니다. 바로 오늘 제1독서 다니엘서의 수산나가 그 좋은 증거입니다. 아마 미사시 독서중 가장 긴 독서일 것입니다. 수산나는 주님을 경외하는 여인이었고 수산나의 부모는 의로운 이들로서 수산나를 모세의 율법에 따라 교육시켰다 합니다.

 

사악한 바빌론의 두 원로들의 모함으로 죽음의 위기에 처한 순간, 수산나는 마음으로 주님을 신뢰하였기에 눈물이 가득한 채 하늘을 우러러 기도합니다. 평소의 축적된 하느님 체험의 기도가 위기시 빛을 발하는 모습입니다.

 

“아, 영원하신 하느님! 당신께서는 감추어진 것을 아시고 무슨 일이든 일어나기 전에 미리 다 아십니다. 또한 당신께서는 이자들이 저에 관하여 거짓된 증언을 하였음도 알고 계십니다. 이자들이 저를 해치려고 악의를 꾸며 낸 것들을 하나도 하지 않았는데, 저는 이제 죽게 되었습니다.”

 

죽음의 결정적 순간에 하느님은 다니엘을 통해 개입하심으로 수산나를 살려 내십니다. 하느님께서는 다니엘이라는 젊은 사람 안에 있는 거룩한 영을 깨우신 것입니다. 다니엘의 천상 지혜로 수산나는 살아나고 사필귀정事必歸正, 대신 바빌론의 두 원로가 사형을 받습니다. 오늘 화답송 후렴, “어둠의 골짜기를 간다 하여도 당신 함께 계시오니 두려울 것 없나이다.” 구절은 흡사 수산나의 구원 체험의 고백처럼 느껴집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의 곤궁한 처지도 수산나와 흡사해 보입니다. 물론 수산나처럼 급박한 죽음의 위기는 아니지만 호시탐탐 예수님을 노리는 무지하고 사악한 바리사이들입니다. 예수님의 확고한 하느님 체험의 신원의식이 예수님을 다니엘 이상으로 지혜롭게 했고 자신을 지키게 했음을 봅니다. 오늘 복음을 통해 환히 드러나는 예수님의 신원 의식입니다.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를 따르는 이는 어둠 속을 걷지 않고 생명의 빛을 얻을 것이다.”

 

오늘 복음중 길이 마음에 새겨할 구절입니다. 여기서 주목되는 바 탈출기 모세를 통해 계시된 하느님의 이름인 “나는 이다”(I AM)입니다. 나는 너희를 위해 있는(I AM for you), 나늘 너희와 함께 있는(I AM with you), 하느님인 예수님이라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현존으로 자신을 계시하신 예수님입니다. 이런 예수님의 신원을 드러내는 일곱 문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1.나는 생명의 빵이다.

2.나는 세상의 빛이다.

3.나는 문이다.

4.나는 착한 목자다

5.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6.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7.나는 참 포도나무다.

 

바로 예수님은 우리의 모두라는 고백입니다. 얼마나 좋고 자랑스런 우리 예수님의 정체인지요! 바로 이런 확고한 신원의식 체험이 예수님께서 흔들림없이 십자가의 길을 가게 했음을 봅니다. 예수님의 확고한 자의식自意識이자 신원의식은 다음 바리사이들을 향한 말씀에서도 분명히 드러납니다.

 

“내가 나에 관하여 증언하고 또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도 나에 관하여 증언하신다. 너희는 나를 알지 못할 뿐만 아니라 나의 아버지도 알지 못한다. 너희가 나를 알았더라면 나의 아버지도 알았을 것이다.”

 

참으로 예수님을 알아감으로, 하느님을 알고, 참나를 알아가는 ‘예닮의 여정’이 얼마나 결정적인 구원의 여정인지 깨닫습니다. 새삼 우리의 평범한 일상의 하느님 체험이 우리를 일상의 유혹과 위험으로부터 지켜줌과 동시에 날로 예수님과 하느님을, 나를 알게 하는 구원의 체험임을 깨닫게 됩니다. 

 

이런 일상의 하느님 체험을 통해 ‘하느님의 자녀’로서 우리의 신원도 점차 또렷해 질 것이며 빛이신 주님의 반사체로 주님의 영광을 날로 잘 드러낼 수 있을 것입니다. 태양을 반사하는 달빛처럼, 발광체發光體인 주님의 빛을 반사하는 반사체反射體로서 우리의 신원임을 자각하게 될 것입니다.

 

주님은 날마다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위험에서 지켜 주시며 생명의 빛이신 주님의 반사체로서 주님 영광의 빛을 발하며 하느님의 자녀답게 살게 하십니다. 끝으로 제1독서중 아름다운 성구 말씀으로 강론을 마칩니다.

 

"당신께 희망을 두는 이들을 구원하시는 하느님을 찬미하였다."(다니13,60).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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