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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8.5.연중 제18주간 목요일                                                             민수20,1-13 마태16,13-23

 

 

 

평생 공부

-예수님을 알고 나를 아는 공부-

 

 

 

주님의 평생 전사에 주님의 평생 학인인 우리 믿는 이들입니다. 구체적으로 평생 사랑의 전사, 평생 사랑의 학인입니다. 사랑밖엔 길이 없습니다. 주님의 전사에 이어 제가 자주 즐겨 사용하는 말마디가 주님의 학인입니다. 죽을 때까지 살아 있는 그날까지 배우는 학인으로서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끝없는 열정과 근면, 겸손을 필요로 하는 주님의 평생 학인입니다. 하느님께 대한 갈망과 배움에 대한 사랑이 수도자의 기본적 자질입니다. 평생 하느님께 대한 갈망이 끝없는 배움에 대한 사랑으로 표출됩니다.

 

평생 공부의 대상은 무엇입니까? 

사람 공부, 사랑 공부입니다. 예수님 공부입니다. 구체적으로 예수님을 알고 나를 아는 공부입니다. 이래서 우리 믿는 이들의 삶은 겸손히 마음을 열고 평생 예수님을 배워 나를 알아가는 ‘배움의 여정’, ‘앎의 여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성 베네딕도 역시 자신의 수도공동체를 일컬어 주님을 섬기는 배움터로 정의했습니다. 평생 주님을 섬기고 형제들을 섬기는 배움터가 수도원이라는 것이지요. 그러니 배움의 여정은 자기 발견의 여정, 자기 실현의 여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람도 공동체도 신비입니다. 예수님이 아니곤 해명이 불가능한 신비입니다. 참으로 헤아릴수 없이 무수한 면으로 되어 있는 다면체多面體의 신비입니다. 평생 공부해도 극히 작은 일부만을 알 수 있습니다. 똑같은 사람을 봐도 사람에 따라 보는 눈이 달라 평가가 달라 집니다. 또 선입견이나 편견으로 인한 오해나 착각은 얼마나 많은지요. ‘있는 그대로’의 실상을 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입니다. 그러니 단정지어 판단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바로 이런 자각에서, 무지의 인정에서 비로소 시작되는 겸손입니다. 남 판단하는 것은 참 쉬워도 자기를 아는 것은 지극히 어렵습니다. ‘너 자신을 알라!’ 참으로 자기를 아는 것이 겸손이요 지혜이며 이것이 진정한 내적성장입니다.

 

답은 사랑뿐입니다. 참으로 사랑할 때 알고 보입니다. 하느님도 예수님도 사람도 다 똑같습니다. 참으로 하느님을, 예수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를, 이웃을 사랑합니다. 진정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은 하느님을, 예수님을, 이웃을 사랑합니다. 사실 하느님을 모르면, 예수님을 모르면 나도 모릅니다. 무지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사랑의 하느님, 사랑의 예수님은 나를 비춰주는 거울입니다. 자기 혼자서는 절대 자기가 누구인지 모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과 제자들의 주고 받는 대화가 참 의미심장합니다.

 

“사람의 아들을 누구라고 하느냐?”

1차 질문의 답이 신통치 않자 예수님은 단도직입적으로 재차 제자들에게 묻습니다. 제자들을 통해 예수님은 자신의 신원을 확인하고 싶었음이 분명합니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우리 모두에게 주어지는 평생 화두와 같은 물음입니다. 바로 수제자 시몬 베드로의 고백이 정답입니다. 참으로 예수님을 사랑했기에 예수님의 정체를 알았던 베드로입니다. 같은 제자들이지만 예수님과 내적 사랑의 관계의 깊이는 얼마나 다양한지요!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예수님은 자기의 신원을 알아 준, 알아 본 시몬 베드로가 얼마나 고마웠겠는지요! 시몬 베드로뿐 아니라 우리 믿는 이들 모두의 예수님께 대한 고백이기도 합니다. 예수님 역시 베드로를 통해 자신의 신원을 확인하고 용기백배했을 것입니다. 십자가의 도상에서 큰 위로와 격려가 됐을 것입니다. 감격에 벅차 시몬 베드로의 신원을 알려 주시는 예수님이십니다.

 

“시몬 바르요나야, 너는 행복하다! 살과 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것을 너에게 알려 주셨기 때문이다. 나 또한 너에게 말한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사랑의 계시입니다. 참으로 예수님을 사랑했기에 하늘의 아버지께서 예수님의 신원을 베드로에게 계시해 주셔서 베드로가 예수님을 제대로 고백했다는 것이며, 이런 고백을 한 시몬을 ‘행복하다!’하시며 베드로라는 이름을 선사하십니다. 참으로 주님을 만남으로 자신의 신원을 발견, 확인한 시몬 바르요나, 베드로입니다. 반석이란 뜻이 베드로가 참 풍부한 의미를 지닙니다.

