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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5.30. 월요일 요셉 수도원 성전 봉헌 축일(2006년) 

                                                                                                                    에제47,1-2.8-9.12 요한2,13-22


                                                                               주님의 집


오늘은 요셉수도원 성전 봉헌 축일입니다. 지금부터 10년전 2006년 5월 30일, 기존의 성전을 허문 그 자리에 새로 지은 성전을 봉헌한 날입니다. 요셉 수도원 성전의 변천사 역시 흥미롭습니다. 


제가 부임한, 수도원 설립 다음 해인 1988년 성전은 지금의 성전 자리 옛 한옥 별장의 자그마한 온돌방이었습니다. 창밖에 우뚝 솟았던 소나무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추운 겨울철엔 청원자 수도형제는 성전 온돌방 아궁이에 불을 지피곤 했습니다.


1991년, 같은 건물 안 넓은 응접실로 성전을 옮겼고, 이어 1996년에는 손님접대실만 빼놓고는 건물 내부를 완전 터서 제법 커진 성전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이어 2006년 네 번째 성전 봉헌 때 까지 10여년간 계속 사용했습니다. 네 번째 성전은 기존의 건물이 노화되고 협소하여 완전 허물고 다시 건축했습니다.


그러니 같은 자리에서만 4회의 성전 이동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동안 미사전례시 독서는 수사님이 자기 자리에서 읽었고 사제의 복음 낭독 및 강론은 제대에서 앉아서 했고 복사도 없었습니다. 비로소 수도원 설립 만 19년 만인 2006년부터 새 성전에서 제대로 꼴 잡힌 전례를 거행하게 된 것입니다. 


독서대가 따로 있어 독서와 복음 선포, 강론이 이어졌고, 미사 복사의 도움을 받으며 주례 사제도 앉은뱅이 제대가 아닌 높은 제대에서 서서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마음 부자가 된 듯 행복감 가득했던 이 때의 감격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성전은 주님의 집이자 기도의 집이라 일컫습니다. 새 예루살렘, 천상 예루살렘을 미리 보여주는 곳이라 합니다. 매일미사가 봉헌되는 성전은 온전히 그 공동체의 중심이 됩니다. 매일 미사 전례의 은총이 수도공동체를 살게하는 힘입니다. 수도원 설립 다음 해인 1988년 부임한 후 29년째가 되는 저에게는 참으로 감회가 깊은 오늘입니다. 


정말 매일미사와 성무일도의 공동전례를 통한 하느님의 은총이 저를, 수도공동체를 지켰다는 고백이 저절로 나옵니다. 그동안 난파難破될 위기의 순간도 수없이 거쳤지만 지금까지 난파되지 않았고, 아니 이젠 2014년 자치수도원의 승격과 더불어 튼튼한 수도공동체의 배가 되어 하느님 향해 세상바다를 항해航海중인 요셉수도원이 되었습니다.


“주님의 집에 가자 할 제 나는 몹시 기뻣노라.”


산티야고 대성전을 향한 800km, 2000리 산티야고 순례시 끊임없이 짧은 기도로 바치며 발걸음도 가볍게 걸을 수 있었던 고마운 시편 구절입니다.


“주님의 집에 사는 자 얼마나 행복되리”


성가정 축일 미사 때 마다 흥겹게 불렀던 화답송 시편 후렴입니다. 어디를 가든 주님의 집인 성전에 들어가면 꼭 고향집에 온 듯 편안합니다. 진정 믿는 이들의 본향은 하느님이시고 하느님의 집인 성전은 그대로 고향집 같은 느낌이 들기 마련입니다. 하여 끊임없이 고향집을 찾듯이 저희 요셉 수도원을 찾는 많은 신자들입니다. 오늘 제1독서 에제키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이 주님의 집 정면은 동쪽으로 나 있었는데, 주님의 집 문지방 밑에서 물이 솟아 동쪽으로 흐르고 있었다. 이 물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면, 그 바닷물이 되살아 난다. 그래서 이 강의 흘러가는 곳마다 온갖 생물이 우글거리며 살아난다. 이렇게 이 강이 닿는 곳마다 모든 것이 살아난다.’(에제47.1-9참조).


그대로 주님의 집을 통한 하느님의 은총을 상징합니다. 매일 평생 끊임없이 성전에서 거행되는 미사와 성무일도의 공동전례 은총이 온 세상을 살린다는 믿음입니다. 흡사 은총의 진원지인 주님의 집 성전에서 세상 곳곳으로 흘러가는 은총이 강같습니다. 요즘은 세상 곳곳으로 퍼져나가는 제 매일 강론 역시 은총의 강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에제키엘 마지막 절은 완전히 에덴 낙원의 회복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강가 이쪽저쪽에는 온갖 과일나무가 자라는데, 잎도 시들지 않으며, 과일도 끊이지 않고 다달이 새 과일도 내 놓는다. 이 물이 성전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 과일은 양식이 되고, 잎은 약이 된다.’(에제47,12).


아, 이것이 바로 요셉 수도원의 원대한 천상 비전입니다. 하여 이런 천상비전의 에덴 낙원을, 천상 예루살렘을 앞당겨 맛보며 살고자 아름다운 공동전례의 거행이요 사랑의 실천입니다. 그러니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은 똑같은 사랑으로 주님의 집을 사랑합니다. 아버지의 집인 거룩한 성전이 장사하는 집으로 변질됐을 때 예수님의 좌절과 실망은 얼마나 컸을까요. 


이의 자연스런 귀결이 오늘 복음의 예수님의 성전정화입니다. 이를 목격한 제자들은 “당신 집에 열정이 저를 집어삼킬 것입니다.”라는 성경 말씀을 상기했다 합니다. 그대로 예수님의 아버지를 향한 열정적 사랑의 표현이 성전정화였던 것입니다. 마침내 하느님은 이런 예수님을 당신의 성전으로 만드셨습니다.


“이 성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


예수님께서 성전이라고 하신 것은 당신 몸을 두고 하신 말씀이셨습니다. 이젠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의 몸이 성전이 되었습니다. 보이는 성전이 성전일 수 있음은 주님의 몸인 불가시적 성전인 주님의 몸때문임을 깨닫습니다. 하여 매일 거행되는 성체성사의 미사입니다. 미사의 알맹이가 없는 성전은 하나의 껍질의 건물일뿐 살아있는 성전이라 할 수 없습니다.


주님의 몸만이 성전이 아니라 우리 역시 주님의 거룩한 성전입니다. 매일 미사은총이 당신의 성전인 우리를 정화하고 성화하여 우리 모두 깨끗하고 거룩한 삶을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영성체후 기도로 강론을 마칩니다.


“하느님, 교회를 통하여 저희에게 천상 예루살렘을 미리 보여주셨으니, 오늘 이 성사에 참여한 저희가 ‘은총의 성전’이 되고 마침내 영광스러운 하느님의 집에 들어가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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