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심과 복음 선포의 삶-2017.1.25. 수요일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Jan 25,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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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5. 수요일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                                                              사도22,3-16 마르16,15-18



회심과 복음 선포의 삶



오늘은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입니다. 성인의 회심 체험은 언제 읽어도 흥미진진합니다. 진정 주님을 만날 때 내적변화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빛입니다. 주님의 체험은 바로 빛의 체험입니다. 빛의 체험에 자연스럽게 뒤따르는 회심의 체험입니다. 


하느님은 당신이 선택하신 자를 결코 놓치지 않습니다. 하느님은 이미 성 스테파노가 순교할 당시 시종일관 함께 하던 사울을 눈여겨 보고 계셨음이 분명합니다. 다음 묘사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그를 성 밖으로 몰아내고서는 그에게 돌을 던졌다. 그 증인들은 겉옷을 벗어 사울이라는 젊은이의 발앞에 두었다.’(사도7.58).


이어 박해의 최선두에 섰던 사울이었습니다. 하느님은 때가 되자 결정적 순간에 개입하십니다. 주님의 체험도 순전히 은총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사도행전 바오로 사도의 회심의 체험은 실제 바오로 사도의 고백입니다. 


바오로의 주님과의 만남이 참으로 극적입니다. 다마스쿠스 도상에서 하늘로 부터의 큰 빛의 체험과 동시에 이어지는 주님과 주고 받는 대화입니다.


“사울아, 사울아, 왜 나를 박해 하느냐?”

“주님, 주님은 누구십니까?”

“나는 네가 박해하는 예수다.”


박해받는 이들과 하나되신 주님이심을 깨닫습니다. 바로 이웃을 통해 만나는 주님이요 이것이 그리스도교의 신비주의의 요체입니다. 이 바오로의 결정적이고 충격적인 주님의 체험이, 빛의 체험의 그의 인생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바오로뿐 아니라 그리스도교의 획기적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함께 있던 이들은 빛을 보았지만 바오로의 주님과 깊은 내적체험을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이어 회심한 바오로와 주님과의 대화입니다.


“주님, 제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일어나 다마스쿠스로 들어가거라. 장차 네가 하도록 결정되어 있는 모든 일에 관하여 거기에서 누가 너에게 일러 줄 것이다.”


이로서 바오로의 결정적 주님의 체험, 빛의 체험, 회심의 체험은 끝납니다. 바오로는 눈부신 빛 때문에 앞을 볼 수가 없어 다른 이들의 손에 이끌려 다마스쿠스에 들어갑니다. 완전히 바오로의 영적 죽음을 상징합니다. 하느님의 사람, 하나니아스를 만나 ‘사울 형제 눈을 뜨십시오.’ 하고 말하는 순간 바오로는 눈을 뜹니다. 


말그대로 회심의 체험은 죽고 부활하신 파스카의 주님 체험임을 깨닫습니다. 이제 과거의 사울은 죽고 바오로로 부활한 것입니다. 완전한 내적변화요 보는 눈도 바뀌었습니다. 마음의 눈이 활짝 열린 바오로입니다. 이어지는 하나니아스의 간절한 권고입니다.


“그러나 이제 무엇을 망설입니까? 일어나 그분의 이름을 받들어 부르며 세례를 받고 죄를 용서 받으십시오.”


세례를 통해 죄를 용서 받고 거듭 새롭게 태어난 바오로입니다. 이런 주님의 체험에서 ‘이제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계신 주님이 사시는 것’이란 바오로의 고백이 나왔음을 봅니다. 과거와 완전히 결별하고 주님 안에서 새롭게 태어나 영원한 삶을 살게 된 바오로입니다.


바오로의 회심 축일을 통해 우리의 회심과 세례 체험을 생각하게 됩니다. 바오로의 극적 체험과는 달리 신자들마다 그 회심 체험의 양상을 다 다를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주님의 주도적 은총의 결과요, 단 한번의 회심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평생 계속되는 ‘회심의 여정’이라는 것입니다. 


주님의 체험, 빛의 체험, 회심의 체험을 통해 계속되는 내적변화요 날로 새로워지고 깊어져가는 주님과의 관계입니다. 자신의 회심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웃에의 복음 선포의 사명을 통해 완성되는 회심입니다. 회심의 자연스런 결과가 이웃에의 복음 선포입니다. 복음의 열한 제자뿐 아니라 우리 모두를 향한 주님의 명령입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복음 선포의 사명보다 더 엄중한 사명도 없습니다. 복음 선포는 우리 믿는 이들의 존재이유입니다. 세상의 한복판 내 삶의 자리에서 내 삶자체로 죽고 부활하신 파스카의 주님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나를 통해 좋으신 주님을 만나게 하는 것입니다. 그 누구도 복음 선포의 사명에서 제외되지 않습니다. 만나는 모든 이에게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맛보고 깨닫게 하는 복음 선포의 삶입니다.


주님과의 만남은 빛의 체험이자 회심의 체험입니다. 바오로와 같은 비상한 회심체험이기 보다는 알게 모르게 끊임없이 계속되는 평범한 일상에서의 회심체험입니다. 우리가 매일, 평생, 규칙적으로 거행하는 성전에서의 거룩한 공동전례기도가가 평범한 일상에서의 회심체험의 원천입니다. ‘회심의 시스템’과도 같은 수도원의 일과표가 ‘회심의 일상화日常化’를 이루어 줍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과 만남을 통해 회심한 우리 모두를 강복하신 후, 당신 복음 선포의 일꾼으로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하여 미사의 마침 예식은 파견으로 끝맺습니다.


“주님과 함께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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