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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6.22. 연중 제22주간 수요일                                                열왕기하22,8-13;23,1-3 마태7,15-20


                                                                             평생과제

                                                                      -참 사람이 되는 일-


인생은 선물이자 과제입니다. 인생 그 자체는 하느님의 선물이지만 평생, 사람이 되는 과제를 부여받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흔히 우리가 수도원에 들어온 것은 ‘무엇을 하기위해서(to do)’가 아니라 ‘사람이 되기위해서(to be)’라고 말합니다. 사실 하느님의 사람이 되는 평생공부보다 더 중요하고 어려운 공부도 없을 것입니다.


예전에 들었던 말이 생각납니다. ‘대가가 되려면 머리만 갖고는 안 된다. 먼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참된 공부는 사람이 되는 공부와 함께 갑니다. 그러고 보니 어느 분야든 대가의 경지에 이른 이들은 모두가 참으로 겸손한 전인적 통합적 사람들임을 깨닫습니다. 


단군이래 최고의 화가가 누구인지 아십니까? 겸재 정선(1676-1759)입니다. 화성畫聖이라 일컫는 겸재는 실로 93세까지 장수한 인격적으로도 훌륭한 분이었습니다. 


단군이래 최고의 학자는 누구인지 아십니까? 다산 정약용(1762-1836)입니다. 다산의 업적은 불가사의입니다. 수십년의 귀양살이 중에도 놀라운 업적에 72세의 장수를 누렸으며 인격적으로도 역시 훌륭한 분이었습니다. 


단군이래 최고의 서예가는 누구인지 아십니까? 추사 김정희(1786-1856)입니다. 72세까지 장수하셨고 장기간의 유배생활 중에도 놀라운 업적을 이룬, 인품으로도 참으로 훌륭했던 분입니다. 추사 김정희에 대한 전문가의 소개입니다.


“추사는 글씨뿐만 아니라 그림, 시와 문장, 고증학과 금석학, 차와 불교학 모든 분야에서 높은 경지를 신묘하게 깨달은 ‘르네상스적 학예인’이었다.”


사람들은 추사를 타고난 천재라고 말하지만 추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감동적인 두 일화입니다. 추사는 만년에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사자는 코끼리와 싸울 때도 온힘을 다하지만 토끼를 잡을 때도 온 힘을 다한다.” 말했다 합니다. 매사에 최선을 다해 치열하게 살았던 수행자 추사 김정희였습니다. 추사는 벗 권돈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씁니다.


“제 글씨는 아직 부족함이 많지만, 저는 70평생에 벼루 열 개를 밑창 냈고, 붓 일천 자루를 몽당붓으로 만들었습니다.”


참으로 대단히 노력했던 천재, 추사 김정희의 감동적인 고백입니다. 말 그대로 수행자로서 손색이 없는 참 사람이었습니다. 난초 그림의 대가 대원군에게 보낸 서신의 일부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구천구백구십구분까지 이르렀다 해도 나머지 일분만은 원만히 성취하기 어렵습니다. 이 마지막 일분은 웬만한 인력으로는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인력밖에서 나오는 것도 아니겠지요.”


2% 부족이 아니라 0.01%의 부족을 허락하지 않는 추사였습니다. 위 세분들은 모두가 참 사람의 경지에 이른 대가들이자, 종파에 상관없이 성인(聖人)의 경지에 이른 분들입니다. 참 사람이 되는 일은 하느님께 불림 받은 우리의 보편적 성소입니다. 요즘 새롭게 깨닫는 진리입니다.


“올바른 인생관에 올바른 삶의 자세요 여기 자연스럽게 따르는 심신의 건강이다. 마음의 순수가 건강의 기초다.”


