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5.26. 부활 제6주일(청소년 주일)

                                                                                   사도15,1-2,22-29 묵시21,10-14.22-23 요한14,23ㄴ-29

 

 

 

삶(사랑)의 예술가

-말씀의 사람, 성령의 사람, 평화의 사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만한 세상입니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습니다. 눈만 열리면 온통 하느님의 선물이며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펼쳐지는 하늘 나라입니다. 계속되는 파스카 축제 시기에 성모성월 제일 좋은 시절 5월입니다. 저절로 흥겹게 화답송을 노래하게 됩니다.

 

“창생이 하느님을 높여 기리게 하소서.”

 

하루 종일 거닐 때 짧은 기도 노래로 바치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부활 제6주일이며 청소년 주일이기도 합니다. 정순택 주교님의 청소년 주일 담화문이 오늘날 기성 세대 모두에게 해당된다 싶어 일부 인용합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문제는 지나친 세속화에 의한 무질서다. 자신만을 위한 이기적인 안락함과 물질에 대한 우선적 선택은 ‘나’만 남는 상태로 만들어 쉽게 유혹에 빠지게 할 뿐만 아니라 불행의 원인이 된다. 이러한 무질서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은 모두에게 맡겨진 사명이다. 

 

기도는 영적인 무질서를 질서로 자리 잡게 하는 가장 바른 길이다. 자주 외딴 곳으로 물러가 기도하신 예수님처럼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기도하여라’(마태26,41)는 말씀을 실천할 때 비로소 세속화에 맞서 영적인 충만함을 이룰 수 있다.”

 

이래야 비로소 ‘삶의 예술가’가 될 수 있습니다. 오늘 강론 제목입니다. 책 한권을 읽다 발견한 귀한 말마디 삶의 예술가입니다. 사진 작가 약력 소개중 ‘모든 소임을 원만하게 수행해서 가지게 된 별명은 ’삶의 예술가’이다. 이 한마디가 한권의 책이 저에게 준 유일한 선물입니다. 

 

하느님이야 말로 참으로 삶의 예술가, 사랑의 예술가입니다. 우리 모두 삶의 예술가, 사랑의 예술가로 불림 받고 있으며 주님을 닮을수록 비로소 삶의 예술가가 될 수 있고 참으로 행복할 수 있습니다. 삶의 예술가이신 하느님의 솜씨가 아름다운 5월을 통해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습니다. 하여 어제는 참으로 많은 분들이 이런 하느님 솜씨를 관상하기 위해 하느님의 집 수도원을 찾았습니다.

 

5월은 신록의 계절이자 꽃의 계절이고 새의 계절입니다. 며칠전 부터는 뻐꾸기도 노래하기 시작했습니다. 주차장 만개했던 이팝나무꽃들에 이어 바야흐로 만개하기 시작한 하얀 순결의 찔레꽃 향기가, 빨간 정열의 장미꽃 향기가 참 그윽합니다. 무수히 피어나는 꽃들이 흡사 하느님의 환대를 연상케 합니다. 예전에 써놓은 ‘환대’라는 시도 생각납니다.

 

-“환대는 꽃처럼 하는 것이다/한 번이라도 찌프린 적 있더냐

 하루 이틀 몇 날이든/언제나/싫은 내색없이/활짝 핀 환한 얼굴로

 오가는 이들/맞이하고 떠나 보내는/주차장 옆 코스모스 꽃 무리들

 피곤한 모습 전혀 없다/볼 때마다 환해지는 마음이다

 환대는 꽃처럼 하는 것이다”-

 

곳곳에 만개한 꽃들의 환대는 그대로 하느님의 사랑의 환대를 상징합니다. 어제의 감동도 잊지 못합니다. 면담성사 역시 하느님 사랑의 환대의 표현입니다. 한 자매님이 행복기도중 다음 대목에서 목이 메어 더 이상 못 읽었습니다.

 

“주님, 당신은 저의 전부이옵니다.”

