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7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6.11.6. 연중 제32주일 

                                                                                            마카베오하7,1-2.9-14 2테살2,16-3,5 루카20,27-38


                                                                              부활의 희망


지난 무아의 집 수녀원 피정집에서의 영적체험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사제관 출입구 문을 열었을 때의 확트인 전망에 상쾌한 기분, 해방감입니다. 하여 ‘아, 여기가 천국이구나!’ 도착한 다음날의 강론제목이었고, 11월 위령성월 모든 성인들의 대축일 미사때도 이런 체험의 연장선상에서 ‘희망성월’이란 제목으로 강론을 했습니다.


위령성월은 음울하고 쓸쓸한 달이 아니라 희망으로 활짝 열린 희망 성월聖月이라는 것입니다. 죽음이 마지막이 아니라 죽음의 문은 바로 천국의 문이며 죽음의 문, 천국의 문을 열었을 때 활짝 펼쳐지는 하늘나라 천국이라는 것입니다. 하여 저는 늘 죽음은 무無에의 환원이 아니라 아버지의 집으로의 귀가歸家라 설명합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의 궁극의 희망, 부활의 희망입니다. 살아계신 하느님께 우리의 부활은 너무나 자명한 현실입니다. 생명의 하느님이 계시지 않으면 부활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늘 우리와 함께 계시기에 지금 여기서 이미 부활의 삶을 살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천국의 삶이 지금 여기서 시작되었듯이 부활의 삶도 지금 여기서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부활의 기쁨, 부활의 희망을 앞당겨 사는 복된 우리 하느님의 자녀들입니다. 요한복음의 주님 말씀도 기억하실 것입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고, 또 살아서 믿는 모든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


이미 부활의 영원한 삶을 살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오늘 부활의 기쁨을 노래한 화답송 후렴 시편은 얼마나 흥겹고 위로가 되었는지요.


“주여 깨어나 당신을 뵈옴으로 내 흡족하오리다.”


어제 연중 32주일 저녁성무일도 성모후렴과 오늘 아침성무일도 즈가리야 후렴도 똑같이 오늘 복음을 근거로 부활의 기쁨을, 부활의 믿음을, 부활의 희망을 노래했습니다.


“하느님은 죽은 자의 하느님이 아니라 살아 있는 자의 하느님이시니 그분 앞에서는 모든 이가 살아 있는 도다.”


이런 부활의 기쁨의 빛이 우리 내면을 환히 비추고 위무慰撫합니다. 부활의 희망이 우리를 살게 하는 힘입니다. 하여 오늘 강론 제목도 ‘부활의 희망’입니다. 그러나 모두가 부활을 믿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 복음의 소제목 역시 ‘부활논쟁’입니다. 


부활을 믿지 않는 사두가이와 부활을 믿는 예수님과 바리사이들간의 논쟁입니다. 물론 결과는 ‘사람들은 감히 그분께 더 이상 묻지 못하였다.’하며 예수님의 압도적 승리를 말하지만 과연 사두가이들은 예수님의 말씀에 승복하여 부활을 믿었을까요? 아마 믿지 않았을 것입니다. 우리에게 ‘부활을 정말 믿느냐?’ 묻는 다면 주저하는 이들도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부활을 믿습니다. 오늘 사두가이들이 생각하는 바 부활은 현실의 연장선상에서의 부활입니다. 이들이 논쟁 의도는 순수하지 못합니다. 예수님을 망신주려는 의도가 역연합니다. 이들이 들은 예는 거의 있을 수 없는 억지스런 상상의 소산일뿐입니다.


“그러면 부활 때에 그 여자는 그들 가운데 누구의 아내가 되겠습니까? 일곱이 다 그 여자를 아내로 맞아들일 것입니다.”


정말 현실의 연장선상에서의 부활이라면 답이 없습니다. 이런 부활이라면 없는 것이 낫습니다. 살아 온 삶을 다시 사는 부활의 삶이라면 살고 싶어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부활의 희망은 이런 것이 아닙니다. 부활의 믿음은 순전히 은총입니다. 부활의 희망이 진짜 희망입니다. 바로 오늘 제1독서 마카오베기 하권의 순교자 일곱 형제가 그 좋은 본보기입니다.


“이 지체들을 하늘에서 받았지만, 그분의 법을 위해서라면 나는 이것들을 하찮게 여기오. 그러나 그분에게서 다시 받으리라 희망하오.”


