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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6.6.연중 제9주간 화요일                                                                                    토빗2,9-14 마르12,13-17



누가 정말 좋은 사람인가?

-토빗보다 예수님-



누가 정말 좋은 사람일까요? 사람보다 알기 어려운 존재도 없을 것입니다. ‘물길 열속은 알아도 사람 한속은 모른다’ 는 말도 있습니다. 느티나무나가 보기는 얼마나 좋은지요. 그러나 느티나무밑에서는 나무도 풀도 자라지 못해 반질반질합니다. 밖에서 보기는 참 좋은데 실제 살기는 참 어려운 사람을 지칭한 비유입니다. 토요일 3시경 기도때 마다 늘 듣는 성경소구도 생각납니다.


“사람의 마음은 천길 물속이라 아무도 알 수 없지만 나 주님만은 그 마음을 꿰뚫어 보고 뱃솟까지 환히 들여다 본다. 그래서 누구나 그 행실을 따라 그 소행대로 갚아 주리라.”(예레17,9-10).


정말 알기 힘든 것이 사람입니다. 나도 모르는데 남을 어떻게 압니까? 하여 삶은 끊임없이 하느님을 발견하여 알아가는, 더불어 나를 발견하여 알아가는 과정이라 합니다. 이래서 끊임없는 회개를 말하는 것입니다. 밖에서는 참 좋은 사람이 집에서는 폭군같이 행세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정말 사람은 함께 살아봐야 압니다. 함께 살아야 정말 좋은 사람인지 검증될 수 있습니다. 


면담성사시 자매들의 이야기를 들어도 이런 경우는 수없이 많습니다. 밖에서는 참 좋게 평가받는 남편인데 집에서는 정말 살기 힘든 남편이라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이런 것도 모르고 자기만 나쁘다고 한다는 것입니다. 마침 어제 영어 주석을 읽으면서도 재미있는 글귀를 보았습니다. ‘거리천사street angel’가 ‘집악마house devil’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위의 남편이 이런 경우에 속할 것입니다. 어찌보면 천사와 악마는 사람의 양면일 수 있습니다.


정말 좋은 사람인가는 함께 사는 이들이 제일 잘 압니다. 함께 사는 아내나 자식들, 공동체의 형제들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는 사람이라면 정말 좋은 사람일 것입니다. 제자들과 늘 함께 잘 사셨던 예수님이나 부처님, 공자님같은 성인들은 정말 좋은 분들임에 틀림 없습니다. 


오늘 토빗서의 주인공 토빗도 예외는 아닙니다. 어제 토빗의 “나 토빗은 평생토록 진리와 선행의 길을 걸어왔다.” 당당한 고백으로 시작된 어제 독서가 생각납니다. 정말 성인다운 삶을 살았던 토빗임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오늘 뜻밖의 사건으로 불행이 시작된 토빗입니다. 


죽은 이들을 묻어주는 선행을 하고 난후 잠시 밖에서 눈을 붙인 사이에 뜨거운 새똥이 떨어져 눈이 멀은 사건입니다. 하느님이 계시다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욥은 물론이고 사실 이와 유사한 경우는 비일비재하고 하여 믿음의 시련과 유혹을 겪게 됩니다.


무엇보다 토빗 아내인 안나가 겪는 고통이 참 큽니다. 아내인 안나가 주변의 선의의 도움으로 새끼 염소 한 마리 얻은 것을 믿지 못해 아내를 다그치는 모습이 정말 심하다 싶습니다. 토빗이 일종의 강박관념에 매인 결벽증 환자처럼 보입니다. 토빗은 품삯 외에 선물로 받았다고 해명하는 아내를 믿지 못해 훔친 새끼 염소를 주인에게 돌려 주라고 강력히 요구합니다. 


그동안 토빗과 살면서 토빗 아내가 겪은 마음 고생도 참 컸겠다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래서 ‘성인밑에 순교자 난다’는 우스개 말도 있습니다. 마침내 참다못해 폭발한 안나의 말이 토빗은 물론 하느님을 믿는 우리 모두에게 주어지는 화두같습니다.


“당신의 그 자선들로 얻은 게 뭐죠? 당신의 그 선행들로 얻은 게 뭐죠? 그것으로 당신이 무엇을 얻었는지 다들 알고 있어요.”


말그대로 토빗의 믿음의 시련이자 유혹입니다. 답은 하느님께 있습니다. 참으로 하느님을 믿을 때 답도 밝혀 질 것입니다. 이런 믿음의 시련이자 유혹을 통과해가면서 정화되는 믿음입니다. 결코 값싼 은총은 없습니다. 믿음의 시련을 통과해가면서 깊어지는 믿음입니다. 이제부터 토빗의 믿음이 정화되어가는 여정이 시작되었음을 뜻합니다. 이래야 토빗도 겸손해져서 참으로 하느님을 알고 자기를 알 수 있을 것이며 안나를 대하는 모습도 달라질 것입니다. 


정말 탓할 것은 우리의 믿음 부족입니다. 하느님 보시기에 참 좋은 삶,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삶, 하느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 바로 이것이 참 신앙의 요체이며 삶의 목표이자 분별의 잣대입니다. 바로 이의 모범이 복음의 예수님이십니다. 하느님 아버지와 하나되어 사셨기에 참으로 무엇에도 매임이 없는 자유인이셨습니다. 


우리가 보기에는 오늘 예수님의 답변이 천상지혜 같지만 예수님께는 평범한 일상이었습니다. 예루살렘 지도자들의 사주를 받은 이들의 질문이 참으로 교묘하여 이 올무를 벗어나기는 거의 불가능해 보입니다. 어떻게 대답하든 올무에 걸려들게 되었습니다. 황제에게 세금을 바치라 하면 민족반역자로, 세금을 바치지 말라하면 로마당국의 범법자가 됩니다. 데나리온 한 잎을 건네 받는 예수님과 이들의 대화입니다.


“이 초상과 글자가 누구의 것이냐?”

-황제의 것입니다.-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 드려라.”


천하의 명답입니다. 모든 것을 말했지만 아무것도 말하지 않은 것입니다. 결코 정교분리政敎分離의 원칙을 말씀하시는 것도 아니며 적당히 타협하라는 말씀도 아닙니다. 세상의 소금, 세상의 빛, 바로 이것이 우리의 신원이기 때문입니다. 세금을 내고 안내는 것은 각자의 주체적 판단에 달렸다는 것입니다. 단 판단의 대원칙은 하느님의 뜻입니다. 


사실 황제도 하느님의 것인데 황제의 것이 있을 수 없습니다. 모두가 하느님께 속한 하느님의 것입니다. 이런 하느님의 시야에서 각자 판단하라는 것입니다. 국가에 예속되어 있는 현실이기에 세속의 법이 하느님의 뜻을 거슬리지 않는다면 국민의 의무인 세금을 바쳐야 할 것입니다. 


편협한 사고로 불필요한 갈등을 야기함으로 적게 얻고 크게 잃는 것은 지혜로운 처사가 아닙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하느님 중심의 삶입니다. 하느님 중심의 믿음의 삶에서 사랑이요 샘솟는 분별의 지혜입니다. 1독서의 토빗도 복음의 예수님께 배워야 함을 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당신 중심의 삶을 사는 우리의 믿음을 굳세게 하시고 좋은 사랑과 분별의 지혜를 선물하십니다. 


“주님, 당신께는 생명의 샘이 있고, 저희는 당신 빛으로 빛을 보나이다.”(시편36.10참조).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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