 

면담성사후 떠날 때는 빈손으로 왔음을 무척 미안해 하길래 저는 거침없이 대답했습니다. 늘 이런 경우를 대할 때 마다 진심에서 우러나 하는 고백입니다.

 

“자매님 자체가 참 좋은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아프고 외롭고 힘든 상황중에도 무너지지 않고 힘껏 살아 온 자매님의 삶 자체가 하느님께 드리는 최고의 봉헌이자 선물입니다.”

 

사실입니다. 만나는 모든 이가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빈손으로 와도 반가운 하느님의 선물들인 형제자매들입니다. 정현종(1939-) 시인의 ‘방문객’이란 시 역시 읽을 때마다 공감합니다.

 

-“사람이 온다는 건/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그 갈피를/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환대의 사랑, 환대의 아름다움입니다. 이런 환대를 능가할 사랑도 아름다움도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환대의 사랑을 실천하며 하느님의 참 좋은 선물 인생답게 아름답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요? 삶의 예술가가 되어 사는 것입니다. 그 구체적 방법을 알려 드립니다.

 

첫째, 말씀의 사람이 되어 사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우리의 본질입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셨다 하지 않습니까? 그러니 존엄한 품위의 사람이 되기 위해, 하느님의 선물 인생답게 살기 위해 평생 말씀공부와 실천은 필수입니다. 참으로 잘 기도하기 위해서도 말씀공부와 실천이 우선입니다. 오늘 복음 서두 주님 말씀입니다.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킬 것이다. 그러면 내 아버지께서 그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그에게 가서 그와 함께 살 것이다. 그러나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내 말을 지키지 않는다. 너희가 듣는 말은 내 말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아버지의 말씀이다.”

 

주님 사랑은 결고 애매모호한 추상이나 관념이 아닙니다. 실제로, 참으로, 주님을 사랑하는 이들은 말씀을 사랑하여 지킵니다. 말씀이야 말로 살아 계신 주님의 현존입니다. 주님을 사랑하여 말씀을 지킬 때 주님도 우리와 함께 살게 되니 우리는 바로 주님의 거처가 됩니다. 저절로 위로와 치유의 선물입니다.

 

바르나바와 바오로가 얼마나 주님을 사랑했던 말씀의 사람인지 다음 대목이 입증합니다. ‘바르나바와 바오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은 사람들입니다.’ ‘하느님을 찾는 일에 목숨을 내놓은 수도승들’이라는 대목도 읽은 적이 생각납니다. 사도들의 주님 사랑, 말씀 사랑은 바오로의 1차 전도여행을 마무지 짓는 대목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바오로와 바르나바는 안티오키아에 머물면서, 다른 많은 사람과 함께 주님의 말씀을 가르치고 선포하였다.’

 

둘째, 성령의 사람이 되어 사는 것입니다.

성령이 답입니다. 성령이 희망입니다. 성령은 우리가 바라는 바 모두입니다. 주님의 참 좋은 성령의 선물입니다. 성령이 육적인 삶에서 영적인 삶으로의 품격있는 삶을 살게 합니다. 오늘 복음 중 주님의 말씀입니다.

 

“보호자,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기억하게 하실 것이다.‘

 

그러니 성령께 활짝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저절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성령께서 가르쳐 주시기에 겸손히 배울 수 있는 것이며 내 머리가 좋아 잘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성령께서 도와 주시기에 잘 기억할 수 있는 것입니다. 노년의 치매 예방에 성령보다 더 좋은 예방약도 없습니다.

 

보십시오. 제1독서 사도행전중 예루살렘 사도회의의 지혜로운 분별 역시 성령의 도움 덕분임을 사도들은 다음과 같이 천명합니다.

 

“성령과 우리는 다음의 몇 가지 필수적 사항 외에는 여러분에게 짐을 지우지 않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곧 우상에게 바쳤던 제물과 피와 목졸라 죽인 짐승의 고기와 불륜을 멀리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이것들만 삼가면 올바로 사는 것입니다.”

