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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2.연중 제27주간 토요일                                                     요엘4,12-21 루카11,27-28

 

 

 

예닮의 여정

-하느님 말씀의 생활화-

 

 

 

새벽 성무일도 시편중 다음 대목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새벽부터 일어나서, 도움심을 빌며, 당신의 말씀에 희망을 거나이다.

당신의 말씀을 묵상하고 싶어서, 이 내눈은 밤새도록 떠있나이다.”-

 

하느님 말씀 맛으로, 하느님 말씀을 실천하는 맛으로 살아가는 우리 수도자들입니다. 마침 어제 수도원에 현장교육차 나온 유치원 아이들의 즐겁게 뛰노는 모습 하나하나가 아름다운 가을의 자연과 잘 조화된 예쁜 꽃송이들처럼 보였습니다. 세월 흘러 나이들어 몸은 노쇠해가도 마음은 늘 어린이와 같이 밝고 유연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바로 하느님 말씀의 은총이 그렇게 만들어 줍니다.

 

제가 강론중 참 많이 나눈 내용이 무지입니다. 무지의 병, 무지의 악, 무지의 죄입니다. 참으로 고질적 마음의 병이 무지입니다. 제일 쉬운 것이 남판단하는 것이요 제일 힘든 것이 자기를 아는 일이라 합니다. 정말 자기를 아는 겸손하고 지혜로운 이들은 절대로 남을 판단하지 않습니다. 참으로 남말하지 않는 사람이, 판단하지 않는 사람이, 뒷담화 하지 않는 사람이 성인입니다.

 

무지에서 나온 허무와 무의미, 교만과 탐욕, 질투와 분노 등 온갖 부정적 언행들입니다. 무지에서 해방될 길은 없을까요? 평생과정입니다. 무지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는 여정은 평생여정입니다. 어떻게? 답은 오직 하나뿐입니다. 하느님 말씀의 생활화입니다. 성독 즉 렉시오 디비나의 생활화입니다. 말씀의 빛이 무지의 어둠을 몰아냅니다.

 

그러니 무지에 대한 유일한 치유제는 하느님 말씀뿐입니다. 하느님 말씀을 통해 살아계신 주님을 만날 때 비로소 무지의 치유입니다. 한두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평생과정입니다. 평생을 살아도 하느님도 모르고 나도 모르는 무지상태로 살다가 인생 마친다면 얼마나 허무하고 억울하겠는지요! 

 

세상 공부와 학식에 정통해도 하느님을 모르고 자기를 모르는 공부와 학식이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지요. 만남중의 만남이 주님과의 만남입니다. 바로 말씀을 통한 살아계신 주님과의 만남입니다. 참으로 말씀을 통해 주님을 만날 때 회개와 겸손, 지혜와 자비로 주님을 닮아가게 됩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제가 자주 감동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면담고백성사시 저는 보속으로 말씀 처방전을 써드리고 반드시 읽게 합니다. 또 시간이 허락되면 일명 예닮기도라 부르는 ‘행복기도’와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좌우명 시를 소리내어 읽도록 합니다. 많은 경우 읽다 보면 눈가가 물기로 촉촉해지며 목이 매어 더 이상 읽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눈물을 흘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대로 치유의 눈물, 기쁨의 눈물, 감사의 눈물입니다. 바로 살아있는 말씀을 통해 주님을 만났음을 뜻합니다. 살아있는 말씀의 위력입니다.

 

말씀은 살아있고 힘이 있습니다. 말씀은 생명이요 빛이요 영입니다. 말씀을 만날 때 영혼도 살아납니다. 말씀을 통해 주님을 만날 때 참 기쁨이요 이런 기쁨은 우리의 힘이 됩니다. 주님을 만날 때 저절로 회개와 더불어 치유와 위로, 정화와 성화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공동전례의 은총이자 시편공동전례기도의 은총입니다. 자주 듣고 질문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수사님은 이 수도원에서 무슨 맛, 무슨 재미, 무슨 기쁨으로 살아갑니까?”, 저 또한 자주 피정자들에게 “형제자매님들은 무슨 맛, 무슨 재미, 무슨 기쁨으로 살아갑니까?” 화두같은 질문을 던지곤 합니다.

 

제 분명한 답은 하나입니다. 하느님 맛으로, 하느님 찾는 맛으로, 기쁨으로, 재미로 살아갑니다. 더 구체적으로 하느님 말씀의 맛, 말씀의 기쁨, 말씀의 재미로, 또 하느님 찬미의 기쁨으로, 맛으로, 재미로 살아간다고 합니다. 저뿐 아니라 우리 수도형제들이 모두 공감하는 진리일 것입니다. 도대체 이런 하느님 맛이 없이 어떻게 광야인생살아갈 수 있을런지요? 

