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8.18. 연중 제20주간 목요일                                                                           에제36,23-28 마태22,1-14


                                                                    하늘 나라 축제祝祭의 삶

                                                         -삶은 은총恩寵이자 평생 과제課題이다-


하루 하루가 하늘 나라 축제의 삶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축제祝祭이지 고해苦海가 아닙니다. 삶은 은총이자 평생 과제입니다. 평소 하늘 나라 축제의 삶을 살아야 힘든 시기가 와도 여전히 축제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여기 요셉수도원에서 하늘 나라 축제의 삶을 산지도 어언 29년 째입니다. 늘 언제나 새 날의 하늘 나라 축제의 삶입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마다 좋으니 날마다 좋은 일일시호일一日是好日, 축제의 날입니다. 여기 수도원에 정주하면서 더도 덜도 아닌 세가지 제 소박한 소원입니다.


1.죽는 날까지 여기 요셉 수도원에 정주하는 것입니다.

2.죽는 날까지 매일미사를 드리고 강론을 쓰는 것입니다.

3.죽는 날까지 두 발로 수도원길 하늘길을 걸으며 기도하는 것입니다. 


2년 전에는 2000리길 산티아고 순례길을 나르듯 걸은 다리인데, 요즘은 한 다리가 좀 불편하니 두 발로 걷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깨닫습니다. 날마다 두 발로 걸으며 하느님 선물하신 아름다운 자연을 통해 매일 축제의 삶을 관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삶은 하늘 나라 축제이지 결코 고해가 아닙니다. 매일의 찬미와 감사의 시편 성무일도와 미사의 은총이 고해의 삶을 축제의 삶으로 바꿔줍니다. 누구나 초대 받고 있는 활짝 열린 하늘 나라 축제의 삶, 미사잔치입니다. 오늘 하늘 나라의 비유 복음도 은혜롭습니다.


“하늘 나라는 자기 아들의 혼인 잔치를 베푼 어떤 임금에 비길 수 있다.”


시작되는 오늘 복음의 비유 말씀처럼 바로 여기 오늘이 우리 모두가 초대 받고 있는 하늘 나라 잔치날입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에서 1차 은총의 초대에 응한 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들은 초대에 아랑곳하지 않고, 어떤 자는 밭으로, 어떤 자는 장사하러 갔고, 나머지 사람들은 종들을 붙잡아 때리고 죽였다 합니다. 바로 초대에 응하지 않은 초대교회 당시 유대인들을 지칭합니다. 그 때처럼 여전히 지속되는 초대에 불응하는 무신론적無神論的 현실입니다.


재차 나선 하늘 나라 축제의 종들은 거리에 나가 악한 사람 선한 사람 할 것 없이 만나는 대로 데려 왔고 잔칫방은 손님들로 가득 찼다 합니다. 바로 하늘 나라 축제의 구체적 장인 교회를 상징합니다. 이와 반대로 날로 텅텅 비워지는 하늘 나라의 구체적 장인 오늘날 교회 현실입니다.


그러나 숫자의 양量이 아니라 숫자의 질質입니다. 참 좋은 복음 선포는 하늘 나라 축제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선인과 악인이 공존하는 하늘 나라 교회 삶의 현실에 좌절할 것이 아니라 불러 주신 하느님 은총에 감사하면서 신망애信望愛 삶에 충실하는 것입니다. 불러주신 은총에 방심하거나 안주함이 없이 끊임없이, 간절히 은총의 하느님을 찾는 것입니다. 바로 이때 에제키엘의 예언이 그대로 실현됩니다.


“너희의 모든 부정과 모든 우상에게서 너희를 정결하게 하겠다. 너희에게 새 마음을 주고 너희 안에 새 영을 넣어 주겠다. 너희 몸에서 돌로 된 마음을 치우고, 살로 된 마음을 넣어 주겠다. 나는 또 너희 안에 내 영을 넣어 주어, 너희가 나의 규정들을 따르고 나의 법규들을 준수하여 지키게 하겠다.”


그대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주님은 우리를 정결케 하시고 우리 안에 당신의 새 마음, 새 영을 넣어 주시어 당신을 찾는 수행생활에 충실하고 항구하게 하십니다. 비로소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가 되고 하느님은 우리의 아버지가 되십니다. 하여 날마다 실현되는 하늘 나라 축제의 삶입니다.


그러나 하늘 나라 축제의 삶은 은총이자 평생과제입니다. 한 번 초대 받았다 하여 보장되는 구원이 아닙니다. 사실 부르심을 받은 이들은 많지만 선택된 이들은 적습니다. 우리에게 부과된 평생 과제에 소홀하면 축제의 삶에서 퇴출退出입니다. 바로 혼인 예복을 입지 않아 임금의 혼인 잔치에서 쫓겨난 이가  적절한 본보기입니다. 하늘 나라 축제의 삶에서 혼인 예복이 상징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기쁨의 옷, 평화의 옷, 겸손의 옷, 온유의 옷, 믿음의 옷, 희망의 옷, 사랑의 옷, 정의의 옷입니다. 한마디로 끊임없이 하느님을 찾는 깨어있는 수행의 노력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과연 하늘 나라 축제의 삶에 걸맞는 삶인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하늘나라 잔치를 상징하는 미사전례때는 좋은 옷을 입고 외모도 단정히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 모두가 정성된 마음의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비싼 옷이 아니라 적절한 품위의 단순소박한 옷입니다. 검이불루 화이불치 (儉而不陋 華而不侈)', 검소하지만 누추해 보이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은 그런 외모입니다. 그러면 주님은 일상의 삶에서 우리가 더럽힌 당신의 큰 이름의 거룩함을 드러내실 것이고 우리 모두 거룩해질 것입니다. 그제야 우리는 주님이 바로 하느님이심을 알게 될 것입니다. 


삶은 은총이자 평생 과제입니다. 삶은 하늘 나라 축제이지 결코 고해가 아닙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하루하루, 하늘 나라 축제의 복된 삶을 살게 하시며 경계의 말씀을 주십니다. 


“사실 부르심은 받은 이들은 많지만 선택된 이들은 적다.”(마태22,14).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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