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7.금요일 성 안토니오 아빠스(251-356)기념일

사무상8,4-7.10-22ㄱ 마르2,1-12

 

 

 

하느님의 감동, 예수님의 감동, 우리의 감동

-아름다운 믿음과 사랑-

 

 

 

하느님의 감동과 인간의 감동은 분리된 것이 아닙니다. 참으로 우리가 감동할 때 예수님도 감동하고 하느님도 감동합니다. 참으로 아름다움이 우리를 감동케 합니다. 감동하거나 감명받을 때 심신의 정화, 그리도 위로와 치유의 구원입니다. 무엇이 우리를, 예수님을, 하느님을 감동케 합니까? 믿음과 사랑입니다. 아름다운 믿음과 사랑입니다.

 

얼마 전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주님 세례 축일에 교황청 산하 직원들 아이 30명을 시스틴 성당에서 세례주실 때 즉흥적 설교에 감동했습니다. 그 일부를 소개합니다.

 

“아기들에게 세례를 주는 것은 의로움의 행위이다. 우리는 세례에서 그들에게 보물을 주는 데 그것은 인호인, 성령을 주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세례를 주는 것은 참으로 중요하니 성령의 힘과 더불어 성장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세례식중 울어도 당황하거나 혼란해 하지 마라. 아이들은 시스틴 성당에 오지 않는다. 이 아이들은 처음이다. 그들이 울어도 마음 편히 갖고 울음을 그치게 하려고 노력하지 마라. 

아이들은 합창대다. 울기 시작한다면 합창에 참여하는 것이다. 당황하지 마라. 아이가 교회 안에서 울 때, 그것은 아름다운 설교이다.”

 

참 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가득담긴 교황님의 아름다운 설교입니다. 아이의 울음이 ‘아름다운 설교(a beautiful homily)’란 표현도 아름답습니다. 마찬가지 오늘 복음의 장면은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이상적 교회의 모습을 보는 느낌입니다. 모두에게 열려 있는, 배고프고 목마른 영혼들로 가득한 교회 모습입니다.

 

우선 예수님께서는 집을 가득 채운 사람들에게 복음 말씀을 전하십니다. 미사중 말씀 전례와 흡사합니다. 문제는 다음에 발생합니다. 사람들이 가득 차서 들어올 수 없게 되자 기상천외한 일이 발생한 것입니다. 중풍병자의 동료들이 예수님이 계신 자리의 지붕을 벗기고 중풍병자가 누워있는 들것을 달아 내려 보낸 것입니다. 

 

도대체 이 장면보다 아름다운 강론이 어디있겠습니까? 중풍병자 동료들의 지극 정성의 아름다운 믿음과 사랑에 감동하신 예수님의 반응입니다. 예수님의 감동은 그대로 하느님의 감동이요 우리의 감동입니다. 

 

“얘야, 너는 죄를 용서 받았다.”

 

그대로 하느님의 감동을 전하는 예수님입니다. 율법의 틀에 갇혀 좁은 시야를 지닌, 이런 감동에 무지한 마음이 무딘 율법학자 몇사람은 하느님을 모독한다고 분개합니다. 예수님은 이들의 항의에 개의치 않고 죄의 용서와 더불어 죄의 용서의 결정적 표지로 치유를 선언하십니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 들것을 들고 집으로 돌아가거라.”

 

예수님을 감동시킨 중풍병자 동료들의 믿음과 사랑도 아름답고, 예수님의 죄의 용서와 치유의 과정도 아름답고, 이에 크게 놀라 하느님을 찬양하며 “이런 일을 일찍이 본 적이 없다.” 고백하는 신자들의 모습도 아름답습니다. 

 

예수님 집에 모였던 신자들 역시 중풍병자 동료들의 아름다운 믿음과 사랑, 예수님의 아름다운 죄의 용서와 치유활동에 크게 감동받았음이 분명합니다. 아마 이들도 더불어 크게 위로받고 치유받았을 것입니다. 얼마나 아름다운, 살아있는 교회의 모습인지요! 

 

이와 똑같은 주님께서 감동스럽게 이 아름다운 미사를 집전하시며 우리를 치유하시고 구원하십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믿음과 사랑으로 미사에 참여해야 함을 배웁니다. 죄에 대한 참 좋은 처방의 치유제이자 예방제는 아름다운 믿음과 사랑뿐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복음의 중풍병자 동료들의 아름다운 믿음과 사랑에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제1독서 사무엘상권에 나오는 이스라엘 백성입니다. 하느님의 심중을 대변하는 사무엘의 충고를 무시하고 막무가내 임금을 요구합니다. 사무엘은 예견되는 왕정제도의 폐혜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만 이들 이스라엘 백성이 끝내 거부하자 최후통첩성 말씀을 주십니다. 순종의 믿음이 전무한 참으로 완강한 반응을 보이니 참 실망스럽고 추醜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습입니다.