“하느님께서 다시 일으켜 주시리라는 희망을 간직하고, 사람들의 손에 죽는 것이 더 낫소. 그러나 당신은 부활하여 생명을 누릴 가망이 없소.”


한결같이 부활의 희망을 고백하고 부활을 믿으며 순교한 일곱 형제들입니다. 그러니 지금 여기서부터 부활의 희망을, 부활의 믿음을 살아야 합니다. 이 또한 주님의 미사은총입니다. 정말 두려운 것은 살아서 이미 부활의 희망을 살지 못했다면 죽어서도 부활의 삶을 살 수 없다는 것입니다.


사두가이들의 황당한 궤변에 예수님은 추호도 당황하거나 망설임 없이 정공법으로 이들을 제압합니다. 예수님의 부활에 대한 설명은 얼마나 명쾌한지요. 결코 현재의 연장선상에서의 부활이 아님을, 또 이런 부활의 삶은 은총임을 명백히 밝히십니다.


“저세상에 참여하고 또 죽은 이들의 부활에 참여할 자격이 있다고 판단받는 이들은 더 이상 장가드는 일도 시집가는 일도 없을 것이다. 천사들과 같아져서 더 이상 죽는 일도 없을 것이다. 그들은 부활에 동참하여 하느님의 자녀가 된다.”


바로 이것이 우리의 복된 운명, 복된 미래입니다. 이의 생생한 예표가 결혼하지 않고 하늘나라를 위해 독신의 천사적 삶을 살고 있는 우리 수도자들입니다. 아니 이미 세례를 통하여 죽고 부활하신 파스카 주님과 함께 하느님의 자녀되어 사는 우리 믿는 이들 역시 이미 부활에 참여하여 영원한 삶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생명의 하느님이십니다. 추상적인 하느님이 아니라, 주님은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 또 여기 있는 나의 하느님입니다. 그분은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십니다. 사실 하느님께는 모든 사람이 살아있는 것입니다. 


살아있다 하여 다 살아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 안에서, 하느님과 함께 살아있음을 깨어 실감하는 이들이 진정 살아있는 것이며 이미 지금 여기서 부활의 삶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어제 어느 20대 후반 자매의 고백이 생각납니다. 어머니가 목숨을 끊으므로 고아가 되어 외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자매입니다.


“어머니가 목숨을 끊었던 다음 날, 어머니가 꿈에 나타났어요. 나체로 등뒤에서 볼 때는 어머니 모습이었는데 등을 돌려 나를 바라보는 얼굴은 엄마가 아니라 악마였어요. 그리고 ‘너 때문에 내가 죽었다고, 네가 나를 죽였다.’고 부르짖었어요. 


너무 생생한 꿈이 었어요. 꿈에서 깨어나자 즉시 울면서 신심깊은 외할머니께 전화했어요. 악마의 유혹이니 걱정말고 이제 냉담풀고 성당에 나가 기도하라고. 다음날부터 성당에 가서 간절히 어머니를 위해 기도했어요. 어머니를 구해 달라고. 3일후에 또 꿈을 꿨어요. 


어머니께서 환한 빛으로 나타나셨고 딱 세 말씀하셨어요. ‘됐다!’ ‘믿는다!’ ‘잘해!’. 그리고 여기 수도원에 일주 피정왔어요. 너무나 편안하고 위로 받았어요. 여기서 살고 싶어요.”


요지의 고백이었습니다. 이 또한 자매에게는 하느님의 선물 같은 부활 체험입니다. 부활은 죽어서가 아니라 지금 여기서부터 시작입니다. 세례를 통해 주님과 함께 죽고 살아서 하느님의 자녀되어 주님과 함께 영원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이기 때문입니다. 


고백한 후 즉시 너무 마음에 와 닿았다는 쪽지에 적어 온 성서귀절을 보여주었고 성서를 펼치어 카톡으로 찍었습니다. 코린토 1서 15,12-34절 까지로 ‘죽은 이들의 부활’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특히 자매가 지적한 것은 다음 구절입니다. 


