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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2. 연중 제29주간 토요일                                                                    에페4,7-16 루카13,1-9


                                                                          회개의 여정

                                                                        -사랑의 성장-


-“주님의 집에 가자!”할 때, 나는 몹시 기뻤노라.-(시편122,1).


오늘 화답송 시편 첫구절을 산티아고 800km, 2000리 순례길을 걸을 때 얼마나 많이 노래했는지요. 이 시편기도 덕분에 기적처럼 지침이 없이 샘솟는 힘으로 나르듯 걸은 2000리 순례길입니다. 주마등처럼 떠오르는 2014년 가을 산티아고 순례의 추억입니다. 


늘 새벽 2시에 일어나 헤드랜턴을 하고 강론을 썼고, 이어 고국의 사랑하는 믿음의 벗들에게 카톡사진을 전송했으며, 역시 5시에 헤드랜턴을 하고 박용대 이냐시오 도반과 함께 미사를 봉헌하고 간단한 아침 식사후 6시부터 동터올 때까지 헤드랜턴을 하고 걸었습니다. 


하여 시속 4km로 걸었고 12시에서 2시 사이에는 목적지 알베르게에 도착하여 짐을 풀었습니다. 그러니 매일 아침 6시부터 6시간 내지 8시간을 걸었고 이때 끊임없이 바친 기도가 위 시편이었습니다. 


산티아고 순례 여정은 그대로 회개의 여정이었음을 깨닫습니다. ‘사랑이 답이다.’ ‘기도가 답이다.’ ‘믿음이 답이다.’에 하나를 더 추가한다면, ‘회개가 답이다.’는 확신입니다.


삶은 회개의 여정입니다. 한 번으로 끝나는 회개가 아니라 죽는 날까지 끊임없이 계속되어야 하는 회개의 여정입니다. 회개없이는 믿음도 영적성장도 사랑의 일치도 없습니다. 회개는 죄로부터 떠남과 동시에 믿음 안에서 예수님을 향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주제 역시 회개입니다. 빌라도에 의해 살해된 예루살렘 사람들에 대해, 또 실로암 탑이 무너지면서 깔려 죽은 사람들에 대한 사람들의 본능적 반응은 죄의 결과가 아닌가 생각했던 듯 싶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이해할 수 없는 불가사의한 일이 얼마나 많이 벌어지는지요? 무죄하다 생각되는 이들의 고통이나 시련, 죽음입니다. 


‘왜?’ '어찌하여?' '어떻게?' 묻지만 답은 없습니다. 흔히 이런 일들을 겪거나 대하면 우리는 십중팔구 죄와 연결시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예수님의 반응은 단호합니다. 예수님은 거푸 두 번이나 말씀하십니다.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멸망할 것이다.”


하여 복음의 앞단락의 주제도 ‘회개하지 않으면 멸망한다.’입니다. 그러니 이런저런 불행한 일을 겪거나 대할 때 우선 생각할 바는 회개입니다. 사실 눈만 열리면 모두가 ‘회개의 표징들’입니다. 우리가 살아있음도 회개하라 연장되는 날들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이어지는 복음의 ‘열매를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의 비유’가 이를 입증합니다. 포도재배인과 주인의 대화가 의미심장합니다. 주인이 하느님이라면 포도재배주인은 우리의 변호자 예수님입니다.


“보게 내가 삼년 째 와서 이 무화과 나무에 열매가 달렸나 하고 찾아 보지만 하나도 찾지 못하네. 그러니 이것을 잘라 버리게. 땅만 버릴 이유가 없지 않은가?”


새삼 우리 회개의 열매를 점검하게 됩니다. 끊임없는 회개와 더불어 내적성장의 열매가 믿음의 열매, 희망의 열매, 사랑의 열매들입니다. 인생 가을에 접어들면 저절로 확인하게 되는 회개의 열매, 신망애信望愛의 삶의 열매들입니다.


“주인님, 이 나무를 올해만 그냥 두시지요. 그동안에 제가 그 둘레를 파서 거름을 주겠습니다. 그러면 내년에는 열매를 맺겠지요, 그러지 않으면 잘라 버리십시오.”


우리의 변호자이신 예수님의 말씀 같습니다. 바로 오늘 지금 여기가 회개의 자리임을 깨닫습니다. 결코 연기할 수 없는 즉각적인 회개의 실행입니다. 죄의 원인을 캐는 부질없는 일에 시간을 낭비할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 회개를 통해 새롭게 시작하는 것입니다. 날마다 회개를 통해 새롭게 시작하라 아침마다 거행되는 이 거룩한 미사입니다.


삶은 회개의 여정입니다. 답은 회개뿐이 없습니다. 회개없이는 믿음도 사랑의 성장도 공동체의 일치도 없습니다. 회개를 통해 주님께로부터 저마다 받은 은총의 직무를 새롭게 발견합니다. 회개에 이어 사랑의 내적성장입니다. 그러나 공동체와 분리된 개인의 성장은 없습니다. 공동체와 함께하는 개인의 성장입니다. 다음 바오로의 말씀이 이를 입증합니다.


“성도들이 직무를 수행하여 ‘그리스도의 몸’을 성장시키는 일을 하도록, 그를 준비시키려는 것입니다. 하여 우리 모두 하느님의 아드님에 대한 믿음과 지식에서 일치를 이루고 성숙한 사람이 되어 그리스도의 충만한 경지에 도달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몸인 지체들의 성장과 더불어 비로소 성숙한 사람으로의 성장입니다. 혼자 성장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몸인 공동체와 더불어의 성장입니다. 그러니 공동체와 유리된 그리스도의 충만한 경지에 이르는 성숙한 사람은 애당초 불가능한 환상입니다. 하여 예나 이제나 부부들의 피정지도때 제가 자주 드는 예가 있습니다.


“혼자는 천국에 못들어 갑니다. 부부점수 합하여 평균 60점 넘어야 둘다 함께 하늘 나라 입장입니다. 그러니 신앙생활을 할 때는 항상 배우자를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말하며 부부공동체의 일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시킵니다. 공동체 안에서 사람이지 공동체를 떠나면 괴물이나 폐인되기 십중팔구입니다. 에페소서의 마지막 대목이 개인의 성장이 얼마나 깊이 그리스도의 몸인 공동체와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지 깨닫게 해줍니다.


“우리는 사랑으로 진리를 말하고 모든 면에서 자라나 그분에게까지 이르러야 합니다. 그분은 머리이신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분 덕분에, 영양을 공급하는 각각의 관절로 온몸이 잘 결합되고 연결됩니다. 또한 각 기관이 알맞게 기능을 하여 온몸이 자라나게 됩니다. 그리하여 사랑으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몸인 공동체 안에서 더불어 사랑의 성장입니다. 그러니 회개를 통한 공동체 안에서의 제자리를 찾아 제직무에 충실함이 공동체는 물론 개인의 성장에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 안에서 당신과의 일치를 통해 성숙한 사람으로 성장시켜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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