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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5.18.부활 제4주간 토요일(5.18 민주화 운동 기념일)                  

                                                                                                                         사도13,44-52 요한14,7-14

 

 

 

참 행복

-주님과의 만남-

 

 

 

아주 예전에 써놨던 ‘정주’란 시가 생각납니다. 정주의 행복을 노래한 시입니다. 늘 거기 그 자리의 산이나 나무가 상징하는 바 정주입니다. 죽을 때까지 수도원 안에 정주 서원을 한 우리 분도 수도자들에게 산과 나무는 정주의 모범입니다.

 

-“산처럼/머물러 살면

푸른 하늘/흰 구름/빛나는 별들

아름다운 하느님/배경이 되어 주신다.”-

 

늘 하늘에 닿아있는 산 능선들을 바라볼 때 마다 떠오르는 또 하나의 자작시를 소개합니다.

 

-“늘/하늘에 닿아 있는/고요한/산 능선들

내 영혼/늘/하느님께 닿아 있는/고요한/산 능선이고 싶다.”-

 

하느님을 만나야 할 자리는 언젠가 거기가 아니라 오늘 지금 여기입니다. 한결같이 내 삶의 자리에 항구히 정주할 때 주님을 만납니다. 참으로 살아계신 하느님을 만날 때 치유와 위로, 기쁨과 평화입니다. 

 

늘 강조합니다만 모든 것 다 지녔어도 마음안에, 그 공동체 안에 기쁨이 없다면, 평화가 없다면 그 지닌 것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참으로 주님을 만날 때 선사되는 기쁨과 평화보다 좋은 치유제도 없을 것입니다.

 

어제 안내실 소임 형제가 미사 봉투 둘을 전해 주었습니다. 한 눈에 들어온 생미사 사연이었습니다. 하나는 폐암2기의 형제였고, 하나는 유방암 수술을 앞둔 자매님이었습니다. 그 불안과 두려움이 얼마나 크겠는지요. 치유자이자 명의이신 살아 계신 하느님께서 친히 위로와 치유를 주시고, 기쁨과 평화, 희망을 선물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시편 말씀도 생각납니다.

 

‘주님께 아뢰옵니다. “당신은 저의 주님, 저의 행복 당신밖에 없습니다.”(시편16,2)

“저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주님, 저의 힘이시여.”(시편18,2)

 

참으로 주님을 만날 때, 뵈올 때 위로와 치유, 기쁨과 평화의 선물입니다. 이런 주님을 만나고자 이 거룩한 미사에 참석한 우리들입니다. 사막교부들 역시 하느님이 계신 곳을 찾지 말고 하느님을 찾으라 했습니다. 바로 지금 여기 우리와 함께 계신 주님이십니다. 눈만 열리면 온통 자비하신 하느님의 얼굴입니다.

 

-“주님, 눈이 열리니

 온통 당신의 선물이옵니다

 당신을 찾아 어디로 가겠나이까

 새삼 무엇을 청하겠나이까

 오늘 지금 여기가 당신을 만나는 하늘 나라 천국이옵니다.”-

 

여기서 저절로 솟아나는 주님 사랑의 고백입니다.

 

“주님

사랑합니다

찬미합니다

감사합니다

기뻐합니다

차고 넘치는 행복이옵니다

이 행복으로 살아갑니다.”

 

그러니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필립보 제자의 청에 얼마나 황당했을까요. “아버지와 나는 하나다” 말씀하신 주님이십니다. 아버지께 이르는 진리의 길, 생명의 길이신 당신과 늘 지낸 제자들이 아버지를 뵙게 해 달라고 말했으니 예수님도 참 당황하셨을 것입니다.

 

“너희가 나를 알게 되었으니 내 아버지도 알게 될 것이다. 이제부터 너희는 그분을 아는 것이고, 또 그분을 이미 뵌 것이다.”

 

바로 이 말씀 직후에 나온 필립보가 제자들을 대표하여 청원합니다. 바로 무지에 눈이 가려 예수님을 통해 드러난 아버지를 못 본 것입니다. 

 

“주님, 저희가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 저희에게는 그것으로 충분하겠습니다.” 

 

곧장 이어지는 예수님의 답변입니다. 필립보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주는 참 좋은 깨우침의 말씀입니다.