 

이렇게 올바르고 지혜로운 분별로 불필요한 무거운 짐을 덜어 줄 수 있었음은 순전히 성령의 은총입니다. 성령이 우리의 희망입니다. 성령에 사로잡힌 사랑의 신비가 요한 사도에게 활짝 열린 천상 비전은 우리의 영원한 꿈이자 비전이자 희망이 됩니다. 이 또한 성령의 선물입니다. 이런 천상 예루살렘을 성령의 은총으로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앞당겨 체험하는 우리들입니다.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 도성은 하느님의 영광으로 빛나고 있었습니다.---나는 그곳에서 성전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전능하신 하느님과 어린양이 도성의 성전이시기 때문입니다. 그 도성은 해도 달도 비출 필요가 없습니다. 하느님의 영광이 그곳에 빛이 되어 주시고 어린양이 그곳의 등불이 되어 주시기 때문입니다.”

 

아, 바로 이것이 우리가 주님을 지복직관할 영원한 천상 비전입니다. 성령에 의한 이런 영적 체험이 내적 힘의 원천이 되고 참으로 우리를 자유롭게 합니다. 세속화와 물질만능주의에 오염 중독되어 육적 삶에 편중됨으로 깊이와 높이와 넓이의 삶의 신비를 잃고 날로 황폐화, 평면화, 왜소화 되어가는 현대인들의 내면입니다. 문득 부탄 사람들의 행복의 ‘4S’가 생각납니다. 단순하고Simple, 작고Small, 느리고Slow, 미소짓는Simle 삶입니다.

 

어느 수도승 현자의 통찰에 공감했습니다. “하느님 망각-무뎌지고 굳어진 마음-사소한 일들에 집착-자기인식 결핍-자기수용의 불가”, 말그대로 망가지고 무너지고 낡아진 속화된 인간상을 보여줍니다. 성령께 부단히 개방하지 않았던 자업자득의 업보입니다.

 

셋째, 평화의 사람이 되어 사는 것입니다.

그리스도는 우리의 평화입니다. 참으로 주님을 만날 때 선사되는 참 좋은 선물이 평화와 기쁨의 한 셋트입니다. 모든 것 다 지녔어도 내 마음에, 내 공동체에 평화와 기쁨이 없다면 그 지닌 것 무슨 소용이 있겠는지요. 

 

오늘날 평화보다 더 시급한 시대의 화두도 없습니다. 평화에 대한 헌신은 교회의 사명입니다. 하여 지난 5월 18일 서울 가대 성신교정에서 ‘2019 한반도 평화나눔포럼’이 ‘평화의 문화 한반도의 길을 주제로 열렸습니다. 주님은 미사에 참석한 우리 모두에게 참 좋은 선물, 평화를 선사하십니다.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 너희 마음이 산란해 지는 일도, 겁을 내는 일도 없도록 하여라.”

 

우리가 이웃에게 줄 수 있는 참 좋은 선물 역시 평화요, 평화의 삶 자체가 참 좋은 선물입니다. 평화는 멀리 밖에서가 아니라 지금 여기서부터 나부터 평화의 사람이 되어 사는 것입니다. 화내지 않고 큰 소리 내지 않고 다투지 않고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무한 인내하고 기다리며 사는 것입니다. 참 행복 선언중 다음 말마디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

 

주님은 부활 제6주일 삶의 예술가 되어 하느님의 자녀답게, 하느님의 선물답게 참 아름답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셨습니다.

 

1.말씀의 사람이 되어 사는 것입니다. 그러니 말씀을 사랑하십시오.

2.성령의 사람이 되어 사는 것입니다. 그러니 성령을 사랑하십시오.

3.평화의 사람이 되어 사십시오. 그러니 평화를 사랑하십시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이렇게 살도록 도와 주십니다. 아멘.

 


 

 

  • ?
    고안젤로 2019.05.26 09:11
    주님, 주님께서 저희에게 주신 생명의 말씀 대로 살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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