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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4.15.성주간 월요일                                                                                      이사42,1-7 요한12,1-11

 

 

 

예수님 닮기

-내 정체성의 심화深化-

 

 

 

수도원 휴게실에는 큰 어항이 있고 무수한 작은 물고기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물고기들이 이름이 있을리 없습니다. 있어도 없어져도 전혀 알 길이 없습니다. 존재하지만 이름없는 존재들입니다. 개는 다섯 마리가 있지만 복돌이, 미끼, 대림이, 아롱이, 깜순이 등 수사들이 특징에 따라 지어준 이름이 있습니다. 

 

이름의 기억과 더불어 연상되는 모습들입니다. 기억하라 있는 이름입니다. 특히 사람은 더 그러합니다. 이름없는 무수한 새들이나 물고기떼들, 짐승떼들 가운데 하나일 수는 없습니다. 이름은 바로 그 사람의 신원을 말해 줍니다. 오랜만에 만나 이름을 불러줬을 때의 기뻐하는 이의 환한 모습을 볼 때는 그대로 구원의 기쁨을 보는 듯 합니다.

 

예전 8년동안의 초등학교 교사시절 매년 새학년이 되어 반을 맡을 때 마다 맨먼저 한 일은 80-90명 아이들을 이름을 외우는 것이었습니다. 70년대 중반 당시 서울시내 초등학교 한반 학생수는 무려 80-90명 사이였습니다. 하여 새학년 첫날의 전날은 출석부를 들고 집에 가서 1번부터 끝까지 완전히 이름을 외워 새학년 첫날부터 출석부 없이 이름을 불렀습니다. 

 

출석부 없이 하나하나 이름을 부르며 눈을 맞출때 초롱초롱 빛나던 아이들의 모습이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면서 눈맞춤으로 사랑을 확인하며 시작한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지금도 예수성심자매회나 코이노니아자매회 모임때도 가끔 이름을 부르는데 역시 자매들의 빛나는 눈빛에 웃음띈 얼굴이 꽃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사람 하나하나가 유일무이한 고유한 존재들입니다. 누구나 사랑받고 존중받으며 자존감 높고 정체성 또렷한 사람으로 살고 싶은 본능적 욕구를 지닙니다. 

 

“나는 하느님께 불림 받았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유다인 랍비 여호수아 헷쉘의 말입니다. 결코 우연한 존재가 아니라 하느님께 불림 받음으로 비로소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수도자는 누구인가?’ 날마다 묻는 자가 수도자란 말도 있듯이 ‘나는 누구인가?’ 날마다 물어야 할 것입니다. 

 

하여 오늘 강론은 ‘예수님 닮기-내 정체성의 심화-’로 정했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신자들에게 내 정체성의 심화는 필수입니다. 예수님을 닮아감으로 참 내가 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닮아 참 내가 되는 것은 평생과정이요 더불어 심화되어 가는 내 정체성입니다. 

 

초대 교회 신자들은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의 빛에서 오늘 첫째 이사야서의 ‘주님의 종’의 첫째 노래를 읽었습니다. 여기서 주님의 종의 신원은 예수님은 물론 예수님 닮기를 평생목표로 하는 우리 모두에 해당됩니다.

 

“여기에 나의 종이 있다. 

그는 내가 붙들어 주는 이, 

내가 선택한 이, 내 마음에 드는 이다. 

내가 그에게 나의 영을 주었으니 그는 사람들에게 공정을 펴리라. 

그는 외치지도 않고 목소리를 높이지도 않으며 

그 소리가 거리에서 들리게 하지도 않으리라.

그는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심지를 끄지 않으리라.

그는 성실하게 공정을 퍄리라.”

 

그대로 닮고 싶은 예수님의 존중과 연민, 배려와 공감, 지혜와 자비, 온유와 겸손의 모습입니다. 참으로 예수님을 사랑하여 닮아갈수록 이런 자존감 높고 정체성 또렷한 참 내가 됩니다. 이어지는 하느님에 대한 묘사도 고무적입니다.

 

‘하늘을 창조하시고 그것을 펼치신분, 땅과 거기에서 자라는 온갖 것들을 펴신 분, 그곳에 사는 백성에게 목숨을, 그 위를 걸어 다니는 사람들에게 숨을 넣어 주신 분’으로 정의되는 하느님입니다. 

 

이런 하느님을 잊음이, 잃음이 무지의 병이요 온갖 불행과 비극의 시작임을 깨닫습니다. 하느님 앖는 문명의 야만野蠻과 문명의 맹목盲目입니다. 예수님을 통해 하느님을 알아가는 평생공부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다음 이어지는 부름도 예수님은 물론 예수님 닮기를 목표로 하는 우리 모두에게 해당됩니다.

 

“주님인 내가 의로움으로 너를 부르고 사람들의 빛이 되게 하였으니, 보지 못하는 눈을 뜨게 하고, 갇힌 이들을 감옥에서, 어둠 속에 앉아 있는 이들을 감방에서 풀어주기 위함이다.”

 

바로 예수님의 모습이자 예수님을 닮아갈 때 참으로 자신도 자유롭고 이웃도 자유롭게 하는 우리의 참 모습입니다. 자비롭고 의로우신 예수님의 모습이 오늘 복음에서 사랑 많은 마리아와의 만남을 통해 환히 빛납니다. 

 

‘그런데 마리아는 비싼 순 나르드 향유 한 리트라를 가져와서, 예수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카락으로 그 발을 닦아 드렸다. 그러자 온 집 안에 향유 냄새가 가득하였다.’

 

얼마나 아름답고 사랑스런 장면인지 그대로 한 폭의 그림같습니다. 마리아의 겸손한 주님 사랑의 절정을 보여줍니다. 온 집 안에 가득한 향유 냄새가 상징하는 바, 마리아의 주님을 향한 존재의 향기, 겸손한 사랑의 향기입니다. 이 거룩한 미사를 봉헌하는 이 성전도 우리의 이런 향기로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사랑은 계산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분별의 잣대입니다. 사랑없는 유다는 삼백데나리온 어치의 향유을 아까워하며 마리아의 무모함(?)을 꾸짖습니다만 예수님은 즉시 마리아를 변호 두둔하시며 분별의 지혜를 발하십니다. 참으로 이사야가 예언한 자비롭고 의로우신 주님의 종 예수님이십니다.

 

“이 여자를 그냥 놔두어라. 그리하여 내 장례날을 위하여 이 기름을 간직하게 하여라. 사실 가난한 이들은 늘 너희 곁에 있지만, 나는 늘 너희 곁에 있지는 않을 것이다.”

 

누구보다 예수님을 사랑했던 마리아와 예수님의 사랑의 일치가 감동적입니다. 참으로 예수님을 사랑하여 닮아갈수록 우리의 참나의 정체성도 심화되어 우리도 예수님처럼 자비롭고 의로운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주님은 매일의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나날이 당신을 닮아 자비롭고 의로운 참 나의 행복한 삶을 살게 하십니다. 

 

“주님은 나의 빛, 나의 구원, 나 누구를 두려워하랴? 주님은 내 생명의 요새, 나 누구를 무서워하랴?”(시편27,1).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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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19.04.15 07:58
    주님에 대해 간절함이 있을 때
    주님의 목소리를 들을수 있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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