“그리스도께서 되살아 나지 않으셨다면, 여러분의 믿음은 덧없고, 여러분 자신은 아직도 여러분이 지은 죄 안에 있을 것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잠든 이들도 멸망하였을 것입니다. 우리가 현세만을 위하여 그리스도께 희망을 걸고 있다면, 우리는 모든 인간 가운데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 그리스도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 나셨습니다.”(1코린15,17-20ㄱ)


미사 시 성찬전례중 다음 죽은 이들을 위한 기도는 얼마나 감사하고 위로가 되는지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부활의 희망 속에 고이 잠든 교우들과 세상을 떠난 다른 이들도 모두 생각하시어 그들이 주님의 빛나는 얼굴을 뵈옵게 하소서.---저희 눈에서 눈물을 다 씻어 주실 그때에 하느님을 바로 뵈오며 주님을 닮고 끝없이 주님을 찬미하리이다.”


주님은 성실하신 분이시므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여러분의 힘을 북돋우시고 악에서 지켜주실 것입니다. 또 여러분의 마음을 이끄시어 하느님의 사랑과 그리스도의 인내에 이르게 해 주실 것입니다.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70 사람이 성전聖殿이다 -사람의 전통(인습)이 아닌 하느님의 계명을-2020.2.11. 연중 제5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2.11 178
1869 참 아름다운 연인이자 도반이신 분 -주 예수 그리스도님-2020.2.10.월요일 성녀 스콜라 스티카 동정(480-543) 축일 1 프란치스코 2020.02.10 271
1868 살맛나게 하는, 어둠을 밝히는 사람들 -세상의 소금, 세상의 빛-2020.2.9.연중 제5주일 1 프란치스코 2020.02.09 264
1867 봉헌의 여정 -사랑의 봉헌, 봉헌의 기쁨, 봉헌의 행복, 봉헌의 아름다움-2020.2.8.토요일 툿징 포교 베네딕도 서울 수녀원 은경축 미사 1 프란치스코 2020.02.08 280
1866 찬미의 기쁨, 찬미의 힘, 찬미의 축복 -하느님 중심의 삶- ​​​​​​​2020.2.7.연중 제4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2.07 152
1865 떠남의 여정 -‘꼰대’가 되지 맙시다-2020.2.6.목요일 성 바오로 미키(1564-1597)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0.02.06 142
1864 믿음의 힘 -기도, 회개, 믿음-2020.2.5.수요일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231-249/51)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0.02.05 209
1863 “탈리타 쿰! 일어나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믿음의 여정, 믿음의 전사-2020.2.4. 연중 제4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2.04 188
1862 비움과 겸손의 수련修鍊 여정 -하느님 중심의 삶-2020.2.3.연중 제4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2.03 134
1861 거룩하고 아름다운 봉헌의 여정 -봉헌과 축복-2020.2.1.주일 주님 봉헌 축일(축성 생활의 날) 1 프란치스코 2020.02.02 179
1860 믿음의 여정 -회개와 믿음- 2020.2.1.연중 제3주간 토요일 ​​​​​​​ 1 프란치스코 2020.02.01 151
1859 '하느님 나라'의 교육 원리 -인내와 겸손, 비움의 여정-2020.1 .31.금요일 성 요한 보스코 사제(1815-1888)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0.01.31 155
1858 배움의 여정 -무지의 어둠에서 자비의 빛으로-2020.1.30.연중 제3주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1.30 294
1857 절망은 없다 -묵묵한, 충실한, 한결같은 찬미와 감사의 삶-2020.1.29.연중 제3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1.29 130
1856 참 좋은 최상의 전례 -기도시, 노래, 춤-2020.1.28. 화요일 성 토마스 아퀴나스 사제 학자(1225-1274)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0.01.28 247
1855 성령의 힘 -삶의 중심과 성령-2020.1.27.연중 제3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1.27 140
1854 참 아름다운 하늘 나라 공동체의 행복한 삶 -회개, 추종, 일치-2020.1.26. 제3주일 1 프란치스코 2020.01.26 146
1853 배움의 여정 -축복, 겸손, 깨어있음-2020.1.25.토요일 설 1 프란치스코 2020.01.25 120
1852 삶에 본질적인 것은 주님과 관계의 깊이다 -기도와 삶의 중심-2020.1.24.금요일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주교 학자(1567-1622)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0.01.24 201
1851 '제자리'와 '거리'를 지켜내는 일 -사랑과 지혜, 겸손- 2020.1.23.연중 제2주간 목요일 ​​​​​​​ 1 프란치스코 2020.01.23 138
Board Pagination Prev 1 ... 73 74 75 76 77 78 79 80 81 82 ... 171 Next
/ 17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