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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3.6. 사순 제4주일 

                                                                             여호5,9ㄱㄴ.10-12 2코린5,17-21 루카15,1-3.11ㄴ-32


                                                                               아버지의 자녀답게

                                                                                  -자비로운 삶-


며칠전 5명의 6학년 때 초등학교 제자들이 예전의 담임 선생이었던 저를 찾았습니다. 그중 둘은 졸업후 40년만에 처음으로 만난 50대 초반의 중년의 제자들이었습니다. 20대 후반 총각선생 시절 전부를 바쳐 사랑했던 제자들이었습니다. 모두가 힘든 세월 힘껏 살아낸 자랑스런 제자들이었습니다. 마치 옛고향을 찾은 듯 동심으로 돌아가 모두 즐거워하고 행복해 했고 함께 사진도 찍었습니다.  


“이렇게 찾아 뵐 수 있는 선생님이 계셔서 참 좋습니다. 선생님을 뵙고 싶어하는 제자들이 많습니다. 선생님은 저희의 구심점求心點입니다.”


구심점이란 말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돌아갈 구심점의 고향을 잃은 사람들이 참 많은 시절입니다. 돌아갈 쉴 곳도, 쉴 분도, 돌아갈 길도 잃어버린 사람들입니다. 귀가, 귀원, 귀향, 귀천 등 돌아갈 '귀歸'자가 들어가는 말들이 우리 인간의 원초적 귀소본능을 상징합니다. 


이런 귀자가 상징하는바 궁극의 돌아갈 분이자 집인 ‘아버지’이자 ‘아버지의 집’입니다. 오늘 복음의 작은 아들이 궁지에서 생각난 것이 아버지의 집이었고 마침내 아버지의 집으로의 귀가의 여정에 오릅니다. 오늘 복음은 참으로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의 본향인 아버지의 집을 생각하게 하고 길잃은 우리의 길을 찾게 해줍니다.


우리의 본향인 아버지가 계신 아버지의 집은 어디입니까? 바로 여기가 자비하신 아버지가 계신 고향입니다. 방황하지 말고 자비하신 아버지를 모시고 살 듯이 그렇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복음의 큰 아들과 작은 아들은 우리 인간의 보편적 모습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두 아들들과는 달리 자비하신 아버지인 하느님을 모시고 자비하신 아버지의 아들답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바로 이점에서 복음의 두아들은 실패했습니다만 복음은 우리 모두에게 열려 있습니다. 자비하신 아버지를 닮는 것은 우리의 평생 숙제이기 때문입니다. 무능할 정도로 자비하신 아버지입니다. 깨달아 돌아올 때까지 끝까지 기다리는 인내와 기다림의 아버지입니다. 작은 아들이 귀가했을 때는 무조건 환대하며 아들로서의 품위를 회복시켜준 아버지였습니다.


아버지의 집을 떠나 거지처럼 살다가 이젠 아버지의 아들답게 살게 된 작은 아들입니다. 과연 내 삶의 자리에서 끊임없는 회개를 통해 아버지의 아들답게 살고 있는지요. 바로 자비하신 아버지를 닮아 갈 때 비로소 '아들답게' 사는 것이 됩니다. 큰 아들은 평생 아버지와 함께 살았지만 아들답게 살지는 못했습니다.


“보십시오. 저는 여러 해 동안 종처럼 아버지를 섬기며, 아버지의 명을 한 번도 어기지 않았습니다.”


외적으로는 더할 나위 없는 모범적 큰 아들인데 오늘 본색이 드러납니다. 작은 아들뿐 아니라 큰 아들 역시 우리의 모습입니다. 내용적으로는 부자父子관계가 아닌 주종主從관계로 산 것입니다. 등잔밑이 어둡다고 자비하신 아버지를 몰랐고 부자관계 역시 빈약했음을 봅니다. 


아무리 신앙생활 오래해도 아버지와의 관계 또한 이럴 수 있습니다. 큰 아들의 항의에 전전긍긍, 큰 아들을 설득하고 달래는 아버지입니다. 오늘 복음엔 큰 아들의 반응은 숙제로 남았습니다. 바로 우리가 큰 아들이라면 회개하여 아버지의 자비로운 마음에 동참하여 자비하신 아버지의 아들답게 살라는 것입니다.


아마 예수님은 되찾은 아들의 비유를 들면서 자비로운 아버지의 모습에 자신을 비추어 보며 성찰했음이 분명합니다. 큰 아들, 작은 아들은 자비로운 아버지의 아들답게 살지 못했지만 예수님은 참으로 아버지의 아들답게 사셨습니다. 


바로 예수님이 아버지의 아들답게 삶의 모델입니다. 두 아들들의 실패를 완전히 만회한 하느님의 아드님, 주 예수 그리스도님입니다. 우리 또한 그리스도 안에서 살아갈 때 비로소 아버지의 아들답게 존엄한 품위의 삶을 살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하느님은 자비하신 아버지이십니다. 일치와 화해의 중심이요 시종일관 우리와 함께 해주시는 분입니다. 오늘 1독서에서 하느님의 백성은 약속된 땅에 들어가서 파스카 축제를 지냅니다. 그들이 그 땅의 소출을 먹은 다음 날 만나가 멎었다 합니다. 늘 당신 백성을 챙기시는 자비하신 아버지의 면모가 은연중 드러납니다. 


매일 당신 아드님의 파스카 축제인 미사를 통해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자비하신 아버지입니다. 자비하신 아버지의 아들이 되는 길은 예수님과의 일치에 달렸습니다. 그리스도와의 관계의 깊이는 그대로 아버지와의 관계의 깊이를 반영합니다.


“형제 여러분,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그는 새로운 피조물입니다. 옛것은 지나갔습니다. 보십시오. 새것이 되었습니다.”


그리스도 안에 있을 때 새로운 피조물이요 아버지와의 화해입니다. 하여 아버지와의 관계도 깊어져 비로소 아버지의 아들답게 살 수 있습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과의 화해와 일치를 깊게 하시어 우리 모두 아버지의 아들답게 자비로운 삶을 살게 하십니다.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너희는 맛보고 깨달아라.”(시편34,9ㄱ).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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