 

“필립보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세례받고 수십년 동안, 또 아버지의 집인 수도원에서 주님과 함께 수십년 동안 살아왔는데 아버지를 뵙게 해 달라면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일이겠는지요. 매일 미사때 마다 만나는 주님인데 말입니다. 이어 제자들은 물론 우리의 믿음을 촉구하는 예수님이십니다.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고 한 말을 믿어라.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를 믿는 사람은 내가 하는 일을 할 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일도 하게 될 것이다. 내가 아버지께 가기 때문이다.”

 

죽으시고 부활하신 초월超越과 내재內在의 파스카 주님이십니다. 하느님 곁에 초월해 계시는 동시에 우리와 함께 오늘 지금 여기 내재해 계시는 파스카 주님의 은총이 참으로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하여 참으로 진실히 주님의 이름으로 청하는 것은 다 이루어주시겠다는 주님의 말씀이 참 큰 위로와 격려가 됩니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내가 다 이루어 주겠다. 그리하여 아버지께서 아들을 통하여 영광스럽게 되시도록 하겠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청하면 내가 다 이루어 주겠다.”

 

아버지와 파스카의 예수님과 일치가 얼마나 견고한지 깨닫습니다, 거푸 두 번이나 강조되는 예수님 이름으로 청하는 것은 다 이루어 주겠다는 확신에 넘친 주님의 말씀입니다. 이렇게 이 거룩한 미사중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절실히 청할 때 주님은 다 이루어 주실 것입니다.

 

참으로 파스카의 주님을 만날 때, 뵈올 때 넘치는 활력입니다. 오늘 복음의 제자들과 사도행전의 제자들이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파스카의 주님은 시공을 초월하여 사도행전에서 당신을 만난 제자들을 통해 대활약을 펼치십니다. 바오로와 바르나바의 담대함은 바로 파스카의 주님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박해후 쫓겨나면서도 기쁨과 성령이 가득했던 제자들입니다. 

 

사도행전에서 주목되는 단어가 주님의 말씀입니다. 무려 4회 반복하여 나옵니다. 말씀은 살아있고 힘이 있습니다. 말씀은 영이며 생명이요 빛입니다. 말씀은 파스카 주님의 살아있는 현존입니다. 주님은 말씀을 통해 일하십니다.

 

‘그 다음 안식일에는 주님의 말씀을 들으려고 도시 사람들이 거의 다 모여들었다.’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을 먼저 전해야 했습니다.’

‘다른 민족들은 이 말을 듣고 기뻐하며, 주님의 말씀을 찬양하였다.’

‘그리하여 주님의 말씀이 그 지방에 두루 퍼졌다.’

 

들불처럼 번지는 살아계신 주님의 말씀입니다. 믿는 이들에게 말씀 선포의 사명이 얼마나 결정적인지 깨닫습니다. 들불하니 소개하고 싶은 내용이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5.18민주화 운동 39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광주 항쟁 참여 일곱 들불 야학 관련자를 기리는 상이 바로 들불상이고 제14회 들불상 수상자로 고 김용균씨의 모친 김미숙 씨가 선정됐다는 소식입니다. 

 

들불상으로 하면 주님의 말씀을 들불처럼 타오르게 한 오늘 사도행전의 바오로와 바르나바 사도일 것입니다. 믿음의 눈만, 사랑의 눈만 열리면 곳곳에서 발견되는 ‘그대가 곁에 있어도 그대가 그리운’ 주님의 얼굴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뵈옵는, 만나는 그리운 얼굴, 주님의 얼굴입니다. 저절로 솟아나는 행복기도로 강론을 마칩니다.

 

“주님, 당신은 저의 전부이옵니다.

당신은 저의 생명, 저의 사랑, 저의 기쁨, 저의 행복이옵니다.

하루하루가 감사와 감동이요 감탄이옵니다.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는 아름다운 선물의 하루이옵니다.” 아멘.

 

 

 

 

 

 

 

  • ?
    고안젤로 2019.05.18 11:33
    하늘 향해 두팔 벌리고
    하늘만 바라보는 해바라기
    처럼 항상 주님만 보는
    주님바라기가 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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