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중심 -너는 나의 종이다-2019.4.16.성주간 화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Apr 16,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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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4.16.성주간 화요일                                                                                이사49,1-6 요한13,21ㄴ-33.36-38

 

 

 

삶의 중심

-"너는 나의 종이다"-

 

 

 

어렵고 힘들수록 삶의 중심을 확인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확고히 함이 중요합니다.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삶의 중심을 잃고 세파에 시달리며 두렵고 불안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삶의 중심을 잡아 기본에 충실한 본질적 삶을 살 때 환상이나 허상에서 벗어나 단순하고 진실한 삶, 안정되고 평화로운 삶입니다. 얼마전 나눴던 ‘파스카의 삶’이란 자작시를 나눕니다.

 

-삶은 엄숙하다/아름답다

눈물겹도록 고맙다/감동스럽다

세월의 나이에 상관없는/영혼의 젊음이다

 

세월흘러/무너지고 꺽이고 부러지고 삭아 볼품없어도

남은 가지들마다/부지런히 피어내는 청초한 봄꽃들

 

푸르른 봄새싹들/아, 살만한 세상이다

놀랍다/절망은 없다/하루하루 산다

 

부활의 봄이다/늘 새롭게 시작하는 파스카의 삶이다

오, 주님/당신은 저의 생명, 저의 사랑, 저의 희망이옵니다-

 

과거는 지났고 미래는 오지 않았고 우리가 살 수 있는 시간은 오직 오늘 지금 여기입니다. 꺾이고 삭고 부러진 수도원 벚나무 노목의 남은 가지들마다 온 힘을 다해 피어내는 봄꽃들이 감동입니다. 바로 하느님 중심에 깊이 뿌리 내린 영혼들을 상징합니다.

 

오늘 4월16일 성주간 화요일입니다. ‘4.16 세월호 사건’ 제5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2014년4월16일, 그날은 성주간 수요일이었습니다. 304명의 희생자들을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미어지고 먹먹해지는 느낌입니다. 자비하신 하느님은 만개한 파스카의 봄꽃들처럼 천국에서 이들을 활짝 꽃들로 피어내 주시리라 믿습니다.

 

오늘 성주간 화요일 제1독서는 이사야서 ‘주님의 종’의 둘째 노래이고, 요한복음은 ‘유다의 배신 예고’와 ‘베드로의 부인 예고’로 이루어져있습니다. 복음의 예수님의 모습이 그대로 이사야서의 주님의 종의 모습같습니다. 두 제자의 배신을 예고할 때 예수님의 심정은 참 암담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 중심에 깊이 뿌리 내린 주님이셨기에 즉시 하느님 구원 섭리의 과정임을 깨달으셨음이 분명합니다. 유다가 밤의 어둠속에 사라진후 주님의 즉각적인 고백입니다.

 

“이제 사람의 아들이 영광스럽게 되었고, 또 사람의 아들을 통하여 하느님께서도 영광스럽게 되었다.”

 

그대로 이사야서의 다음 말씀이 연상됩니다.

 

“너는 나의 종이다. 이스라엘아, 너에게서 내 영광이 드러나리라.” 

 

오늘 이 말씀이 영적 이스라엘인 우리에게 주는 복음입니다. 예수님뿐 아니라 하느님 중심에 뿌리 내린 우리 믿는 모든 이들이 주님의 종, 이스라엘입니다. 바로 주님의 종이 우리의 신원입니다. 하느님 중심에 뿌리내리고 파스카의 삶을 살 때 드러나는 하느님의 영광입니다. 그러나 다음처럼 좌절감을 토로하는 주님의 종의 모습 역시 우리의 모습입니다.

 

“나는 쓸데없이 고생만 하였다. 허무하고 허망한 것에 내 힘을 다 써 버렸다. 그러나 내 권리는 주님께 있고 내 보상은 나의 하느님께 있다.---나는 주님의 눈에 소중하게 여겨졌고 나의 하느님께서 나의 힘이 되어 주셨다.”

 

삶은 허무하고 허망합니다. 그러나 주님의 종을 삶의 허무와 허망에서 구원한 것은 하느님이셨습니다. 하느님 중심에 뿌리내리고 있음을 확인하며, 하느님 든든한 배경을 확인하며 즉시 일어나는 주님의 종입니다. 유다와 베드로의 배신 예고에도 하느님의 영광을 내다보며 용기백배하는 예수님이십니다.

 

주님은 우리 삶의 중심이자 삶의 의미입니다. 삶의 중심인 주님과 관계의 뿌리가 깊어질수록 주님의 종으로서 정체성 또렷한 삶에 빛나는 주님의 영광입니다. 이어지는 이사야서 주님의 말씀은 예수님은 물론 예수님을 따르는 우리 모두에 대한 선교 사명을 말해 줍니다.

 

“나의 구원이 땅끝까지 다다르도록 나는 너를 민족들의 빛으로 세운다.”

 

삶의 중심인 하느님께 뿌리내릴수록 주님의 영광에 빛나는 파스카의 삶입니다. 이런 파스카의 삶 자체가 복음 선포가 되고 하느님께는 영광이 되며 나와 내 이웃에는 구원이 됩니다. 어제 화답송 후렴의 고백은 저절로 주님의 종들인 우리의 고백이 됩니다.

 

“주님은 나의 빛, 나의 구원이시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의 중심에 깊이 뿌리 내린 주님의 종되어 당신의 영광에 빛나는 파스카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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