 

하여 광야인생여정중 하느님 말씀 맛에 제대로 미치면 성인이 되지만 세상 맛에 잘못 미치면 중독으로 인해 폐인이, 광인이, 괴물이, 악마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제 지론입니다. 하여 참 사람이 되는 평생 하느님 말씀 공부보다 더 중요한 공부는 없을 것입니다. 바로 하느님 말씀을 통해 하느님을 알고 나를 알아가는 공부입니다.

 

그러니 인생의 전목표는 사람이, 참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사람이,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참 사람되는 공부보다 더 중요한 평생 공부는 없습니다. 하여 하느님 말씀의 생활화, 렉시오 디비나의 생활화입니다. 저는 이를 일컬어 예수님을 닮아가는 예닮의 여정이라 합니다. 

 

날로 예수님을 닮아가며 참 사람이 되어가면서 저절로 무지로부터 해방되어 자유인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예닮의 여정은 회개의 여정, 자유의 여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예닮기도, 행복기도를 나누고 싶습니다. 

 

-“주님/사랑합니다/찬미합니다/감사합니다/기뻐합니다

차고 넘치는 행복이옵니다/이 행복으로 살아갑니다

 

주님/눈이 열리니/온통 당신의 선물이옵니다

당신을 찾아 어디로 가겠나이까/새삼 무엇을 청하겠나이까

오늘 지금 여기가 하늘 나라/천국이옵니다

 

곳곳에서 발견하는/기쁨/평화/감사/행복이옵니다

살 줄 몰라 불행이요/살 줄 알면 행복임을 깨닫나이다

 

끊임없는 찬미와 감사의 삶중에/당신을 만나니

당신은 우리를 위로하시고 치유하시며

기쁨과 평화/희망과 자유를 선사하시나이다.

 

주님/당신은 저의 모두이옵니다

저의 사랑/저의 생명/저의 기쁨/저의 행복이옵니다

하루하루가 감사와 감동이요 감탄이옵니다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는 아름다운 하루이옵니다

 

이제 당신을 닮아

온유와 겸손/인내의 사람이 되는 것이/제 소망이오니

간절히 청하는 제 기도를 들어 주소서

당신께 영광이 영원무궁하기를 빕니다. 아멘.”-

 

오늘 복음에서도 주님은 예닮의 여정에 결정적 답을 주십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듣던 어떤 여자와 주고 받는 단 두 절로 끝나는 짧은 복음이지만 충격은 참 깊고도 강렬합니다.

 

-“선생님을 배었던 모태와 선생님께 젖을 먹인 가슴은 행복합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킬 때 참행복이라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잘 경청하기 위한 침묵이요 경청의 결과가 겸손과 순종이고 참행복의 열매입니다. 성모님이 당신을 낳았기에 행복하기도 하지만 그보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켰기 때문에 오히려 행복하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누구든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면 성모님처럼 행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성모님이야 말로 하느님 말씀의 생활화 즉, 렉시오 디비나의 생활화의 모범이십니다. 성모님은 존재자체가 말씀이였고 기도였습니다. 참으로 하느님을 사랑하여 순종하듯이 말씀을 사랑하여 말씀에 순종하셨든 분입니다. 하느님 사랑은 그대로 말씀을 듣고 지키는 말씀 사랑으로 표출되기 마련입니다. 성모님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하느님 말씀의 생활화로 사랑의 신비가. 사랑의 관상가가 되도록 불림 받고 있습니다.

 

참으로 하느님 말씀을 사랑할 때 저절로 하느님 말씀의 생활화는 이루어지면서 성공적 예닮의 여정을 살 수 있습니다. 지금 여기서 펼쳐지는 하느님 나라의 구원입니다. 바로 희망의 예언자 요엘이 말하는 구원의 그때는 지금이고 그날은 오늘이며, 시온과 유다, 예루살렘은 바로 여기가 됩니다. 

 

“그때에 너희는 내가 나의 거룩한 산 시온에 사는 주 너희 하느님임을 알게 되리라.---그날에는 산마다 새 포도주가 흘러내리고 언덕마다 젖이 흐르리라. 유다의 개울마다 물이 흐르고 주님의 집에서는 샘물이 솟아 시팀 골짜기를 적시리라.---유다에는 영원히, 예루살렘에는 대대로 사람들이 살리라.---주님은 시온에 머무른다.”

 

그대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을 상징합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하느님 말씀을 생활화함으로 사랑의 신비가, 관상가가 되어 살게 하십니다.

 

“의인에게는 빛이 내리고, 마음 바른 이에게는 기쁨이 쏟아진다. 의인들아, 주님 안에서 기뻐하여라. 거룩하신 그 이름 찬송하여라.”(시편97,11-12).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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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19.10.12 09:06
    사랑하는 주님, 주님말씀의 힘으로 저희가 오늘
    하루를 살아가는 지표가 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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