 

-“이 반항자들아, 들어라. 우리가 이 바위에서 너희가 마실 물을 나오게 해 주랴?” 그러고 나서 모세가 손을 들어 지팡이로 두 번 치자 많은 물이 터져 나왔다. 공동체와 그들의 가축이 물을 마셨다.-

 

바로 그리스도 예수님처럼 물이 터져 나오는 ‘생명의 바위’가 될 베드로임을 예시해주는 민수기의 기적입니다. 화답송 시편처럼 주님을 닮아 구원의 반석이 될 베드로임을 예시합니다. “어서 와 주님께 노래 부르세. 구원의 바위 앞에 환성 올리세”(시편95,1)

 

그런데 이렇게 멋지게 주님을 고백했던 ‘반석’인 베드로가 졸지에 사탄의 ‘걸림돌’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의 예고에 충격을 받은 베드로의 즉각적 만류에 예수님의 매서운 질책입니다. 베드로의 예수님께 대한 메시아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잘못됐는지 폭로됩니다. 부활하신 파스카의 예수님을 만나고 나서야 비로소 예수님의 정체를 분명하고 정확히 깨닫게 될 사도들입니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 구나!”

 

이보다 베드로에게 큰 깨우침이 된 말씀도 없을 것입니다. 베드로뿐 아니라 우리에게도 큰 깨우침이 됩니다. 하느님의 일이 아닌 사람의 일만 생각할 수 있는 사탄의 가능성을 지닌 우리들이기 때문입니다. 베드로의 빛과 그림자가, 장단점이 오늘 복음에 나란히 나옵니다. 

 

참 다양한 다면체로 이뤄진 우리들입니다. 예수님을 알고 나를 알아가면서 이런 전체의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이웃 형제들을 보고 받아들이면서 예수님을 닮아 온전한 사람의 참 내가 되어가는 것입니다. 나와 이웃, 또 공동체의 단점이나 약점에 추호도 서운해 할 것도 실망할 것도 없습니다. 

 

다면체의 존재이기에 보이지 않는 좋은 장점이 참 많기 때문입니다. 저역시 서운하다 싶으면 상대방이 잘 해줬든 좋은 기억을, 장점을, 감사했던 일을 상기하여 비교해봅니다. 참으로 서운했던 점이나 단점은 장점, 좋은 일들 감사했던 일들에 비하면 극히 작은 일부뿐임을 깨닫게 됩니다. 베드로 역시 평생 예수님과의 관계를 통해 자신을 깊이 깨달아 알아 가면서 자신을 비워 겸손의 절정에 이르렀을 것입니다. 이후에도 베드로는 세 번이나 예수님을 부인하기도 했습니다.

 

바로 이게 인간입니다. 이래서 끝없는 회개요, 끝없는 용서입니다. 이런 인간 한계에 좌절할 것이 아니라 부단한 회개와 배움의 기회로 삼아 겸손히 주님을 닮아가면 됩니다. 끝까지 평생 학인의 자세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오늘 민수기의 모세와 하느님께 불평하며 대드는 이스라엘 백성들 또한 우리의 부정적 어둔 모습일 수 있습니다. 하느님 공부에 소홀하여 믿음이 사라지면 누구나 이스라엘 자손들처럼 무지한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악마도 사탄도 괴물도 폐인도 우리 모두의 가능성입니다. 

 

삶은 은총의 선물이자 평생과제입니다. 누구나 예외없이 참 사람이 되고자 하는 자는 참으로 죽을 때까지, 살아 있는 그날까지 치열히 예수님을 알고 나를 아는 공부에 정진해야 할 것입니다. 다음 믿음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모세와 아론에 대한 주님의 질책의 말씀이 우리에게 큰 경각심警覺心을 줍니다.

 

“너희는 나를 믿지 않아 이스라엘 자손들이 보는 앞에서 나의 거룩함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므로 너희는 내가 이 공동체에게 주는 땅으로 그들을 데리고 가지 못할 것이다.”

 

주님의 말씀이 참 엄중합니다. 자기 책임을 다하는 믿음이 우리의 구원에 얼마나 결정적인지 깨닫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의 부족한 믿음을 더해 주시어 당신의 평생 학인으로서 배움의 여정에 항구할 수 있도록 힘을 주십니다. 오늘 화답송 후렴은 평생 학인의 자세에 대한 가르침이 됩니다.

 

“오늘 주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너희 마음을 무디게 하지 마라.”(시편95,7ㄹ).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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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21.08.05 08:50
    삶은 은총의 선물이자 평생과제입니다. 누구나 예외없이 참 사람이 되고자 하는 자는 참으로 죽을 때까지, 살아 있는 그날까지 치열히 예수님을 알고 나를 아는 공부에 정진해야 할 것입니다. 다음 믿음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모세와 아론에 대한 주님의 질책의 말씀이 우리에게 큰 경각심警覺心을 줍니다.



    “너희는 나를 믿지 않아 이스라엘 자손들이 보는 앞에서 나의 거룩함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므로 너희는 내가 이 공동체에게 주는 땅으로 그들을 데리고 가지 못할 것이다.”



    주님의 말씀이 참 엄중합니다. 자기 책임을 다하는 믿음이 우리의 구원에 얼마나 결정적인지 깨닫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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