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5.29.금요일 복자 윤지충 바오로(1759-1791)와 123위 동료 순교자들

사도25,13ㄴ-21 요한21,15-19

 

 

 

평생 화두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만나는 모든 이마다 행복하게 해 준다면 얼마나 좋겠는지요. 모두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너의 행복은 나의 행복으로 직결됩니다. 나홀로 행복할 수는 없습니다. 네가 행복해야 나도 행복합니다. 어둡고 우울하게 지내기에는 인생은 너무 짧습니다. 사랑하기에도 인생은 너무 짧습니다. 그럴바엔 사랑뿐이 답이 없습니다. 

 

죽음을 목전에 둔 상태라면 가장 절실한 말마디는 무엇일까요. 사랑입니다. 아들의 갑작스런 죽음에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못한 것이 무척 후회된다는 어느 자매의 말도 잊지 못합니다. 들어도 들어도 싫증나지 않는, 아니 새롭고도 감미로운 말마디는 사랑한다는 말마디 하나뿐일 것입니다. 누구나 듣고 싶은 말마디는 사랑일 것입니다.

 

요즘은 행복한 날의 연속입니다. 참으로 상대방의 행복이 나의 행복임을 깨닫는 날들입니다. 어제 집무실에 들렸던 여러분들이 행복해 보이니 저도 행복한 느낌 가득했습니다. 면담 성사후 보속으로 ‘말씀 처방전’을 써드리고 사죄경과 강복을 드린후 수도원 로고를 붙여 드리고 기도문 셋을 드리고 성령 은사 제비뽑기를 합니다. 그리고 ‘십자가의 예수님’밑에서, 또 함께 사진을 찍습니다. 정말 아름답고 행복해 보이는 사진입니다.

 

“참 아름답습니다. 멋진 선물, 멋지게, 행복하게 사세요!”

 

사진과 더불어 전송한 메시지입니다. 또 말씀 처방전도 예수성심성월 6월, ‘사랑의 달’에 맞는 말씀을 써드린후 6월 한달까지 복용하도록 했습니다. 6월까지는 계속 다음 예수님 말씀을 보속 말씀 처방전으로 써드릴 생각입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요한15,12)

 

참으로 평생화두로 삼아야 할 말씀이 사랑입니다. 과거의 사랑 결핍에, 죄책감에 아파할 것이 아니라, 또 언젠가의 사랑이 아니라 바로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사랑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사랑은 추상명사가 아니라 실천 동사입니다. 사랑 실천보다 더 좋은 보속도 없고 치유제도 없습니다. 가까이에서부터 실천하는 사랑입니다. 돈 없어도 마음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사랑입니다. 

 

수제자 베드로의 죽음을 미리 준비시키는 예수님의 말씀은 그대로 우리 모두의 평생 화두 말씀입니다. 세 번 당신을 부인했던 베드로에게 세 번 사랑을 확인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베드로의 상황이나 사도행전의 ‘펠릭스가 버려두고 간 수인 하나’라는 바오로에 대한 묘사에서 두 분 사도의 죽음이 머지 않았음을 예감케 합니다. 

 

성 베네딕도는 물론 사막교부들의 이구동성의 가르침은 “날마다 죽음을 눈앞에 환히 두고 살라”는 말씀이었습니다. 베드로에게 세 번 거푸 주신 말씀을 베드로는 늘 눈앞에 환히 두고 살았을 것입니다. 아니 우리 또한 늘 눈앞에 환히 두고 살아야 할, 평생 화두로 삼아야 할 말씀입니다.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사랑을 확인한 후 베드로에게 주신 두 말씀은 우리 모두에게도 해당되는 구체적 처방입니다. 참으로 주님을 사랑한다면 베드로에게 주신 다음 두 말씀을 우리 역시 실행해야 할 것입니다.

 

“내 양들을 돌보아라.”

“나를 따라라.”