웬만한 병은 하느님 이름 정성껏 부르며 다 낫게 했다는 인도의 성자 간디의 일화도 생각납니다. 그 마음 얼마나 순수했는지 깨닫습니다. 교육의 목적도 올바른 인생관을 지니고 참 사람이 되는 공부에 정진토록 하는데 있음을 봅니다. 그러니 끊임없는 회개를 통한 마음의 순수와 참 나가 되는 평생공부가 참으로 중요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저는 오늘 말씀을 묵상했습니다. 겉과 속이 다른 거짓 예언자들은 사람의 탈을 썼을 뿐 사람이 아닙니다. 


“그들은 양의 옷차림을 하고 너희에게 오지만 속은 게걸든 이리들이다.”


가면을 쓰지 않고 제 얼굴로 사는 이들이 참 사람입니다. 하여 나이 40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가면을 쓰지 않고 제 얼굴, 참 얼굴로 사는 이들도 많지 않을 것입니다. 하여 이창동 감독은 ‘시(詩)’라는 영화를 만들 때 70이 넘은 윤정희를 불렀다 합니다. 성형수술 않고 제 얼굴을 지닌 배우를 찾지 못해 파리까지 윤정희를 찾아 갔다는 웃지 못할 일화입니다.


“좋은 나무는 모두 좋은 열매를 맺고 나쁜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는다. 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나쁜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없다. 그들이 맺은 열매를 보고 그들을 알아볼 수 있다.”


언행(言行)의 열매를 보면 그 사람을 알수 있습니다. 마음이 좋은 사람이면 말, 글, 행동의 열매도 좋고 향기롭습니다. 어제 산책 중 자귀나무꽃 향기를 맡으며 써놓은 ‘존재의 향기’란 글입니다.


-꼭/일년만에 찾아 온/꽃

향기맡고/찾아내는/꽃

겸손한/존재의 향기 같은/꽃

은은한 향기/자귀나무/꽃-


좋은 나무가 열매뿐 아니라 꽃도 향기롭듯이 좋은 사람 역시 존재의 향기, 겸손의 향기를 풍깁니다. 좋은 나무와 나쁜 나무처럼 사람도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으로 확정지을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사람은 좋은 사람도 나쁜 사람도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존재입니다. 


하여 끊임없는 회개와 수행의 노력을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끝까지 회개의 끈, 수행의 끈을 잡고 참 사람이 되는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회개의 끈, 수행의 끈을 놔 버릴 때 안팎으로 무너짐과 동시에 나쁜 나무처럼 아니 죽은 나무처럼 될 수 있습니다. 


참 사람은 통합(integrity)되고 투명(transparency)한 사람입니다. 겸손과 순수의 사람입니다. 예수님은 진실로 우리를 참 사람이 되라 부르십니다. 안에서 보살피면 밖은 저절로 보살펴지기 마련입니다(Take care of the inside and the outside will take care of itself).


하여 우리 수도자들에게 참 사람이 되는 지름길은 기도와 노동이 균형잡힌 일과표에 따른 항구한 수행임을 깨닫게 됩니다. 평생 주님의 전사戰士로, 주님의 학인學人으로, 주님의 형제兄弟로 정진할 때 참 좋은 참 사람이 될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 열왕기 하권의 임금이 그 좋은 모범입니다.


‘임금은 주님의 집 기둥 곁에 서서, 주님을 따라 걸으며,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여 그분의 계명과 법령과 규정을 지켜, 그 책에 쓰여 있는 계약의 말씀을 실천하기로 주님 앞에서 계약을 맺었다. 그러자 온 백성이 이 계약에 동의하였다.’


마치 이 거룩한 미사장면을 상징하는 듯 합니다. 하루하루 주님을 따라 걸으며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해 주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평생수행이 있어 비로소 참 사람이 된다는 것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를 깨끗하고 거룩하게 하시며 평생수행에 항구할 수 있는 힘을 주십니다.


“주님, 당신 법령의 길을 가르치소서. 저는 끝까지 그 길을 따르오리다. 

 저를 깨우치소서. 당신 가르침을 따르고, 마음을 다하여 지키오리다.”(시편119,33.34).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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