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높이 사랑 -부활하신 주님의 사랑-2016.3.30. 부활 팔일 축제 내 수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Mar 30,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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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3.30. 부활 팔일 축제 내 수요일                                                                    사도3,1-10 루카24,13-35


                                                                             눈높이 사랑

                                                                   -부활하신 주님의 사랑-


오늘 새벽에 떠오른 '살아있음의 행복'이란 시로 강론을 시작합니다.


-눈만/열리면

언제/어디나


하느님의/얼굴

하느님을 찬미하는/모든 피조물


살아있음의/행복

영원한/현재-


눈만 열리면 언제 어디나 부활하신 주님의 얼굴입니다. 요즘 제1독서 사도행전의 주인공은 단연코 부활하신 주님과 베드로입니다. 예전 주님 부활 전의 베드로가 아닙니다. 주님 부활 체험 후 완전히 변화되어 자유로워진 베드로의 활약상이 눈부십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진정 체험할 때 눈부신 내적변화에 샘솟는 내적활력입니다.


오늘의 사도행전 1독서 분위기도 주님 부활의 기쁨과 활력으로 가득한 분위기입니다. 오늘 말씀을 묵상하면서 떠오른 강론 제목은 ‘눈높이 사랑-부활하신 주님의 사랑’입니다. 해마다 오늘의 사도행전 말씀을 대할 때면 신바람이 납니다. 


베드로와 요한이 오후 세 시 기도시간에 성전으로 올라가는 데, 날마다 성전 문곁에 앉아 자선을 청하던 불구자를 만납니다. 태생 불구자는 평상시 습관대로 분명 고개를 숙이고 자선을 청했을 것입니다. 베드로와 요한은 함께 그를 유심히 바라보면서 눈높이 사랑을 시도합니다.


“우리를 보시오.”


눈을 서로 맞추는 눈높이 사랑이 진정 평등한 사랑입니다. 서로 눈을 맞출 때 저절로 마음도 열리고 공감도 형성됩니다. 자선을 청하던 불구자는 무엇인가를 얻으리라는 기대에 눈을 들어 그들을 쳐다보는 순간 베드로의 다음 말씀이 지체없이 불구자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나는 은도 금도 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가진 것을 당신에게 주겠습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말합니다. 일어나 걸으시오.”


얼마나 신명나는 대목인지요. 세상에 부활하신 주님보다 더 큰, 더 좋은 선물은 없습니다. 은이나 금이 없어도 우리가 줄 수 있는 참 좋은 선물이 부활하신 그리스도입니다. 그대로 미사에 참석한 우리 모두를 향한 말씀 같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앉은뱅이로 머물러 있는 마음의 불구자들을 일으켜 세우시기 때문입니다.


사도들을 통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남으로 운명의 질곡에서 완전 해방되어 부활한 불구자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도록 안내해 주는 것, 바로 이것이 진정 복음선포요 이웃 사랑의 실천임을 깨닫습니다. 다음 ‘더불어 사랑’의 묘사도 참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성전으로 들어가면서, 걷기도 하고 껑충껑충 뛰기도 하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성전 문 곁에서 구걸하던 불구자도 이렇게 사도들과 함께 성전에 들어가면서 하느님을 찬양하니 말 그대로 운명의 반전이요 눈높이 사랑의 완전한 실현입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베드로와 요한을 통해 이룩하신 놀라운 사랑의 기적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부활하신 주님은 엠마오 도상의 두 제자들을 통해서 눈높이 사랑의 진수를 보여 주십니다. 오늘 복음의 구조가 그대로 성체성사 미사의 구조입니다. 전반부가 말씀의 전례에 해당된다면 후반부는 성찬의 전례에 해당됩니다. 빵을 떼어 나누어 주시는 성찬전례 때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 본 두 제자는 비로소 엠마오 도상에서의 주님의 말씀을 회상하며 서로 고백합니다.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나 성경을 풀이해 주실 때 속에서 우리 마음이 타오르지 않았던가!"


그대로 미사중 말씀의 전례 때의 은총을 상징합니다. 성체성사의 미사보다 부활하신 주님의 눈높이 사랑을 잘 드러내는 것은 없습니다. 아니 교회의 모든 성사가 주님의 눈높이 사랑의 결정체입니다. 누구에게나 평등한 주님의 눈높이 사랑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에 맞는 눈높이 사랑으로 우리 모두를 일으켜 세우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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