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8.13.연중 제19주간 화요일                                                                    신명31,1-8 마태18,1-5.10.12-14

 

 

 

성인聖人, 성녀聖女가 됩시다

-참 사람의 영원한 모델; 모세, 예수님-

 

 

 

어제는 하루 종일 비에 어둔 날이었지만 각별한 체험의 날이었습니다. 이른 새벽부터 인터넷 불통으로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새벽 뉴스도 간단히 확인할 수 없었고 강론도 써놨지만 수도원 홈페이지에 올리지 못하고 아침 일찍 식사하자마자 물리치료차 무거운 노트북을 가방에 넣고 하늘병원에 직행했습니다. 

 

도착하자 마자 와이파이가 가능해 즉시 수도원 홈페이지에 강론을 올리니 얼마나 마음 홀가분하던지요. 그동안 여러 편의 카톡 메시지도 잊지 못합니다. 얼마나 말씀을 목말라 하는지 각오를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신부님, 비가 내리는 오늘, 안녕하신지요? 강론 말씀이---괜찮으신거지요?”

“오늘 컴퓨터 고장인가요? 말씀 이메일로 보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신부님, 안녕하세요. 어디 불편하신 줄 알았어요. 인터넷이 불통이라고 들었어요. 천천히 하세요.”

“신부님, 오늘 강론이 왜 안 올라 오는지요?”

“오늘 강론이 안 올라왔는데 궁금하네요. 뭔일이 있으신지요?”-

 

메시지들에 이어 장문의 메시지도 감동스러웠습니다.

-“신부님, 안녕하십니까? 매일 신부님의 묵상글을 복사해서 일곱시경에 200명에게 나눔하는 서울 양천 본당 정윤희 아가다입니다. 오늘은 신부님의 글이 아무곳에도 올라오지 않아 편찮으신지 걱정이 됩니다. 항상 주님 뜻 안에서 건강하시길 기도드리고 있습니다.”-

 

세상 곳곳, 각자 삶의 제자리에서 말씀을 묵상하고 실행하며 하느님께 활짝 열고 살아가는 형제자매들이 저에겐 성인성녀들처럼 보입니다. ‘참 사람’ 하나 만나기 어려운 세상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믿는 이들은 모두 성인성녀가, 참 사람이 되라는 부름을 받았습니다. 평범한 일상안에서 하느님을 찾아 말씀을 사랑하고 실천하며 사는 이들이 성인성녀들입니다. 

 

죽는 그날까지 매일 말씀을 묵상하여 강론을 써 올리는 것이 제 마지막 하나의 간절한 소원입니다. 오후에야 수도형제의 도움으로 인터넷이 불통이 해결됐고 간단한 원리에 놀랐습니다. 전원을 껐다 켜니 와이파이 노란 빛이 초록색 빛으로 변하며 소통이었습니다. “문제가 있으면 껐다 켜시면 웬만한 것은 다 해결됩니다.”, 수도형제의 조언에 답은, 진리는 언제나 가까이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날마다 껐다 켰다 새롭게 시작하는 새날이어야 합니다. 며칠전 어느 부부와의 고백상담 기억도 새롭습니다.

 

“형제님은 교회와 가정, 직장에 충실하시니 성인이십니다.” 말하니 그 형제님은 자기 부인을 가리키며, “이 사람이 성녀입니다.” 착한 웃음을 띠며 조용히 말할 때 환한 미소에 기뻐하던 자매의 모습도 잊지 못합니다. “성인성녀 부부이십니다.” 덕담으로 행복한 면담성사를 마치고 보속으로는 ‘오늘 남은 하루 사랑하며 기뻐하며 감사하며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라.’ 했습니다.

 

어제 두 분 자매님도 한 분은 삶의 허무를 이야기했고, 한분은 삶에 무슨 의미가 있느냐 하며 희망 없는 삶을 이야기 했고 저는 다음과 같은 격려성 답을 드렸습니다.

 

“삶의 본질은 허무와 무의미입니다. 허무와 무의미의 어둠은 하느님 사랑만이 몰아냅니다. 그러니 성녀가 되십시오. 성녀가 되는 것이 삶의 의미이며 목표입니다. 어렵고 절망적이고 허무하고 무의미하다는 유혹이 스며들 때 마다 기도하며 하느님을 더욱 사랑하는 성녀가 되십시오. 영혼이 튼튼하고 건강해야 합니다. 죽는 그날까지 질서있는 규칙적 생활로 내적으로 무너지지 않도록 자기와의 싸움에 항구하고 충실하십시오.”

 

오늘 신명기의 모세와 복음의 예수님이 우리에게 참 좋은 위로와 격려가 됩니다. 참 사람의 영원한 모델인 두 분입니다. 두 분을 닮아갈 때 우리는 성인성녀가 됩니다. 성인성녀는 절망, 원망, 실망의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감사, 감동, 감탄의 사람입니다. 

