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아야 하나?-2015.7.5. 주일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1821-1846) 대축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Jul 0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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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7.5. 주일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1821-1846) 대축일

                                                                                                                                            역대 하24,18-22 로마5,1-5 마태10,17-22


                                                                                          어떻게 살아야 하나?


오늘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대축일입니다. '내 영혼을 당신의 손에 맡기나이다' 화답송 후렴이 마치 순교를 앞둔 성인의 기도처럼 간절한 느낌입니다. 아침성무일도 때 찬미가도 구구절절 아름다운 감동이었습니다.


1.서라벌 옛터전에 연꽃이 이울어라/선비네 흰옷자락 어둠에 짙어갈 때

 진리의 찬란한 빛 그 몸에 담뿍안고/한떨기 무궁화로 피어난 님이시여.


4.한강수 구비구비 노돌이 복되도다/열두칼 서슬아래 조찰히 흘리신 피

   우리의 힘줄안에 벅차게 뛰노느니/타오른 가슴마다 하늘이 푸르러라.


고작 만25세의 짧은 생애였지만 참으로 강렬한 삶을 사셨던 성인이셨습니다. 얼마나 오래가 아닌 어떻게 충실한 삶을 사느냐가 주님을 믿는 우리의 화두입니다. 새삼 성인들의 생애와 산 햇수를 묵상할 때마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묻게 됩니다. 


삶과 죽음은 함께 갑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의 문제는 '어떻게 죽어야 하나?'의 문제로 직결됩니다. 하여 주님이 저에게 단 하나의 소원을 말하라면 '깨끗하고 향기롭고 아름다운 삶에 죽음'이라 고백하고 싶습니다. 


첫째, 매사 조심하십시오.

사람들을 조심하라는 것입니다. 미워하라는 것도 싫어하라는 것도 피하라는 것도 아닌 유심히 바라보라는 것이며 조심하라는 것입니다. 분별의 지혜를 말하는 것이요 깨어 살라는 말이기도 합니다. 비단 사람뿐 아니라 언제 어디서 누가 보든 안보든 조심스런 삶은 필수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 바로 전, 주님은 제자들을 파견하시며 말씀하십니다.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그러므로뱀처럼 지혜롭고 비둘기처럼 순박하게 되어라."(마태10,16).


그대로 오늘 우리를 향한 말씀입니다. 예전이나 오늘이나 양들과 이리 떼가 공존하는 영적전쟁 치열한 불변의 인간 사회 현실입니다. 곧바로 이어지는 주님의 경고 말씀입니다.

"사람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이 너희를 의회에 넘기고 회당에서 채찍질할 것이다."(마태10,17).


지혜와 순수를 겸할 때 사람들을 조심하게 되고 언제 어디서나 깨끗하고 향기롭고 아름답게 살 수 있습니다. 어제 산책중 야생화 들꽃을 보며 써놓은 '들꽃의 영성'이란 글이 생각납니다.


'버려진 빈 터

곱다

작다

소박素朴하다

청초淸楚하다

생生이 짧다

연분홍 메꽃이 연노랑 달맞이꽃이

그러하다

들꽃의 영성이다.'


들꽃처럼 무욕無慾의 삶이 바로 지혜롭고 순박한 삶입니다. 저절로 조심하여 주님 안에 숨어사는 가난하고 겸손한 삶을 택합니다.


둘째, 아무것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믿음이 빛이라면 걱정은 어둠입니다. 믿음의 빛이 걱정의 어둠을 몰아냅니다. 대부분의 걱정은 환상입니다. 믿음이 약한 탓입니다. 하루하루 일상에 충실할 때 대부분의 걱정도 사라집니다. 하루하루 못살기에 증폭되는 걱정입니다.


"사람들이 너희를 넘길 때,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그때에 너희에게 일러 주실 것이다. 사실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영이시다.“(마태10,19).


이미 믿음으로 의롭게 되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과 더불어 평화를 누리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그러니 우리 안에 거하시는 아버지의 영, 성령 따라 살 때 저절로 걱정도 사라집니다. 


아버지의 영에 사로잡혀 산 분들이 바로 예언자들입니다. 오늘 1독서 역대기 하권의 하느님의 영에 사로잡힌 순교자 즈카르야 예언자의 '너희가 주님을 저버렸으니 주님도 너희를 저버렸다'는 임종어가 깊은 울림을 줍니다. 주님을 늘 모시고 살 때 주님도 늘 함께 하시어 우리 내면의 온갖 불안과 두려움, 걱정을 일소시켜 주십니다. 오늘 아침성무일도 시 즈카리야 후렴도 깊은 위로와 평화를 줍니다.


"성인들의 거처는 하늘 왕국에 있으며 그들은 그곳에서 영원히 안식을 누리리라."


아니 이미 오늘 지금 여기에서 이미 천국의 안식을 누리기에 현세에서도 온갖 시련 중에도 걱정없이 내적평화를 누리는 성인들입니다.  


셋째, 끝까지 견뎌내십시오.

끝까지 견뎌낼 때 승리의 구원입니다. 바로 제 삶의 자리에 끝까지 항구히 견뎌내는 게 우리 분도수도자들의 첫째 정주서원입니다. 바로 이런 삶 자체가 살아있는 순교입니다. 말그대로 순교적 삶입니다. 피흘리는 비상한 순교만 있는 게 아니라 이렇게 평범한 일상의 순교도 있습니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주님의 확약입니다. 억지로, 마지못해 견디는 삶이 아니라 하느님의 영광에 참여하리라는 희망이 있어 자발적 기쁨의 항구한 견딤입니다. 이런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받은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어졌기 때문입니다. 우리 마음 안에 선사된 하느님의 사랑에서 샘솟는 희망이 백절불굴의 삶을 가능하게 합니다.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1.매사 조심하십시오.

2.아무것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3.끝까지 견디어 내십시오.


이래야 깨끗하고 향기롭고 아름다운 삶에 죽음입니다. 주님은 '얼마나'의 양이 아니라 '어떻게'의 질로 우리 삶을 평가하십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 순교적 삶에 항구할 수 있는 믿음, 희망, 사랑을 선사 하십니다. 마지막으로 죽음을 얼마 앞둔 성인의 옥중서간 마지막 부분을 읽어 드리겠습니다. 


"애덕을 잊지 마시고, 서로 참고 도우며 천주께서 여러분을 불쌍히 여기실 때를 기다리십시오. 사랑하는 교우들이여, 여러분 모두 천국에서 만나 함께 영원한 복을 누리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에게 간절한 인사를 드립니다.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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