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14. 월요일 성녀 오딜리아(662-720) 대축일 

                                                                                       이사35,1-4ㄷ.5-6.10 1코린7,25-35 루카11,33-36


                                                           “눈 먼 이들에게 빛을(Lumen Caecis)!”

                                                                                    -그리스도의 빛으로 살 수 있는 길-


오늘 미사전례는 좀 각별합니다. 오딜리아 연합회에 속한 왜관수도원을 비롯한 우리 요셉수도원은 어제 12.13일 성녀 오딜리아 대축일을 지내야 되지만 주일이었던 관계로 하루 늦춰 오늘 12,14일 지냅니다. 


“눈 먼 이들에게 빛을(Lumen Caecis)!”


오딜리아 연합회의 모토입니다. 그리스도는 빛입니다. ‘눈 먼 이들에게 빛을!’ 선물하는 것은 바로 우리의 사명입니다. 시각장애인으로 살다가 12세경 그리스도의 은총으로 눈 뜬 기적을 체험한 성녀 오딜리아입니다. 성녀 오딜리아를 주보성인으로 한 오딜리아 베네딕도 연합회는 전세계에 걸쳐 선교활동에 매진한 결과 베네딕도 연합회들 중 가장 역동적인 연합회가 되었습니다.


“눈 먼 이들에게 빛을!”

우리 자신이 그리스도의 등불이, 빛이 되어 사는 것입니다. 눈먼이들에게 그리스도의 빛이 되어 그들을 눈뜨게 하는 것입니다. 물론 우리가 하는 일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과연 어떻게 하면 그리스도의 빛으로 살 수 있겠는지요? 오늘 말씀에서 답을 찾았습니다.


첫째, 우리 자신부터 눈이 열려 그리스도의 빛이, 등불이 되어야 합니다. 

눈은 몸의 등불입니다. 등불이 온 방안을 환히 비추어 어둠을 몰아내듯 몸의 등불인 눈이 몸의 어둠을 몰아냅니다. 여기서 눈이 상징하는바 육안肉眼이 아니라 심안心眼, 마음의 눈입니다. 육안은 멀쩡해도 마음의 눈이 먼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하여 마음은 물론 몸도 어둠속에 있습니다.


“네 눈이 맑을 때는 온몸도 환하고, 성하지 못할 때는 몸도 어둡다. 그러니 네 안에 있는 빛이 어둠이 아닌지 살펴보아라. 너의 온몸이 환하여 어두운 데가 없으면, 등불이 그 밝은 빛으로 너를 비출 때처럼, 네 몸이 환해질 것이다.”


맘과 몸은 하나입니다. 눈은 마음의 거울이라 합니다. 눈을 보면 맘과 몸의 상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맘이 사랑으로 맑고 환하면 눈도 몸도 맑고 환합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심안心眼이 열린 깨끗한 사랑의 영혼들은 하느님을 봅니다. 그리스도의 빛이 되어 눈먼이들에게 빛을 선사함으로 이들을 눈뜨게 합니다. 그리스도의 등불이 되어 주변의 어둠을 밝힙니다.


둘째, 지나가는 현세 사물에 초연해야 합니다.

현세 사물에 대한 무시가 아니라 집착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빛에 눈이 열릴 때 초연함의 은총입니다. 현세 사물에 대한 집착에서 해방됩니다. 결혼이냐 독신이냐의 문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주님 중심의 삶이 중요합니다. 품위있고 충실하게 주님을 섬기는 삶이 관건입니다. 주님 중심의 삶일 때 현세 사물로 부터의 이탈이요 초연한 자유입니다.


“때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세상을 이용하는 사람은 이용하지 않는 사람처럼 사십시오. 이 세상의 형체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쏜살같이 흐르는 세월입니다. 일년의 시작인가 하면 벌써 일년의 끝자락입니다. 그러다 보면 아버지의 집으로의 귀가시간인 죽음도 금방입니다. 하루하루 처음이자 마지막처럼 사는 종말론적 삶을 살아갈 때 저절로 이탈의 초연한 삶입니다.


셋째, 늘 기쁘게 살아야 합니다.

마음의 눈이 열릴 때, 초연한 삶을 살아갈 때 저절로 기쁨의 선물입니다. 주님의 참 좋은 선물이 평화와 기쁨입니다. 자기를 텅 비운 이탈의 내적공간 가득한 주님의 평화와 기쁨입니다. 주님은 우리 모두에게 기쁨을 선사하시며 격려하십니다.


