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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9. 대림 제2주간 수요일                                                                이사40,25-31 마태11,28-30


                                                               삶은 선물인가 짐인가

                                                                    -온유와 겸손-


오늘 강론 제목은 ‘삶은 선물인가 짐인가’라는 아주 도발적 질문입니다. 몇 년 전부터 피정지도 때 마다 던지는 질문으로 모두가 흥미있어 합니다. 더 구체적으로 ‘여러분의 남편은, 아내는 선물입니까 짐입니까’, ‘여러분의 자녀는 선물입니까 짐입니까’, ‘여러분 자신은 선물입니까, 짐입니까’ 선뜻 대답하지 못하고 서로 눈치를 보며 망서리다가 ‘선물입니다.’라고 대답하기도 하고, ‘짐입니다.’ 대답하기도 합니다. 


참 어려운 질문입니다. 이상적으로는 선물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짐입니다. 잘 나갈 때는 선물이지만 힘들어 질 때는 짐입니다. 잘 해 줄때는 선물같고 힘들게 할 때는 짐같습니다. 젊을 때는 선물이지만 늙을 때는 짐입니다. 건강할 때는 선물이지만 아플 때는 짐입니다. 있을 때는 선물이요 없을 때는 짐입니다. 나이 들어 노쇠해 갈수록 몸도 무거운 짐입니다. 


하여 사람은 저절로 이기적이 되고 짐이 되는 현실은 피하려 합니다. 요즘 같이 삶이 힘들고 무거워질수록 더욱 그러합니다. 바로 이런 우리의 현실을 직시하신 주님의 고마운 초대입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에게 안식을 주겠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지지 않은 자 세상에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나름대로 힘겹게 지고 가는 삶의 짐입니다. 이래서 삶을 고해라 합니다. 하여 내면 깊이에서는 모두가 하느님을 찾습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졌기에 주님을 찾습니다. 주님이 아니곤 찾아갈 분은 세상 어디도 없습니다. 주님은 당신을 찾아 온 이들에게 예외 없이 안식의 선물을 약속하십니다. 그대로 이 미사은총입니다.


사람이 물음이라면 하느님은 답입니다. 이사야의 하느님 고백이 고무적이며 용기백배하게 합니다.


“주님은 영원하신 하느님, 땅끝까지 창조하신 분이시다. 그분께서는 피곤한 줄도  지칠 줄도 모르시고, 그분의 슬기는 헤아릴 길이 없다. 그분께서는 피곤한 이에게 힘을 주시고, 기운이 없는 이에게 기력을 주신다. 


젊은이들도 피곤하여 지치고, 청년들도 비틀거리기 마련이지만, 주님께 바라는 이들은 새 힘을 얻고, 독수리처럼 날개 치며 올라간다. 그들은 뛰어도 지칠 줄 모르고, 걸어도 피곤한 줄 모른다.”


바로 이런 주님과 신뢰와 사랑의 관계가 깊어질 수록, 우리 삶의 짐은 비로소 선물로 변합니다. 짐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짐을 질 수 있는 내적 힘이 강해져 선물인생이 되는 것입니다. 사실 삶의 짐은 없어질 수도 없고, 없어 져서도 안 됩니다. 각자 십자가의 짐이 없으면 구원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애덕을 거스르지 않는 한, 불필요한 짐은 줄여가는 것도 지혜입니다.


그러니 각자 삶의 짐을, 각자 십자가의 짐을 가볍게 해달라, 줄여 달라 기도할 뿐만 아니라, 짐을 질 수 있는 힘을 달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바로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이에 대한 결정적 답을 주십니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


이 복음 역시 자주 써 드리는 고백성사 보속의 처방전 말씀입니다. 새삼 삶의 짐이 축복임을 깨닫습니다. 짐이 있었기에 주님의 멍에를 메고 주님의 온유와 겸손을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내적 힘은 온유와 겸손입니다. 온유하고 겸손한 자가 진정 주님을 닮은 강한 자입니다. 


진짜 무거운 짐은 자기(ego)입니다. 누구나 자기라는 짐을 무겁게 지고 살아갑니다. 하여 날마다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야 합니다. 날마다 자기를 버리고, 비우고, 내려놓고 주님을 닮아갈 때 겸손과 온유입니다.


주님의 온유와 겸손을 닮아 갈수록 우리의 불편한 멍에는 주님의 편한 멍에로, 우리의 무거운 짐은 주님의 가벼운 짐으로 바뀌니 비로소 자유로운 선물인생이 됩니다. 그러니 ‘삶은 선물인가 짐인가’에 답은 나왔습니다. 부단히 자기를 버리고 비워가면서 주님을 닮아 온유하고 겸손해질수록 삶은 선물이 되지만 반대로 온유와 겸손이 사라져 갈수록 삶은 짐이 됩니다.


“내 영혼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오늘 화답송처럼, 끊임없이 하느님을 찬미할 때 우리 삶의 짐은 선물로 변합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의 온유와 겸손을 닮게 하시고, 선물인생, 축제인생으로 변모시켜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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