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1.월요일 성녀 아녜스 동정 순교자(+304) 기념일                                                  히브5,1-10 마르2,18-22

 

 

분별의 잣대는 사랑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오늘은 성녀 아녜스 동정 순교자 기념일입니다. 아침 찬미가 첫 연이 아름다웠습니다.

 

-이날을 경축하세 아녜스 탄일/복되신 동정녀의 천상탄생일

 거룩한 피흘리어 그의 영혼을/맞갖게 하늘에다 바쳐드린날-

 

사랑의 성녀입니다. 성인들의 순교일은 새로운 시작의 천상탄일입니다. 하느님 향한 열렬한 사랑은 성덕의 잣대입니다. 성인들의 모든 수행은 그대로 하느님 사랑의 표현이었습니다. 

 

사랑은 분별의 잣대입니다. 모든 수행은 그 자체가 분별의 잣대가 될 수 없습니다. 단식, 침묵, 기도, 노동 등 모든 수행은 하느님 사랑의 자발적 표현입니다. 그러니 사랑의 수행에 정진할수록 주님을 닮아 관대해지고 자비로워질 수뿐이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사람들은 예수님께 와서 묻습니다. 

 

“요한의 제자들과 바리사이의 제자들은 단식하는데, 선생님의 제자들은 어찌하여 단식하지 않습니까?”

 

요한의 제자들과 바리사이들은 전통적으로 단식과 같은 외적 수행의 준수에 엄격했습니다. 이런 엄격한 외적 수행을 하느님께 충실한 척도로 삼았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길은 이들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예수님의 방법은 외적이기 보다는 내적이었습니다. 사랑이 분별의 잣대였기에 유연했고 타인의 복지를 우선 생각했습니다. 

 

분별의 잣대는 사랑입니다. 그 무슨 수행도 그 자체가 목적일 수 없습니다. 수행을 잘해서 구원 받는 것이 아니라 사랑에 의해서 구원받기 때문입니다. 단식에 철저했던 옛 사막교부들도 손님 방문시 환대를 위해 단식을 멈추고 함께 식사했습니다. 기도중에 잠든 수도승에겐 잠을 깨우지 말고 자도록 한 사막교부도 있었습니다. 얼마전 한 수도형제의 두 차례에 걸친 고백이 생각납니다.

 

“사랑밖엔 길이 없다!”

 

그렇습니다. 사랑밖엔 길이 없습니다. 사랑이 분별의 잣대입니다. 예수님은 어떻게 처신하셨는지 예수님의 사랑의 마음으로 보는 것입니다. 하여 예수님을 닮아갈수록 사랑의 분별도 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여 분도 성인도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보다 그 무엇도 앞세우지 말라 했습니다. 

 

예수님과 깊어지는 사랑의 관계와 더불어 함께 가는 사랑의 분별이기 때문입니다. 사랑의 분별은 사고방식의 전환을 뜻합니다. 단식의 잣대가 아니라 사랑의 잣대로 분별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답변입니다.

 

“혼인 잔치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단식할 수야 없지 않으냐? 신랑이 함께 있는 동안에는 단식할 수 없다. 그러나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것이다. 그때에는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

 

단식의 때에 단식하는 것이 분별의 지혜요 겸손입니다. 지금 주님과 함께 있는 동안은 축제의 때이니 단식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삶은 잔치입니다. 기쁨의 잔치요, 축제인생입니다. 주님과 함께 삶의 기쁨을 누려야 할 기쁨의 잔치요 축제인생입니다. 단식은 단식의 때에 맡기고 부단한 발상의 전환으로 늘 새롭게 축제의 삶을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바로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는 것입니다. 그러니 부단히 깨어 겸손히 공부하는 자세가 필수입니다. 무엇보다 주님을 닮아가는 것입니다. 행복기도중 한 대목이 생각납니다.

 

-주님

당신은 저의 전부이옵니다

저의 생명, 저의 빛, 저의 사랑, 저의 진리, 저의 기쁨, 저의 행복이옵니다

하루하루가 감사와 감동이요 감탄이옵니다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는 아름다운 선물의 하루이옵니다-

 

이런 고백대로 하루하루 살아갈 때 매일은 새마음의 새포도주가 담긴 새부대의 새날이 될 것입니다. 참으로 예수님은 우리의 모두를 속속들이 아시는 분입니다. 히브리서가 고백하는 대사제 예수님의 모습이 감동적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드님이셨지만 고난을 겪으심으로써 순종을 배우셨습니다. 그리고 완전하신 되신 뒤에는 당신께 순종하는 모든 이에게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 되셨으며, 하느님에게서 멜키체덱과 같은 대사제로 임명되셨습니다.’

 

우리 인생은 ‘순종의 학교’입니다. 배움의 여정중에 있는 평생학인인 우리들입니다. 배움의 필수요소가 겸손입니다. 고난을 겪으심으로 순종을 배우신 예수님처럼 우리도 삶의 여정중 모든 어려움을 겸손의 계기, 비움의 계기로 삼아 순종을 배워갈 때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 되신 사랑의 주님을 닮게 됩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새 포도주같은 새 마음을 새 날의 새 부대에’ 가득 채워주시니 우리 모두 차고 넘치는 행복으로 축제인생을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멘.

 

 

  • ?
    고안젤로 2019.01.21 06:29
    사랑하는 주님, 주님도 고난을 겪으심으로 순종을 배웠듯이 주님의 자녀인 저희도 지금 세상속 번뇌와 고난을 통해 당신께 순종의 삶을 배우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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