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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4.10.사순 제5주간 수요일                                                                다니3,14-20.91-92.95 요한8,31-42

 

 

 

자유의 여정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그리스인 조르바’란 유명한 소설로 잘 알려진 그리스 출신의 유명한 작가 니코스카잔스키스의 묘비명이 생각납니다. 이 작가의 작품인 ‘영혼의 자서전’은 유대인 랍비이자 신비가인 아브라함 여호수아 헤쉘의 '사람을 찾는 하느님'과 더불어 아마 제가 가장 애독했던 책일 것입니다. 

 

“나는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평생 자유를 추구했으나 역설적으로 자유롭지 못했던 자유인 니코스카잔차키스의 묘비명입니다. 연목구어란 말이 있듯이 수많은 사람이 자유를 찾지만 대부분 엉뚱한 곳에서 자유를 찾기에 자유롭지 못합니다.

 

여러분은 참으로 자유롭습니까? 모두가 자유를 희구하지만 세상에 자유로운 사람은 몇이나 될까요? 참으로 자유로워야 행복합니다. 참으로 자유로워 사람이요 인격입니다. 자유가 없으면 인격도 없습니다. 그렇다 하여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자유가 아닙니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수도생활을 더 큰 내적자유에의 여정으로 정의하기도 합니다. 점점 내적으로 자유로워져가는 수도생활이라는 것입니다. 어찌 수도생활뿐이겠습니까? 참으로 영적 삶을 추구하는 자라면 날로 자유로워야 할 것입니다. 하여 오늘 강론 제목을 ‘자유의 여정-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로 정했습니다.

 

우리 믿는 이들의 삶은 ‘자유의 여정’입니다. 살아갈수록 날로 자유로워져야하는 여정입니다. 바로 분도수도규칙 머리말 다음 후반부의 말씀이 자유의 여정에 대해 아름답게 묘사합니다.

 

“그러면 수도생활과 신앙에 나아감에 따라 마음이 넓어지고 말할 수 없는 사랑의 감미로써 하느님의 계명들의 길을 달리게 될 것이다.”

 

저절로 자유가 아닙니다. 하고 싶은 대로 한다하여 자유가 아닙니다. 욕망따라 살 때 자유인 듯 하지만 오히려 욕망의 노예가 되기 십중팔구입니다. 우리를 노예화로 유혹하는 거짓 자유의 원천인 우상들은 곳곳에 얼마나 많은지요. 새삼 자유도 배워 공부해야 함을 깨닫습니다. 기도도, 사랑도 배우고 공부해야 하듯 자유도 배워 공부해야 합니다. 우리 삶의 현장이 그대로 자유의 배움터입니다.

 

고맙게도 오늘 복음과 독서가 참 자유에 대한 답을 줍니다. 누구나 자유로울 수 있는 길을 가르쳐 줍니다. 제가 보기에 자유에 대한 유일한 답은 이것 하나뿐입니다. 예수님 친히 가르쳐 주신 참 자유입니다.

 

“너희가 내 말 안에 머무르면 참으로 나의 제자가 된다. 그러면 너희가 진리를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예수님은 거듭 반복하여 자유에 대한 자상한 가르침을 주십니다. 자유인과 종이 좋은 대조를 이룹니다. 주님의 종, 진리의 종일 때 참 자유인이지만 세상의 종, 죄의 종일 때는 자유롭지 못합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죄를 짓는 자는 누구나 죄의 종이다. 종은 언제까지나 집에 머무르지 못하지만, 아들은 언제까지나 집에 머무른다. 그러므로 아들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면 너희는 정녕 자유롭게 될 것이다.”

 

참 자유의 열쇠는 아드님이신 예수님께 있습니다. 참으로 자유로웠던 아드님 예수님을 닮아갈 때 비로소 자유인임을 깨닫습니다. 우리가 쟁취하는 자유가 아니라 말씀을 통해 주님과 사랑과 신뢰의 관계가 깊어지면서 주님의 제자가 되고 진리를 깨닫게 되고 자유로워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진리이신 주님과 일치가 깊어지면서 선사되는 자유임을 깨닫습니다. 

