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7. 목요일 성 암브로시오 주교(340-397) 기념일 

이사26,1-6 마태7,21.24-27



누가 진정 슬기로운 수행자修行者인가?

-주님 반석 위에 인생집을 짓는 사람-



“만군의 주님은 우리와 함께 계시다. 

 야곱의 하느님이 우리 바위이시다.”(시편46.8)


저녁 성무일도 제1주간 2번째 후렴 곡이 생각납니다. 부를 때 마다 힘이 솟는 느낌이라 자주 흥얼거리며 끊임없는 기도로 바치는 곡입니다. 이어지는 시편도 은혜롭습니다.


“하느님은 우리 힘, 우리 숨는 곳/어려운 고비마다 항상 구해 주셨기에

 설령 땅이 뒤흔들린단들/산들이 해심으로 빠져 든단들

 우리는 무서워하지 않으리라.“(시편46,2-3)


주님 반석 위에 세워진 인생집이 제일입니다. 한 번에 완성되는 반석 위에 집이 아니라 평생 주님 안에서 한결같은 삶을 통해 완성되는 반석 위에 인생집입니다. 이래서 우리 분도수도자들의 정주서원이 고맙습니다. 말 그대로 하느님 반석 위에 인생집을 세우기로 한 서원입니다. 제가 매일 써서 나누는 강론 역시 가장 확실히 반석 위에 인생집을 짓는 일입니다. 


누구나 결심만 하면 지을 수 있는 주님 반석 위에 인생집입니다. 각자 그 삶의 자리에서 꾸준히 지어가야 할 주님 반석 위에 인생집입니다. 이런 이가 진정 슬기로운 사람이요 한결같은 신뢰의 사람입니다. 어려운 중에도 이렇게 주님께 대한 한결같은 신뢰로 반석 위에 세워진 인생을 살아가는 이들을 보면 저절로 감동이 됩니다. 


어제 4년만에 수도원에 피정 온 형제와의 면담중 대화가 생각납니다.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 하기에 강력히 또 간곡히 조언했습니다.


“형제님은 어려운 환경중에도 잘 살아 오셨습니다. 바로 형제님은 주님 반석 위에 인생집을 지어오셨습니다. 잘 하신 것입니다. 삶은 비상하지 않습니다. 답은 가까이 지금 여기 있습니다. 지금 살아 오신 믿음의 바탕위에 새롭게 시작하면 됩니다. 구원의 하늘길은 늘 지금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그렇습니다. 내 삶의 자리에서 주님을 신뢰하여 하루하루의 평범한 일상에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을 행하면 됩니다. 말그대로 하느님 중심의 삶입니다. 아버지의 뜻을 실행함으로 하느님께 영광을 돌리는 삶, 하느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입니다. 이렇게 살아갈 때 주님은 우리를 끊임없이 위로하시고 치유하시며 기쁨과 평화를 선물하십니다.


‘주님, 주님!’한다고 모두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하늘에 계신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갑니다. 기도가 필요없다는 말이 아니라 실행이 없는 기도를 질책하는 것입니다. 아버지의 뜻을 실행함이 없는 기도는 공허할 뿐입니다. 사실 관상과 활동은 기도와 일은 둘이자 하나입니다. 또 둘은 함께 갑니다.


“너희는 길이길이 주님을 신뢰하여라. 주 하느님은 영원한 반석이시다.”(이사26,4)


주님을 신뢰하는 이들은 주님의 뜻을 실행하는 데 지체하지 않습니다. 신뢰와 실행이 하나가 됩니다. 바로 주님은 이런 이들을 인정하시고 사랑하시며 친히 이들의 반석이 되어 주십니다.


“그러므로 나의 이 말을 듣고 실행하는 이는 모두 자기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슬기로운 사람과 같다. 비가 내려 강물이 밀려오고 바람이 불어 그집에 들이쳤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반석위에 세워졌기 때문이다.”(마태7,24-25)


평상시는 모릅니다. 그러나 위기시 빛을 발하는 반석 위에 인생집입니다. 누가 대신 지어줄 수 있는 인생집이 아닙니다. 날림공사로 순식간에 지을 수 있는 인생집이 아닙니다. 우보천리, 우직하고 성실한 자세로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며 욕심없이 비움의 겸손한 자세로 하루하루 지어가야할 반석 위에 인생집입니다. 다음 복음의 마지막 주님의 충격적 말씀이 우리의 회개를 촉구합니다.


