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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5.21.부활 제5주간 화요일                                                                        사도14,19-28 요한14,27-31ㄱ

 

 

 

참 좋은 선물

-평화-

 

 

 

주님이건 사람이건 참 좋은 선물이 평화입니다. 부활후 제자들에게 나타나셨을 때 주신 선물 역시 평화였습니다. 많은 이들 역시 주님의 평화를 찾아 수도원에 옵니다. 면담고백성사를 받는 분들이 원하는 바 역시 충고나 조언보다는 위로와 평화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세상을 떠나기전 제자들에게 참 좋은 평화를 선물하십니다.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는 다르다.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도, 겁을 내는 일도 없도록 하여라.”(요한14,27)

 

고백성사때 보속 처방전 말씀으로 많이 써드리는 성구중 하나입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선물보다 참 좋은 선물도 없습니다. 참으로 행복하고 자유롭게 하는 평화입니다. 고통중에서도 내적평화를 누리게 하는 평화입니다. 성인들이 고통중에도 누린 평화가 바로 이런 주님 선물의 평화입니다.

 

내가 수양해서 또 쟁취하여 얻는 평화가 아니라 주님으로부터 선물받는 평화입니다. 늘 말씀드립니다만 내 마음에, 공동체에 모든 것 다 지녔어도 이런 평화가 없이 내적분열에 불화라면 참 불행할 것입니다. 

 

어제도 어떤 형제와의 면담이 생각납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장남으로서 아버지와 형제들에 대한 불만으로 분노가 가득했지만 끝까지 참고 무사한 마음으로 아버지가 지녔던 현금의 유산을 형제자매들에게 공평히 분배하여 불화없이 평화롭게 끝났다는 것입니다.

 

“참 잘 참으셨습니다. 유혹에 빠지지 않았습니다. 하느님께 감사하십시오. 형제님은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네요. 하느님 앞에 떳떳하니 걱정할 것 없습니다. 가족의 평화를 위해 모든 것을 스스로 감당하였으니 이제 하느님이 치유해 주실 것입니다. 욕심만 줄이면 노후도 걱정없다니 됬습니다. 형제님이 이겼습니다. 하느님도 형제님 가정을 축복해 주실 것입니다.”

 

요지의 말씀을 드렸습니다. 돈이 우상이 된 세상입니다. 하느님과 돈을 말하지만 믿는 대부분의 사람들도 하느님이 이상이라면 돈은 현실이라 많이 인색합니다. 제가 거칠다 싶지만 자주 인용하는, “물보다 진한게 피이고, 피보다 진한게 돈이고, 돈보다 진한게 하느님 믿음이다.”라는 말마디입니다. 하느님 믿음에서 오는 평화의 선물이 돈의 유혹에서 벗어나게 합니다.

 

마지막 잘 떠나는 죽음이 정말 중요합니다. 그 사람이 잘 살았나 못 살았나는 죽음의 떠날 때를 보면 압니다. 집안에 일치의 평화를 남기고, 좋은 사랑의 추억을 가득 남기고, 아쉬움과 슬픔을 남기고 떠났다면 정말 잘 산 분들입니다. 반면 가족에 분열과 불화를 남기고 떠났다면 아픈 추억 가득 남기고 떠났다면 문제가 많았던 분들임에 분명합니다.

 

며칠전 방문했던 41년 제자들중에는 제 반 아닌 학생도 하나 있었습니다. 그 제자의 말이 잊혀지지 않았습니다.

 

“6학년 졸업식날 6-1반 선생님 반 교실에서만 울음 소리가 들렸습니다. 다른 반 아이들은 울지 않았는데 선생님 반 아이들만 많이 울었습니다.”

 

새로운 사실이었습니다. 전혀 깨닫지 못했던 일을 40년이 지난 후에야 옆반 학생이었던 제자가 우연히 던진 말이었습니다. 예전에는 졸업식날이나 학년이 끝날 때는 우는 아이들이 꽤 많았는데 오늘날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과연 내 죽었을 때 참으로 슬퍼 눈물짓는 이들은 얼마나 될까요. 눈물이 사라진 참 메마른 시대입니다.

 

그러니 예수님의 떠남은 얼마나 아름다운 지요. 평화와 일치를 선사하고 부활하신 후에도 우선적으로 주신 평화였습니다. 참 잘 산 분들이라면 두고 두고 집안에 평화의 중심이 될 것입니다. 

 

오늘 사도행전의 1차 선교여행(사도13,4-14,28)을 마치고 안티오키아 교회에 귀원한 바오로와 바르나바의 모습도 참 아름답습니다. 방문하는 교회에서 만나는 제자들마다 마음에 힘을 북돋아 주고 계속 믿음에 충실하라고 격려하면서 선교활동에 최선을 다한 바오로와 바르나입니다. 

 

마지막으로 선교활동을 완수한 후 안티오키아 교회 신자들을 불러, 하느님께서 자기들과 함께 해 주신 모든 일과 또 다른 민족들에게 믿음의 문을 열어 주신 것을 보고한 후 제자들과 오래 머물면서 충전의 시간을 갖는 두 사도입니다. 

 

고진감래요 해피엔딩의 선교활동 결과입니다. 과연 인생 마치고 떠날 때의 내 모습은, 또 주님 앞에 갔을 때 주님께 보고할 일은 무엇이 있겠는 지요. 문득 천상병 시인의 귀천이란 아름다운 시가 생각납니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과연 여러분은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할 수 있을런지요. 마침 어제 메모해둔 김혜자 선생님의 예술혼이 가득 담긴 백상예술대상 시상식 수상 소감이 참 아름다워 감동적이었습니다.

 

“내 삶은 때론 불행했고 때론 행복했습니다. 새벽에 쨍한 차가운 공기, 꽃이 피기전 부는 달큰한 바람, 해 질 무렵 우러나는 노을의 냄새, 어느 한가지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지금 삶이 힘든 당신은 이 모든 걸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지금을 망치지 말고 오늘을 사세요---!”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하루하루 아름다운 날을 살도록 도와 주십니다. 제 좌우명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자작시 마지막 연이 생각나 다시 나눕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일일일생(一日一生), 하루를 평생처럼, 처음처럼, 마지막처럼 살았습니다.

저에겐 하루하루가 영원이었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이렇게 살았고 내일도 이렇게 살 것입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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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19.05.21 13:35
    매일 주시는 생명의 말씀을
    매일 묵상하고 전달 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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