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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6.7. 부활 제7주간 금요일                                                                             사도25,13ㄴ-21 요한21,15-19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기도, 사랑, 추종-

 

 

 

어제도 단비같은 손님이 저를 찾았습니다. 50대 중반의 41년전 초등학교 6학년때의 네 제자들입니다. 바쁜 중에도 행복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역시 하느님 보내 주신 단비같은 선물이었습니다. 아삭 웰빙 단무지도 선물로 받았습니다. 가장으로 직장인으로 신앙인으로 충실한 제자들의 삶이 자랑스러워 모두 성공적 인생이라 격찬했습니다.

 

어제 또 하나의 감동도 잊지 못합니다. 계속되는 가뭄입니다. 대지의 가뭄은 문제를 삼는데 왜 영혼의 가뭄은 문제 삼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제는 거여동 성당 형제자매님들 24명 하루 피정이 있었습니다. 모두가 순수하고 열정 가득한 분들이였고 강의는 물론 미사 강론 주제도 기도였습니다,

 

“화초에 물주지 않으면 시든다. 사랑하는 이도 자주 만나지 않으면 멀어지기 마련이다. 기도도 똑같다. 영혼에 기도 물 주지 않으면 영혼도 시든다. 사랑하는 주님도 기도로 자주 만나지 않으면 주님도 멀어지기 마련이다.”

 

평범하지만 너무 자명한 기도의 이치에 모두 공감했습니다. 가뭄에 메마른 대지를 촉촉이 적시는 하늘로부터의 단비처럼 어제 하루 피정이 오후 미사로 끝날 때쯤 찌푸렸던 하늘이 비를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반가워 버스에 탑승하여 떠나기 직전 급히 피정팀 대표분에게 다가가 다음 말을 전해 달라 부탁했습니다.

 

“오늘 피정은 하느님이 결론을 내려 주셨습니다. 바로 기도는 지금 내리는 비와 같습니다. 메마른 대지를 적시는 단비처럼 메마른 영혼을 적시는 단비같은 기도입니다.”

 

짧은 요지의 말이었습니다. 어제 오후부터 내리는 단비가 새벽까지 밤새 계속 내리니 대지는 촉촉이 젖었고 가뭄은 완전히 해소되었습니다. 세상은 들떠 있고 어수선해도 하느님은 묵묵히 차분히 부지런히 할 일을 다하십니다. 

 

엊그제 많은 앵두를 땄고, 어제 산책중 보니 매실도, 살구도, 배도 열매 가득 달렸고 올해는 과일도 풍년일 거라는 예감도 듭니다. 눈만 열리면 차고 넘치는 하느님 선물로 가득한 세상입니다. 마침 초록빛 열매들을 보고 쓴 글을 나눕니다.

 

-얼핏보면 모른다/잎도 열매도 다 초록빛 동색이다

 겸손의 수련이다/초록빛 겸손이다/기도의 수련이다

 가을때 되어/사랑의 겸손으로 익어야

 제 본래/색깔의 열매들이다-

 

오늘 복음의 주인공은 베드로이고 사도행전의 주인공은 바오로입니다. 역시 교회의 양대 기둥인 베드로, 바오로가 나란히 오늘의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이 두분의 예수님 사랑을 능가할 자는 없을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생전 세 번 당신을 부인했던 베드로에게 세 번 사랑을 확인하십니다.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우리 모두에게 주시는 평생 화두입니다. 정말 주님을 사랑한다면 기도합니다. 기도는 사랑입니다. 주님 사랑의 불이 꺼지지 않도록 끊임없이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에서 사랑 실천의 힘도 나옵니다. 주님은 나를 사랑하느냐 확인하신후 대동소이한 답을 주십니다.

 

“내 양들을 돌보아라.”

 

주님 사랑의 진정성이 검증되는 형제사랑입니다. 참으로 주님을 사랑하는지는 형제사랑을 통해 드러납니다. 당신을 사랑하듯 당신 양들인 형제들을 돌보라는 것입니다. 사랑은 추상이나 개념이 아니라 구체적 실행의 동사입니다. 

 

돌보고care, 섬기고serve, 주고give, 받쳐주고support, 나누는share 실천 동사의 사랑입니다. 바로 이런 사랑의 항구한 실천에 동력을 제공하는 것이 바로 끊임없는 기도입니다. 영혼을 하느님 사랑의 단비로 촉촉이 적시는 기도입니다. 이어 주님은 베드로의 순교까지 예언하십니다. 사랑의 순교입니다. 주님 사랑의 결정적 표현이 바로 순교입니다. 이어지는 복음의 결론 같은 주님 말씀입니다.

 

“나를 따라라.”

 

우보천리, 항구히, 충실히, 묵묵히 우직하게 소처럼 따르는 실천 동사의 사랑입니다. 막연히 따르는 것이 아니라 형제들을 사랑으로 돌보고 섬기고 받쳐주고 나누고 주면서 주님을 따르는 것입니다. 혼자 단독으로 추상적으로 주님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형제사랑의 실천으로 주님을 따르는 것입니다. 주님이 우리를 사랑한 것처럼 그런 형제사랑을 실천하면서 주님을 따르는 것입니다.

 

하여 주님을 사랑하는 이들은 기도합니다. 기도를 통해 성령은 주님을 배우고 닮아 주님처럼 사랑하도록 우리를 변화시켜 주십니다. 끊임없이 기도해야 성령 충만한 삶에 사랑 실천에도 지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오늘 사도행전에서 계속되는 바오로의 고초를 통해 그의 주님 사랑이 얼마나 극진한지 깨닫습니다. 페스투스 총독의 바오로에 대한 판단이 참으로 공정하고 지혜롭습니다. 사건의 진상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페스투스입니다.

 

“바오로와 다투는 것은, 자기들만의 종교와 관련되고, 또 이미 죽었는데 살아 있다고 주장하는 예수라는 사람과 관련된 몇가지 문제뿐이었습니다.”

 

페스투스의 말을 통해 바오로의 예수님 부활 신앙을, 사랑을 능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부활하신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은 바오로에게 너무나 자명한 체험적 사실이자 삶의 원동력이었음을 깨닫습니다. 

 

바로 이런 사랑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기도입니다. 기도해야 성령의 은총으로 항구히 주님을 사랑하여 따를 수 있고 형제 사랑에도 충실할 수 있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한결같이 당신과 형제들을 사랑하며 항구히 당신을 따르도록 힘을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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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19.06.07 09:19
    주님, 오늘 주신 생명의 말씀 처럼 저희가 항상 주님과 함께 하는 습관을 갖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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