“그러나 나의 이 말은 듣고 실행하지 않는 자는 모두 자기 집을 모래 위에 지은 어리석은 사람과 같다. 비가 내려 강물이 밀려오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휘몰아치자 무너져 내렸다.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마태7,26-27).


무너지기로 말하면 순식간입니다. 모래위에 세워진 인생집을 말하는 것입니다. 삶에 일확천금의 우연이나 요행은 없습니다. 혹 있다해도 불행으로 귀결됩니다. 삶에는 비약이나 도약도 없고 첩경의 지름길도 없습니다. 


과연 내 인생집은 어느 경우에 해당됩니까? 슬기로운 사람처럼 반석 위에 인생집입니까, 혹은 어리석은 사람처럼 모래 위에 인생집입니까? 깨달아 시작하며 늦지 않습니다.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슬기로운 사람이 되어 새롭게 주님 반석 위에 인생집을 세우시기 바랍니다. 하느님 친히 도와 주십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슬기로운 사람이 되어 당신 반석위에 인생집을 잘 지을 수 있도록 도와 주십니다.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69 예수는 봄이다-부활하신 주님과의 만남-2017.4.19. 부활 팔일 축제 내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7.04.19 132
1868 예수 성탄의 큰 기쁨-하느님께 영광, 사람들에게 평화-2016.12.25. 주일 예수 성탄 밤 미사 프란치스코 2016.12.24 159
1867 예수 성탄의 의미 -말씀이 사람이 되시다-2015.12.25. 금요일 예수 성탄 대축일 낮미사 프란치스코 2015.12.25 386
1866 예수 성심聖心의 사랑과 삶 -온유와 겸손-2020.6.19.금요일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대축일(사제 성화의 날) 1 프란치스코 2020.06.19 196
1865 예수 성심聖心의 사랑 -하느님 사랑-2021.6.11.금요일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21.06.11 136
1864 예수 성심聖心의 사랑 -예수님이 답이다-2018.6.30. 연중 제12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6.30 113
1863 예수 성심(聖心) 예찬-2015.6.12. 금요일 예수 성심 대축일(사제 성화의 날) 프란치스코 2015.06.12 576
1862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 -하느님은 우리와 늘 함께 하시는 ‘영원한 순례자’이시다-2022.12.17. 토요일 12월17일 프란치스코 2022.12.17 180
1861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 -주님의 위로와 치유-2018.12.17.대림 제3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18.12.17 123
1860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 -그리스도교 신자信者들의 영적 뿌리-2019.12.17. 대림 제3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9.12.17 134
1859 예수 그리스도님 -우리는 예수님의 제자이자 친구이다- “서로 사랑하여라”2023.4.4.성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3.04.04 286
1858 예수 그리스도 중심의 삶 -아름답고 품위있고 평화로운 삶-2017.9.22. 연중 제24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17.09.22 113
1857 예닮의 여정, 행복의 여정 -생명의 빵-2019.5.8.부활 제3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5.08 163
1856 예닮의 여정, 봉헌의 여정 -사랑, 순종, 찬미-2019.5.5.부활 제3주일 생명주일 1 프란치스코 2019.05.05 120
1855 예닮의 여정 -하늘에 보물을 쌓는 삶-2019.6.23. 주일.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성혈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19.06.23 164
1854 예닮의 여정 -하느님의 자녀로서 자유로운 삶-2023.10.30.연중 제30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3.10.30 149
1853 예닮의 여정 -하느님 말씀의 생활화-2019.10.12.연중 제27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9.10.12 169
1852 예닮의 여정 -청할 것은 단 하나 ‘사랑’뿐이다- 2020.5.23.부활 제6주간 토요일 ​​​​​​​ 1 프란치스코 2020.05.23 118
1851 예닮의 여정 -참나의 삶; 사랑과 순종-2022.4.28.부활 제2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2.04.28 179
1850 예닮의 여정 -진리이신 예수임을 증언하는 삶-2023.1.6.주님 공현 대축일 전 금요일님 프란치스코 2023.01.06 199
Board Pagination Prev 1 ... 73 74 75 76 77 78 79 80 81 82 ... 171 Next
/ 17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