 

‘내 양들을 돌보아라’라는 세 말마디를 영어로 확인해 봤습니다. Feed my lambs, Tend my sheep, Feed my sheep, 처음엔 내 ‘어린양’으로 했다가 다음엔 그냥 ‘양’이고, ‘밥을 주고 먹이라’는 Feed와 ‘돌보라’는 Tend입니다. 얼마나 당신 양들인 우리를 사랑한 예수님인지 깨닫습니다. 

 

구체적으로 영육의 양식을 먹이고, 돌보고 배려하는 사랑을 실천하라는 것입니다. 형제자매들 모두가 주님의 ‘내 양들’에 속하니 누구 하나 사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참으로 주님을 사랑한다면 주님이 목숨을 내놓을 정도로 사랑한 주님의 양들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나를 따라라’ 막연한 따름이 아니라, 형제 사랑으로 실천되는 순교적 사랑입니다.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어 내놓는다.”(요한10,11).

 

이런 착한 목자 예수님을 따라 베드로의 순교를 예감케 하는 말씀이 바로 ‘베드로가 어떠한 죽음으로 하느님을 영광스럽게 할 것인가’라는 말마디입니다. 주님의 양들인 형제들을 위한 사랑으로, 순교적 사랑으로 주님을 따르는 일이 바로 하느님을 영광스럽게 하는 일임을 깨닫습니다.

 

이런 순교적 사랑의 참 좋은 본보기가 오늘 기념하는 32세 짧은 나이로 착한 목자 예수님을 위해 목숨을 내놓은 순교자 윤지충 바오로와 123위 동료 순교자들입니다. 윤지충 바오로는 전주 남문 밖 처형장으로 끌려 갈 때도 마치 잔치에 나가는 사람처럼 즐거운 표정이었으며, “예수, 마리아”를 부르면서 칼날을 받았다 합니다.

 

또 오늘은 성 바오로 6세 교황(1897-1978) 기념일이기도 합니다. 성 요한 23세 교황의 뒤를 이어 1963년 제262대 교황으로 선출되어 2차 바티칸 공의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은후 1978년 8월6일 미사중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선종하셨고 이날이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이기에 부득이 5월29일 오늘을 선택 기념일로 정했다는 일화입니다. 

 

참으로 많고 중요한 업적을 남기셨으며, 특기할 점은 여성 최초로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와 시에나의 성녀 카타리나를 교회학자로 선포하셨고, 교황으로 선출될 때 받았던 삼중관을 팔아 가난한 이들을 위해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1969년 한국 최초의 추기경인 김수환 추기경을 임명한 고마운 성 바오로 6세 교황입니다.

 

참으로 예수님을 사랑한 현재의 착한 목자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성인들에 대한 사랑이 남다름을 깨닫게 됩니다. 바로 요한 23세 교황, 바오로 6세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을 시성하신 분이 프란치스코 교황님입니다. 또 오늘 기념하는 한국의 윤지충 바오로와 123위 동료 순교자들 시복미사도 2018년 8월16일 광화문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집전하셨습니다. 

 

참으로 착한 목자 예수님을 닮아 순교적 사랑에 항구했던 가톨릭 교회의 살아있는 보물들인 성인들입니다. 말그대로 회개의 표징, 희망의 표징, 구원의 표징이 되는 성인들이요 우리의 영원한 삶의 지표가 되는 분들입니다. 성인다운 삶을 살고 싶습니까? 참으로 끊임없이 자문해야 할 평생화두 말씀이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라는 주님의 물음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주님 사랑과 형제 사랑에 항구하고 충실함으로 성인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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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20.05.29 08:23
    "바로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사랑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사랑은 추상명사가 아니라 실천 동사입니다. 사랑 실천보다 더 좋은 보속도 없고 치유제도 없습니다. 가까이에서부터 실천하는 사랑입니다. 돈 없어도 마음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사랑입니다. "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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