 

진리가 우리를 자유롭게 합니다. 돈이, 건강이, 명예가, 지식이, 권력이, 사람이, 환경이, 우상이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게 아니라 진리이신 예수님이 우리를 자유롭게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진리는 추상적 철학적 진리가 아니라 충만한 생명의 예수님을 가리킵니다. 그러니 예수님 빠진 세상의 모든 진리는, 모든 자유는 헛 진리, 헛 자유일뿐입니다.

 

진리이신 예수님과 함께 할 때 비로소 '자유의 여정'이요 마지막 죽음을 통해 주님을 만날 때 '자유의 완성'입니다. 무지에 대한 답도 예수님 하나뿐입니다. 무지의 어둠을 몰아내는 진리의 빛 예수님이기 때문입니다. 하여 요즘 사순 제5주간 계속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그리스도님, 찬미받으소서.” 복음 환호송입니다. 

 

오늘 제1독서 다니엘서가 참 자유인들을 상징적으로 잘 보여줍니다. 타오르는 불가마가 상징하는바 참으로 자유롭지 못하게 하는 열악한 환경입니다. 흡사  연옥같은, 지옥같은 세상을, 공동체를 상징합니다. 수도공동체나 가정공동체가 밖에서 볼 때는 평화로운 천국같아도 내적으로는 영적전투 치열한 최전방일 수 있습니다. 이런 치열한 내적환경은 때로 타오르는 불가마같기도 합니다. 불가마 속에서 끊임없이 자유롭게 하느님 찬미를 바치는 세 청년들은 바로 수도공동체내에서, 또 세상 한복판에서 끊임없이 하느님 찬미를 바치는 믿는 이들을 상징합니다. 

 

다니엘서의 세 청년이 이런 불가마 같은 열악한 환경에서 참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비결이 바빌론 임금 네부카드네자르 임금의 고백을 통해 그대로 드러납니다.

 

“우리가 묶어서 불 속으로 던진 사람은 셋이 아니더냐? 그런데 내가 보기에는 네 사람이 결박이 풀렸을 뿐만 아니라, 다친 곳 하나 없이 불 속을 거닐고 있다. 그리고 넷째 사람의 모습은 신의 아들 같구나.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 느고의 하느님은 찬미받으소서. 그분께서는 당신의 천사를 보내시어, 자기들의 하느님을 신뢰하여 몸을 바치면서까지 임금의 명령을 어기고, 자기들의 하느님 말고는 다른 어떤 신도 섬기거나 절하지 않은 당신의 종들을 구해내셨다.”

 

참으로 바빌론 임금의 정곡을 찌르는 통쾌한 고백입니다. 오늘 다니엘서 독서에 생략된 3장21-90절까지 내용을 주목해야 합니다. 바로 우리가 주일이나 축일 아침기도때 마다 바치는 하느님 찬미가 이 안에 있습니다. 바로 불가마 같은 공동체 생활이나 세상살이에서 아드님 예수님과 함께 하느님 찬미에 전념할 때 비로소 참 자유인의 삶이라는 것입니다. 

 

참 재미있는 것이 이들 세 청년의 하느님 찬미에 감동한 바빌론 임금도 이들의 하느님 찬미에 동참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평생, 매일, 끊임없이 규칙적으로 바치는 찬미와 감사의 시편과 미사 공동전례기도가 우리의 자유의 여정에 얼마나 결정적 역할을 하는지 깨닫게 됩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진리이신 당신과 하나된 우리 모두에게 참 좋은 자유를 선사하십니다. 참으로 진리이신 주님을 깨달아 알아감으로 주님과의 일치가 깊어질 때 자유로워지는 우리들입니다. 진리이신 주님과의 일치를 떠나서는 참 자유도 없습니다. 주님은 세세대대에 찬송과 영광을 받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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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19.04.10 08:57
    주님, 매일 아침 주시는 주님의 말씀으로 시작하는 하루가
    주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릴수 있도록
    주님을 닮아가는 하루가 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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