 

-“여러분은 스스로 뽑은 임금 때문에 울부짖겠지만, 그때에 주님께서는 응답하지 않을 것이오.”-

-“상관없습니다. 우리에게는 임금이 꼭 있어야 하겠습니다.”-

 

자식이기는 부모없다고 이들의 완강한 고집스런 청에 하느님도 속수무책 허락하시고 맙니다. 복음의 중풍병자들의 아름다운 믿음과 사랑의 감동적 분위기와는 너무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그들의 말을 들어 그들에게 임금을 세워주어라.”

 

사무엘에 이르시는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하느님의 실망스런 모습이 역력합니다. 참으로 끝까지 하느님과 이스라엘 백성들 사이에서 최선을 다해 중재하며 그 사명을 다하는 사무엘의 믿음과 사랑의 모습 역시 참 아름답습니다. 사무엘뿐 아니라, 오늘 축일을 지내는 105세까지 장수하시며 시종여일始終如一 끝까지 아름답게 사신 수도생활의 아버지 이집트의 성 안토니오의 삶은 또 얼마나 감동적인지요!

 

또 오늘은 우리 수도원의 김도완 안토니오 수사의 영명축일이며, 최빠코미오 원장수사와 백찬현 요셉 수사의 감동스런 서원 25주년 은경축 미사를 봉헌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모두 한결같이 수도생활에 정진하는 아름다운 수행자들입니다.

 

어제 설 명절을 앞두고 40년전 초등학교 제자가 편지와 함께 보내 준 지리산 꽃감 선물 또한 얼마나 아름다운 감동이었던지요! 참으로 아름다운 믿음과 사랑이 하느님을, 예수님을, 우리를 감동케 합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습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중풍병자 동료들의 믿음과 사랑이 그 좋은 본보기입니다. 

 

주님은 당신 교회의 감동스런 믿음을 보시어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죄를 용서하시고 영육의 아픔과 병을 치유해 주십니다. 오늘 하루도 아름다운 믿음과 사랑의 감동스런 하루를 사시기 바랍니다. 아멘.

 

  • ?
    고안젤로 2020.01.17 08:23
    사랑하는 주님, 주님 주신 말씀으로 오늘 하루도
    주님사랑으로 가득하게 하소서.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233 하느님 앞에서의 삶 -가난하고 투명한 삶-2017.11.27. 연중 제34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17.11.27 104
3232 주님과 신망애信望愛의 관계 -주님과 일치가 답이다-2018.3.20. 사순 제5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3.20 104
3231 “무엇이 본질적인가?” -주님과 상호내주相互內住의 사랑의 일치-2018.5.2. 수요일 성 아타나시오 주교 학자(295-373)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8.05.02 104
3230 수행자의 참행복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일-2018.9.25. 연중 제25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8.09.27 104
3229 삶은 선물인가 짐인가? -기도가 답이다- 1 프란치스코 2018.12.12 104
3228 기억하라, 사랑하라, 찬미하라 -창조주 하느님, 파스카 예수님을!-2020.9.26.연중 제25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9.26 104
3227 그리스도 중심의 삶 -말씀, 회개, 자유- ​​​​2020.10.12.연중 제28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20.10.12 104
3226 오, 하느님! -하느님 체험, 하느님 자랑-2020.12.16.대림 제3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20.12.16 104
3225 진리의 연인 -마라나타; 오소서, 주 예수님!-2020.12.21.대림 제4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20.12.21 104
3224 떠남의 여정 -순종, 봉헌, 선물, 떠남-2021.3.22.월요일 사부 성 베네딕도 (480-547) 별세 축일 1 프란치스코 2021.03.22 104
3223 성령의 인도에 따른 삶 -하느님은 구부러진 곡선위에서도 똑바로 쓰실 수 있다-2021.5.11.화요일 성 오도(879-942), 성 마욜로, 성 오딜로, 성 후고, 복자 베드로 베네라빌리스와 클뤼니 수도원의 아빠스들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1.05.11 104
3222 예언자적 삶 -하느님과 이웃에 활짝 열린 삶-2017.4.1. 사순 제4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17.04.01 105
3221 원대한 목표 -완전한 사람이 되는 것-2017.6.20. 연중 제11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17.06.20 105
3220 무지無知의 병 -환대의 축복, 환대의 치유-2017.7.1. 연중 제12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7.07.01 105
3219 동심童心의 회복 -시편영성의 생활화-2018.5.26. 토요일 성 필립보 네리 사제(1515-1595) 기념일 2 프란치스코 2018.05.26 105
3218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 -늘 새로운 시작,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2018.7.7. 연중 제13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7.07 105
3217 “나를 따라라.” -‘부르심과 응답’으로 이뤄진 믿음의 여정-2018.9.21.금요일 성 마태오 사도 복음사가 축일 프란치스코 2018.09.27 105
3216 영원한 생명 -영적 어린이가 됩시다-2020.5.5.부활 제4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5.05 105
3215 개안開眼의 여정 -끊임없는 주님과의 만남-2020.8.31.연중22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8.31 105
3214 더불어 여정 중의 공동체 -중심(믿음), 비전(희망), 역할(사랑)-2020.9.18.연중 제24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9.18 105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169 Next
/ 169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