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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3.3.연중 제8주일                                                                             집회27,4-7 1코린15,54-58 루카6,39-45

 

 

 

사랑밖엔 길이 없다

-순수, 지혜, 겸손-

 

 

 

자주 겪는 일입니다만 어제의 일도 잊지 못합니다. 면담고백성사중 시간이 허락되면 저는 네가지는 꼭 합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자작 좌우명 기도시와, “행복기도”문을 소리내어 읽도록 하고 저는 귀기울여 듣습니다. 이어 보속으로 ‘말씀 처방전’을 써드리고 마지막으로 사죄경후에 강복을 드립니다.

 

그런데 어제 참으로 침착하고 강인해 보였던 50대 초반의 자매가 행복기도를 읽던중 목이 메고 눈물이 쏟아져 한참 중단했다 전부 읽었습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와 “행복기도” 낭독시 자주 목격합니다만 어제의 느낌은 각별했습니다.

 

-“주님/사랑합니다/찬미합니다/감사합니다/기뻐합니다

  차고 넘치는 행복이옵니다/이 행복으로 살아갑니다”-

 

첫 부분 이 대목에서 목이 메어 울었던 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다음 부분에서 목이 메어 멈추기도 합니다.

 

-“주님/당신은 저의 전부이옵니다

  저의 생명/저의 사랑/저의 기쁨/저의 행복이옵니다

  하루하루가 감사와 감동이요 감탄이옵니다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는 아름다운 선물의 하루이옵니다”-

 

사랑이 답입니다. 사랑밖엔 길이 없습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사랑이 있는 곳에 하느님이 계시고 바로 거기가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사랑하는 만큼 알고 아는 만큼 보입니다. 사랑과 앎은 함께 갑니다. 또 사랑의 삶을 살 때 비로소 사람입니다. 사랑-삶-사람이 하나로 이어집니다.

 

무지의 병, 무지의 악, 무지의 죄에 대한 유일한 처방도 사랑뿐입니다. 참으로 고질적 마음의 병이 무지입니다. 모르면 알려줘도 모릅니다. 무지에는 사랑뿐 약도 없습니다. 참으로 하느님을 사랑하여 알아갈수록 나와 이웃을 사랑하여 알아 가게 됩니다. 이처럼 삶은 ‘사랑의 여정’이자 ‘앎의 여정’임을 알게 됩니다. 무지의 어둠을 밝히는 사랑의 빛이요, 사랑과 앎이 깊어갈수록 비로소 무지의 치유, 무지로부터의 해방입니다.

 

보십시오. 오늘 두 독서와 복음을 관통하는 사랑입니다. 눈먼이가 눈먼이를 인도할 수 없습니다. 무지에 눈먼이가 무지의 눈먼이를 인도하면 함께 구덩이에 빠집니다. 참으로 사랑으로 눈이 열린 순수하고 지혜롭고 겸손한 눈밝은 이만이 이웃을 인도할 수 있습니다. 

 

제자는 스승 예수님보다 높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사랑을 배워 예수님을 닮아갈수록 스승 예수님처럼 눈밝은 스승이 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평생과제이기도 합니다.

 

자기를 몰라서 판단입니다. 자기를 알면 알수록 판단하지 않습니다. “너 자신을 알라”, 정말 자기를 아는 것이 겸손이자 지혜입니다. 주님을 사랑하고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이 자기를 압니다. 이런 이들은 자기 눈의 들보를 알기에 자기 눈의 들보부터 빼낸다음 형제의 눈에 있는 티를 뚜렷이 보고 빼낼 수 있습니다. 이 또한 순전히 사랑의 행위입니다.

 

참으로 사랑으로 겸손해지고 지혜로워진 자만이 이웃의 눈에 티를 빼낼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당장 반발을 살 수 있습니다. “네가 뭔데---”, “너나 잘 해---” 이 두 말마디를 들어도 속수무책 말문이 막힐 것입니다.

 

좋은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습니다. 나쁜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습니다. 좋은 나무가 결코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나쁜 나무가 결코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없습니다. 결코 우연의 요행은 없습니다. 너무나 자명한 이치입니다. 그러니 열매를 보면 나무를 압니다.

 

사람으로, 삶으로 바꿔말해도 그대로 통합니다. 사람이, 삶이 좋아야 열매인 생각과 말과 글과 행동도 좋습니다. 이런 열매들을 보면 그 사람을, 그 삶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 좋은 사람, 좋은 삶일 때 생각과 말과 글과 행동도 참되고 좋고 아름답습니다. 맑고 향기롭습니다. 어떻게 좋은 사람, 좋은 삶으로 바뀔 수 있습니까? 끊임없이 마음곳간을 사랑으로 가득 채우는 수련에 항구하는 것입니다. 무지에 대한 답도, 허무에 대한 답도 사랑뿐입니다.

