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9.6.15.연중 제10주간 토요일                                                                             2코린5,14-21 마태5,33-37

 

 

 

사유하라!

-예수님이 답이다-

 

 

 

오늘 아침 독서의 기도시 시편 136장 26절까지 계속 반복된 후렴은 ‘주님의 자비는 영원하시다.’였습니다. 또 오늘 화답송 후렴은 ‘주님은 너그럽고 자비로우시네.’였습니다. 참으로 자비하신 하느님을 깨달아 겸손해질수록 결코 어리석게 맹세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여섯가지 대당 명제중 네 번째 ‘맹세하지 마라.’입니다. 율법학자와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함으로 하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 여섯가지 대당 명제를 다시 살펴 봅니다. 1.성내지 마라, 2.간음하지 마라, 3.이혼하지 마라, 4.맹세하지 마라, 5.보복하지 마라, 6.원수를 사랑하여라, 바로 이 여섯 가지 중 우리 수도자에게는 ‘이혼하지 마라’는 조항만 빼고는 다 해당됩니다. 

 

공동번역성서에느는 ‘맹세하지 마라’는 소주제가 새번역 성서에서는 ‘정직하여라.’라고 되어 있습니다. 참으로 정직하고 자기를 아는 겸손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절대로 맹세를 하지 않습니다. 정말 하느님도 모르고 자기를 모르는 무지에서, 생각없음에서 맹세입니다. 예수님의 명령이 단호하기가 추상같습니다.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아예 맹세하지 마라. 하늘을 두고도 맹세하지 마라.---땅을 두고도 맹세하지 마라.---예루살렘을 두고도 맹세하지 마라.---네 머리를 두고도 맹세하지 마라.---”

 

모두가 하느님과 관여되기에 맹세하지 마라는 것입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이를 깨달아야 비로소 겸손입니다. 성령칠은중 효경입니다. 제가 뽑은 ‘효경Pietas’의 뜻은 ‘우리가 하느님께 속한다는 것과 우리와 그분과의 깊은 관계를 깨닫게 해주는 은혜’입니다. 이런 효경의 겸손과 지혜의 사람이라면 결코 맹세하지 않고 다음 예수님 말씀처럼 단순, 담백, 솔직하게 대답할 것입니다.

 

“너희가 말할 때에 ‘예.’ 할 것은 ‘예’하고, ‘아니요,’할 것은 ‘아니요.’라고만 하여라. 그 이상의 것은 악에서 나오는 것이다.”

 

말 그대로 우직愚直하고 묵직黙直하고 눌직訥直(어눌하나 정직함)하고 충직忠直한 진실한 사람입니다. ‘그 이상의 것은 악에서 나오는 것이다.’ 라는 대목에 주목합니다. 촛불혁명이후 가장 주목 받는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악의 평범성’에 대해 말합니다. 모든 악의 뿌리는 무지가 아니라 생각이 없는 무사유에 있다는 것입니다. 무지는 진리를 부정하는 것이고 무사유는 의미를 부정하는 것입니다. 하여 진리를 찾을 때 무지에서 벗어나게 되고, 의미를 찾을 때 무사유에서 벗어나 사유하게 됩니다.

 

어제 읽은 여러 대목도 떠오릅니다. ‘사유하고 판단하지 않는 시민에게 정치적 자유는 없다.’ ‘사유하라! 다시 자유를! 함께 자유를 실현하기 위해!’ 모두 사유의 중요성을 일깨웁니다. 일찍이 고 함석헌 선생은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라고 갈파했습니다. ‘생각하는 대로 살고, 사는 대로 생각한다’라는 말도 생각납니다. 우선 생각하라, 사유하라는 것입니다. 이래야 맹세는 물론 요즘 정치가들처럼 막말을 쏟아내지 않을 것입니다. 

 

악의 뿌리는 무사유라는 말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무사유의 생각없음에서 나오는, 그대로 무지와 무사유의 반영이 맹세요 맹신에 광신입니다. 정말 맹신이나 광신에는 약이 없습니다. 제대로 미치면 성인이지만 잘못 미치면 광신으로 괴물이 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공부도 진리를 찾는 지식공부만 있고 의미를 찾는 사유 공부가 없으면 반쪽 공부임을 깨닫게 됩니다. 

 

진리와 지식은 의미와 사유에 대립됨을 깨닫습니다. 그러니 고맙게도 예수님 안에 지식의 진리와 사유의 의미가 하나로 통합됩니다. 예수님 친히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 천명하셨으니, 예수님은 바로 우리 삶의 의미이자 진리임을 깨닫습니다. 예수님을 알고 나를 아는 평생공부가 참공부임을 깨닫습니다.

 

그러니 말 그대로 예수님을 닮아 갈수록 무지와 무사유의 어리석음의 질곡桎梏에서 벗어나 우리는 의미충만한 진리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6월은 예수성심성월입니다. 예수성심의 사랑은 온유와 겸손으로 드러납니다. 모든 덕의 어머니가 겸손입니다. 사막교부들의 몇 예화를 나눕니다.

 

1.겸손이란 무엇입니까?-악을 선으로 되갚는 것, 그것이 최고의 겸손이다.

