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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0. 수요일 12월20일                                                                                이사7,10-14 루카1,26-38



“주님, 저를 축복하소서!”

-사랑, 기도, 순종-



주님 오실 날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오늘 대림2부 넷째 날의 O후렴도 참 장엄하고 감동적입니다. 대림2부 알렐루야 복음 환호송들은 그대로 약식화된 저녁성무일도 마리아의 노래 O후렴으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오! 다윗의 열쇠여 이스라엘 집안의 홀이시여, 주께서 여시면 아무도 닫지 못하고 닫으시면 아무도 열지 못하오니 오시어 죽음의 땅과 어둠속에 앉아있는 우리를 결박에서 풀어주소서.”


오시는 주님을 기다리는 대림의 기쁨을 능가할 수 있는 기쁨은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이런 기쁨은 그대로 ‘귀가歸家의 기쁨’으로 연장되기 마련입니다. 우리 믿는 이들은 ‘죽음’을 ‘아버지 집으로의 귀가’라 표현합니다. 마침 어제 저희 수도원의 ‘예수성심 자매회’ 2017년 마지막 모임날, 얼마전 써놓고 자주 묵상중인 “주님, 저를 축복하소서” 자작 애송 기도시를 나눴습니다. 후반부 내용입니다.


-“구체적 귀가준비/주님 뵈올 기쁨에/부활의 봄을 맞이할 기쁨에

 벌써 서서히 마음 설레는 구나


 이제 몸과 마음/추슬러/흔들림 없이/본질로 살 때이다

 겨울나무처럼/하나 둘 모두 비워내고/텅빈 충만으로

 있는 듯 없는 듯/보일 듯 말 듯/사는 거다


 아, 이제부터/본격적 내 인생 조각 마무리에/심혈의 정성을 쏟을 거다

 하루하루/아름다운 주님 닮은 내 모습 조각하여

 주님 만나는 날 봉헌할 거다


 내사랑 주님이시여!

 일편단심/당신을 애모하며 살아 온 저를 축복하소서.”-


요셉 수도원을 사랑하는 자매님들의 매월 1회 갖는 모임으로 13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가을 인생에 걸쳐있는 자매들이라 시의 내용에 공감하는 듯 했습니다. 이어 미사를 마치며 자매님들에게 두가지 격려 말씀을 드렸습니다.


첫째, 자매님들은 2017년 믿음의 승리의 삶을 사셨습니다. 여기 2017년 마지막 모임에 참석했다는 자체가 바로 믿음의 승리를 상징합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둘째, 방금 제가 드리고 낭독한 기도시, “주님, 저를 축복하소서”를 자매님들의 기도시로 바치시기 바랍니다. 스스로 덫을 던지고 그대로 믿고 덫에 사로 잡혀 살 때 주님의 축복입니다.


오늘 복음의 주인공은 성모 마리아입니다. 어제의 주인공 즈카르야가 믿음의 시험에 실격되어 당분간 벙어리가 된 반면, 오늘 성모 마리아는 보기 좋게 믿음의 시험을 통과했습니다. 말 그대로 믿음의 시험에 통과하여 주님을 기쁘게 했습니다. 주님 천사의 말씀을 그대로 입증했습니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루카1,28).


이 말씀 또한 제가 고백성사 보속 처방전 말씀으로 가장 많이 써드리는 구절입니다. 어떻게 하면 “주님, 저를 축복하소서!”에 걸맞는 삶을 살 수 있을까요? 오늘 강론 주제입니다. 바로 오늘 성모 마리아를 그 좋은 본보기로 삼아 성모님처럼 살아가는 것입니다. 


첫째, ‘사랑의 사람’으로 살아가십시오.

사랑이 답입니다. 사랑밖엔 길이 없습니다. 경천애인敬天愛人, 하느님을 온마음으로 사랑하고 이웃을 내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입니다. 이런 사랑의 사람으로 살아갈 때 축복입니다. 주님은 당신을 사랑하는 이를 사랑하십니다. 친히 그를 찾아오시어 축복하십니다. 


참으로 주님을 사랑할 때 운명이 바뀝니다. 장소가 문제가 아닙니다. 어디에 살든 주님은 그를 찾아 오시어 축복하시고 사명을 맡기십니다. 보십시오. 주님은 당신의 가브리엘 천사를 통해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 고을의 마리아를 찾아 오시지 않습니까? 하느님은 온통 눈이자 귀이신 분이십니다. 하느님은 졸지도 잠들지도 않는 분이십니다. 세상 전체를 온통 깨어 한 눈에 보시며 세상 모든 이들의 기도를 한 귀로 들으시는 분이십니다.


둘째, ‘기도의 사람’으로 살아가십시오.

기도가 답입니다. 주님을 사랑할 때 저절로 기도를 사랑합니다. 기도하게 됩니다. 기도의 사람은 침묵의 사람이요 들음의 사람입니다. 침묵해야 주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고 주님과 대화의 기도가 가능합니다. 그러니 기도의 사람은 침묵을 사랑하고 들음을 사랑합니다. 이런 사랑의 욕구는 자연스런 영적 본능입니다.


주님은 당신 천사를 통해 침묵중에 깨어있던 마리아를 방문하십니다. 마리아의 모습은 침묵중에 고요히 경청하는 관상가의 면모입니다. 진정 기도의 사람이 관상가요 신비가입니다. 


오늘 복음의 마리아처럼 주님은 이런 이를 신뢰하시어 주님은 당신의 속내를 다 밝히십니다. 마리아는 주님 천사의 축복의 전갈에 놀랐지만, 이 인사말이 무슨 뜻인가 하고 곰곰이 생각합니다. 바로 관상가의 진면목이 잘 드러나는 장면입니다.


셋째, ‘순종의 사람’으로 살아가십시오.

순종이 답입니다. 기도의 사람은 순종의 사람입니다. 순종이 겸손입니다. 순종 역시 하느님 사랑의 표현입니다. 진정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순종을 사랑합니다. 침묵중에 주님의 말씀을 잘 들으며 기도한 열매가 순종입니다. 


하느님은 일방적으로 일하시지 않습니다. 우리의 순종의 협력을 통해서 일하십니다. 결코 강요하시지 않고 우리의 자발적 순종의 응답을 원하십니다. 말그대로 하느님의 모험입니다. 마리아를 믿었지만 하느님은 얼마나 조마조마 하셨을 까요. 마리아의 응답에 인류구원의 열쇠가 달렸기 때문입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하느님의 승리, 마리아의 승리, 믿음의 승리를 뜻합니다. 마리아의 “예스YES”의 응답으로 인류구원의 역사가 차질없이 펼쳐지게 되었습니다. 하느님은 얼마나 마리아가 고마웠을까요. 시종일여, 처음부터 끝까지 평생을 항구한 순종의 믿음으로 “예스 맨YES-MAN”으로 일관一貫하신 성모님의 아름답고 거룩한 삶입니다. 바로 이런 성모 마리아를 통해 제1독서 이사야 예언이 성취됨을 봅니다.


“보십시오. 젊은 여인이 잉태하여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할 것입니다.”


“주님, 저를 축복하소서!”, 기도에 걸맞는 삶을 살 때 축복입니다. 바로 성모 마리아처럼 사랑과 기도, 순종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 사랑과 기도, 순종의 사람으로 살도록 축복하십니다. 아멘.


-후기: 오늘 저는 대림 특강차 제주도에 있는 모슬포 성당을 2박3일 여정으로 방문합니다. 하여 오늘 강론 사진은 강의록 표지 사진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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