 

“선한 사람은 마음의 선한 곳간에서 선한 것을 내놓고, 악한 자는 악한 곳간에서 악한 것을 내놓습니다. 마음에서 넘치는 것을 입으로 말하는 법이다.”

 

참으로 사랑할 때 진선미眞善美의 참되고 좋고 아름다운 마음에 말과 행동들입니다. 절로 향기롭고 따뜻한 분위기도 형성됩니다. 그러나 사랑이 없는 악한 자는 그 마음 곳간에서 오물같은 말이나 행동들을 쏟아냄으로 악취나 독기毒氣를, 살기殺氣를 발산하기도 할 것입니다. 분위기도 어둡고 차고 무거울 것입니다. 말과 행위마다 두려움과 불안을, 상처와 아픔을 줄 것입니다. 참으로 피하고 싶은 분위기입니다.

 

체로 치면 찌꺼기가 남듯이 사람의 허물은 그의 말에서 드러납니다. 옹기장이의 그릇이 불가마에서 단련되듯이 사람은 대화에서 수련됩니다. 그러니 대화를 위해 잘듣는 경청(傾聽, 敬聽)의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대화의 전제조건이 바로 ‘경청(傾聽, 敬聽)의 사랑’입니다.

 

나무의 열매가 재배 과정을 드러내듯이 사람의 말은 마음속 생각을 드러냅니다. 그러니 말을 듣기 전에는 사람을 칭찬하지 마십시오. 사람은 말로 평가 되기 때문입니다. 달변이, 청산유수같은 것이 말 잘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에서 나온 진정성 가득 담긴 말이 어눌해도 잘 하는 말입니다. 생명을 주는 말, 영혼에 食이 되고 藥이 되는 말입니다. 하여 말하기전 사랑의 침묵, 사랑의 경청이 필수입니다.

 

얼마전 왜관 수도원에 정주하고 있는 경애敬愛하는 도반道伴의 서재에 걸렸던 족자 안의 사자성구의 한자가 생각납니다. 방문했던 중국 신학생들이 선물했다 합니다.

 

“飮水思源(음수사원)”

 

물을, 차를 마실 때 마다 물의 원천을, 물의 원천이 상징하는 바 하느님을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말을 할 때 마다 말의 원천이신 말씀이신 로고스 예수님을, 하느님을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이신 예수님께서는 과연 이 상황에서 어떻게 말씀하셨을까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저절로 화답송 시편 찬미가 터져 나올 것입니다.

 

“주님을 찬미하오니 좋기도 하옵니다. 지극히 높으신 분이시여, 당신 이름 찬송하나이다. 아침에는 당신 자애를, 밤에는 당신 진실을 알리나이다.”(시편92,2-3)

“의인은 늙어서도 열매를 맺고, 물이 올라 싱싱하리라. 불의가 없는 나의 반석, 주님이 올곧으심을 널리 알리리라.”(시편92,15-16)

 

참으로 파스카의 예수님을 사랑하여 알았기에 바오로 사도의 다음 확신에 넘친 고백도 가능할 것입니다. 죽음을 넘어서는, 죽음을 압도하는 주님의 사랑입니다.

 

-“죽음아, 너의 승리가 어디있느냐? 죽음아, 너의 독침이 어디 있느냐? 죽음의 독침은 죄이며 죄의 힘은 율법입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에게 승리를 주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얼마나 통쾌, 유쾌, 상쾌한 삼쾌의 고백입니까? 참으로 파스카의 예수님과 사랑으로 하나된 바오로 사도의 승리의 고백입니다. 

 

사랑밖엔 길이 없습니다. 사랑밖에 답이 없습니다. 무지와 허무, 죽음에 대한 답도 사랑뿐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 은총으로 우리를 당신 생명과 사랑으로 가득 채워 주시어 참으로 품위있고 향기로운 진선미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굳게 서서 흔들리지 말고 언제나 주님의 일을 더욱 많이 하십시오. 주님 안에서 여러분의 노고가 헛되지 않음을 여러분은 알고 있습니다.”(1코린15,58).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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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19.03.03 09:08
    사랑하면 사랑스러워지고 사랑합니다
    주님이 저희에게 주신 크신 사랑
    흔들림없이 오늘 생명의 양식을 통해
    그 사랑 지키고 실천하게 하소서.
    하느님 사랑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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