2.수도승이 성장한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겸손이다. 겸손 안에서 자신을 낮추는 사람은 그만큼 성장하는 것이고 동시에 그만큼 하늘나라에 다가가는 것이다.

3.어떻게 해야 영혼이 겸손해질 수 있는가?-항상 자신의 죄를 성찰함으로써 그렇게 될 수 있다.

4.겸손과 하느님을 경외함은 모든 덕 가운데 가장 뛰어난 덕이다.

5.겸손은 결코 만찬상이 아니다. 그러나 모든 만찬상에 결코 빠져서는 안 되는 소금과 같다.

6.겸손해지는 것과 모욕속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는 것, 이 두가지는 수도승에게 튼튼한 벽과 같다.

 

겸손에 관한 일화는 무궁무진합니다. 참으로 겸손할 때 아름답고 매력적인 영혼입니다. 겸손의 덕이 얼마나 본질적이고 절대적인지 깨닫습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의 말씀이 크나 큰 위로와 격려가 됩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부단히 깨어 있게 하고 삶의 진리와 의미를 찾게 합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다그칩니다.---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그는 새로운 피조물입니다. 옛것은 지나갔습니다. 보십시오. 새것이 되었습니다.”

 

그대로 파스카의 신비요 파스카의 은총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로 태어날 때 하느님은 물론 이웃과의 화해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는 무지와 무사유, 맹세나 맹신, 광신도 결코 기생할 수 없습니다. 하여 바오로처럼 우리도 화해의 직분을 지닌 하느님의 화해의 일꾼으로, 그리스도의 사절로 살 수 있고,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의 의로움이 될 수 있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무지와 무사유에서 벗어나 당신을 닮아 온유하고 겸손한 진리의 사람으로 변모시켜 주시어 의미충만한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 ?
    고안젤로 2019.06.15 10:01
    자비하신 주님을 항상 같이하면 할수록 주님을
    닮아갑니다.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23 지상 천국의 온전한 삶 -하느님 중심의 정주(定住)와 믿음과 사랑-2024.1.29.연중 제4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4.01.29 151
3322 온전하고 건강하고 거룩한 삶을 삽시다 -“찾으라, 들어라, 섬겨라”-2024.1.28.연중 제4주일(해외 원조 주일) 프란치스코 2024.01.28 122
3321 믿음의 여정 -기도와 회개와 함께 가는 믿음-2024.1.27.연중 제3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4.01.27 121
3320 그리스도 예수님 중심의 공동체 삶의 리듬 -친교의 관상, 선교의 활동-2024.1.26.금요일 성 티모테오와 성 티토 주교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4.01.26 145
3319 회심의 여정 -안으로는 회심의 제자, 밖으로는 선교의 사도 -2024.1.25.목요일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 프란치스코 2024.01.25 134
3318 하느님 중심의 삶 -내 삶의 성경 ‘렉시오 디비나’하기-2024.1.24.수요일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주교 학자(1567-1622)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4.01.24 139
3317 하느님 중심의 한가정, 참가족, 참사람 -“하느님의 뜻을 실행합시다”-2024.1.23.연중 제3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4.01.23 127
3316 주님의 평생 전사 -주님과 함께 영적승리의 삶을 삽시다-2024.1.22.연중 제3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4.01.22 159
3315 회개(悔改)의 여정, 귀가(歸家)의 여정 -‘하느님의 나라’ 꿈과 실현- 프란치스코 2024.01.21 73
3314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제대로 미치면 성인, 잘못 미치면 폐인”2024.1.20.연중 제2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4.01.20 113
3313 더불어(Together) 성화(聖化)의 여정 “성소 역시 '은총의 선물'이자 '평생 과제'이다” -부름, 따름, 섬김, 배움, 닮음-2024.1.19.연중 제2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4.01.19 102
3312 우리의 모두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님 만세!” -오늘 지금 여기 지상(地上)에서 천국(天國)을 삽시다-2024.1.18.연중 제2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4.01.18 154
3311 평생 현역 -주님의 전사, 믿음의 전사-2024.1.17.수요일 성 안토니오 아빠스(251-356)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4.01.17 124
3310 예닮(예수님을 닮아감)의 여정 -날마다 영적승리의 삶-2024.1.16.연중 제2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4.01.16 141
3309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분별의 잣대는 사랑의 예수님-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2024.1.15.연중 제2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4.01.15 145
3308 행복하여라, 주님의 제자(弟子)답게 사는 이들! “와서 보아라” -머뭄, 경청, 순종, 성전-2024.1.14. 연중 제2주일 프란치스코 2024.01.14 129
3307 더불어(together) 주님을 따름의 여정 -“성소(聖召)는 선물(膳物)이자 평생 과제(課題)입니다”-2024.1.13.연중 제1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4.01.13 142
3306 분별력의 지혜 -이상주의적 현실주의자의 삶-2024.1.12.연중 제1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4.01.12 124
3305 행복하여라, 교회의 성사(聖事)로 치유밥고 양육(養育)되는 -“우리 믿는 이들!”-2024.1.11.연중 제1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4.01.11 128
3304 삶의 중심과 질서 -기도와 일-2024.1.10.연중 제1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4.01.10 131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71 Next
/ 17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