 

저 역시 불암산 아래 요셉수도원에서 31년째 ‘산처럼’ 정주하지만 하느님께 원망, 절망, 실망한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때때로 지금도 그렇지만 막막하고 답답하거나 암담할 때는 침묵중에 '언제나 거기 그자리' 침묵의 하늘과 불암산을 바라보곤 합니다.

 

모세의 한결같은 깊고 충실한 하느님 사랑과 신뢰가 감동적입니다. 인간적으로 모세가 참 불쌍하고 측은하게 생각되기도 합니다. 평생 하느님과 불충한 백성들 사이에서 편한 날이 없었던 모세였습니다.

 

“나는 오늘로 백스무 살이나 되어 더 이상 나다닐 수가 없게 되었다. 또 주님께서는 나에게, ‘너는 이 요르단을 건너지 못할 것이다.’하고 말씀하셨다.”

 

‘참 하느님이 너무 하셨다’라는 생각도 듭니다만 하느님의 심모원려深謀遠慮를 알아 챈 모세는 기꺼이 순종하여 받아드립니다. 참으로 그 사람의 진면목은 이런 실망적 상황에서 드러납니다. 일견 섭섭해 보이는 상황중에도 모세의 하느님 사랑과 신뢰는 한결같습니다. 참으로 요르단을 건너지 못함으로 오히려 영원히 잊지 못할 더욱 빛나는 성인, 모세가 되었습니다. 모세가 요르단을 건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모세의 매력은 오히려 반감됐을 것입니다.

 

새술은 새부대에 담을 수 있도록 마치 릴레이 경주처럼 하느님의 뜻에 따라 다음 주자 여호수에게 성공적으로 바톤을 넘겨주는 참 멋진 사람, 성인 모세입니다. 저 역시 모세처럼 몇 년전 원장직의 바톤을 새원장에게 성공적으로 넘겨 주었습니다. 보십시오. 하느님께 대한 섭섭한 마음도 여호수아에 대한 질투의 마음도 추호도 감지되지 않습니다. 백성들을 격려하고 이어 같은 내용으로 온 이스라엘이 보는 앞에서 여호수아에게 말합니다. 그대로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주시는 말씀입니다.

 

“힘과 용기를 내어라.---주님께서 친히 네 앞에 서서 가시고, 너와 함께 계시며, 너를 버려두지도 않으실 것이니, 너는 두려워해서도 낙심해서도 안 된다.”

 

시공을 초월하여 언제나 현존하시어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느님께서 바로 오늘 우리에게 주는 말씀입니다. 제가 보기엔 우리 복음의 예수님은 이런 모세를 롤모델로 삼았음이 분명합니다. 새 모세 예수님입니다. 모세의 겸손하고 순수한 믿음이, 하느님 향해 활짝 열린 신뢰와 사랑, 희망이 그대로 오늘 복음의 어린이를 닮았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서도 우리는 바로 예수님의 마음을 읽습니다.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이가 하늘 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다.”

 

바로 모세가, 예수님이 이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겸손으로 하늘 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임을 우리는 깨닫습니다. 바로 끊임없는 회개로 이런 온유와 겸손, 순명의 예수님을 닮으라는 것입니다. 모든 편견으로부터 자유롭고 하느님께 활짝 열린 겸손과 순명의 어린이같은 사람이 진짜 예수님을 닮은 성인성녀들입니다. 이런 이들이 하늘 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들이요, 하느님 아버지를 닮아 작은 이들에 대해 연민 지극한 사랑을 지닌 사람들입니다.

 

-“너희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업신여기지 않도록 주의하여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

 -“이와 같이,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잃어버리는 것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뜻이 아니다.”-

 

아버지와 일치된 어린이와 같은 예수님의 마음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예수님의 마음은 그대로 하느님의 마음입니다. 이런 작은 이들에 대한 지극한 연민의 사람, 추호의 무시나 차별이 없는 사람이 진짜 성인성녀들입니다. 

 

이런 하느님의 마음, 예수님의 마음에 정통하다면 소위 작은 이들에 대한 무시와 멸시의 ‘갑질’은 아예 상상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을 닮은 성인성녀다운 삶을 살게 하십니다. 다음 행복기도, 예닮기도의 한 대목으로 하루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주님, 당신은 저의 모두이옵니다.

저의 생명, 저의 사랑, 저의 희망, 저의 기쁨, 저의 행복이옵니다.

하루하루가 감사와 감동이요 감탄이옵니다.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는 아름다운 하루이옵니다.”- 아멘.

 

 

 

  • ?
    고안젤로 2019.08.13 08:57
    너희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업신여기지 않도록 주의하여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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