“너희는 맥 풀린 손에 힘을 불어넣고, 꺾인 무릎에 힘을 돋우어라. 굳세어져라. 두려워하지 마라. 보라, 그분께서 오시어 너희를 구원하신다.”


기쁘게 살 때 줄줄이 이어지는 삶의 기적입니다. ‘눈 먼이들은 눈이 열리고, 귀먹은 이들은 귀가 열리리라. 그때 다리저는 이는 사슴처럼 뛰고, 말못하는 이의 혀는 환성을 터뜨리리라.’ 그대로 풍요로운 삶의 기적을 상징합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마음의 눈을 열어주시고 기쁨 가득 선물하시어 초연한 자유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다음 묘사는 그대로 축복의  대림시기, 미사 축제에 참석한 우리 모두에게 주어지는 은총을 상징합니다.


“주님께서 해방시키신 이들만 그리로 돌아오리라. 그들은 환호하며 시온에 들어서리니, 끝없는 즐거움이 그들 머리 위에 넘치고, 기쁨과 즐거움이 그들과 함께하여, 슬픔과 탄식은 사라지리라.”(이사35,10).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43 기도와 삶 -기도가 답이다-2020.1.15.수요일 사부 성 베네딕도의 제자들 성 마오로와 성 쁠라치도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0.01.15 236
1842 온전한 삶 -삶의 중심을 잡읍시다-2020.1.14.연중 제1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1.14 108
1841 하느님의 나라 공동체 -꿈의 현실화-2020.1.13. 연중 제1주간 월요일 ​​​​​​​ 1 프란치스코 2020.01.13 120
1840 세례성사 은총의 축복 -하느님의 자녀답게, 아름답고 품위있게 삽시다-2020.1.12.주일 주님 세례 축일 프란치스코 2020.01.12 201
1839 작아지기(비움)의 여정 -참 하느님이시며 ‘영원한 생명’이신 예수님-2020.1.11.주님 공현 대축일 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1.11 164
1838 주님과 만남의 여정 -치유와 구원, 정화와 성화, 변모의 여정-2020.1.10. 주님 공현 대축일 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1.10 169
1837 우리는 누구인가? -주님의 전사戰士, 주님의 학인學人, 주님의 형제兄弟- ​​​​​​​2020.1.9. 주님 공현 대축일 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1.09 153
1836 삶의 중심中心 잡기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2020.1.8.주님 공현 대축일 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1.08 196
1835 예수님처럼! -서로 사랑합시다-2020.1.7.주님 공현 대축일 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1.07 137
1834 예수님처럼! -경계에서 경계인境界人으로 삽시다-2020.1.6. 주님 공현 대축일 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1.06 121
1833 하느님을 찾는 평생 여정 -순례자巡禮者이자 구도자求道者인 우리들-2020.1.5.주일 주님 공현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20.01.05 137
1832 만남의 축복 -“와서 보아라”-2019.1.4.주님 공현 대축일 전 토요일 3 프란치스코 2020.01.04 167
1831 하느님의 자녀답게 삽시다 -개안開眼의 여정-2020.1.3.주님 공현 대축일 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1.03 165
1830 주님의 연인戀人이자 친구親舊인 우리들 -예닮의 여정-2020.1.2.목요일 성 대 바실리오(330-379)와 나지안조의 성 그레고리오 주교 학자(329/30-389/90)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0.01.02 158
1829 축복 받은 우리들! -영광과 평화, 침묵과 관상, 찬미와 감사-2020.1.1.수요일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세계 평화의 날) 1 프란치스코 2020.01.01 214
1828 진리의 연인戀人 -생명과 빛, 은총과 진리가 충만한 삶-2019.12.31.화요일 성탄 팔일 축제 제7일 1 프란치스코 2019.12.31 195
1827 영적 성장과 성숙 -삶의 목표-2019.12.30.월요일 성탄 팔일 축제 제6일 1 프란치스코 2019.12.30 301
1826 성가정 교회 공동체 -선택된 사람, 거룩한 사람, 사랑받는 사람답게-2019.12.29. 주일(가정 성화 주간)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1 프란치스코 2019.12.29 236
1825 빛 속에서의 삶 -끊임없는 회개가 답이다-2019.12.28.토요일 죄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 1 프란치스코 2019.12.28 157
1824 ‘생명의 말씀’과의 친교 -충만한 기쁨-2019.12.27.금요일 성 요한 사도 복음 사가 축일 1 프란치스코 2019.12.27 159
Board Pagination Prev 1 ... 73 74 75 76 77 78 79 80 81 82 ... 170 Next
/ 170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