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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2. 금요일 연중 제26주간 금요일                                                                    바룩1,15ㄴ-22 루카10,13-16


                                                                                   회개의 표징


오늘은 ‘회개’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우리 수도회의 전례력에 따라 오늘 우리는 ‘수호천사기념’미사가 아닌 ‘연중 제26주간 금요일’ 미사를 봉헌합니다. 오늘 복음의 소제목은, 새번역은 ‘회개하지 않는 고을들’, 또 옛 공동번역은 ‘저주받은 도시’로 일맥상통합니다. 바룩의 1독서 소제목은 ‘참회기도’로 역시 우리의 회개를 촉구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회개하지 않는 저주받은 도시에 불행을 선언하면서 회개를 촉구합니다. 당신의 사자들이 전하는 복음을 받아들이지 않는 모든 고을에 대한 예수님의 예언적 탄식입니다. 이는 저주가 아니라 탄식이며 회개에 대한 마지막 호소입니다. 


“불행하여라, 너 코라진아! 불행하여라, 너 벳사이다야! 너희에게 일어난 기적들이 티로와 시돈에서 일어났더라면, 그들은 벌써 자루옷을 입고 재를 뒤집어 쓰고 회개하였을 것이다. 그리고 너 가파르나움아, 네가 하늘까지 오를 성 싶으냐? 저승까지 떨어질 것이다.”


모두 회개를 촉구하는 회개의 표징이 되는 말씀입니다. 역사는 반복됩니다. 인간의 본질도 변함이 없습니다. 오늘날 신자본주의 사회 역시 저주받은 도시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많은 이들의 면담성사를 통해 살아가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끝이 보이지 않는 각자도생, 아비규환의 지옥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습니다. 마치 수도원의 정문이 천국과 지옥을 가르는 상징적인 경계선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적은 분명 있는 데 보이지 않고, 없는 이들끼리 서로 물고 뜯으며 살기위해 싸우는 모습들입니다. 오죽하면 ‘헬조선’이라고 사회를 지옥으로 빗댄 용어가 회자되겠습니까? 주로 기득권을 지닌 지도층 모든 이들의 회개가 절실합니다. 하느님 희망과 믿음이 사라지고 탐욕과 살기위한 싸움만 남아있는 곳, 바로 거기가 지옥입니다. 


일간신문의 기사 제목 ‘자기 눈에만 보이는 것을 사랑하는 이십대에게-환상을 찢어내라, 실재를 사랑하라’는 제하의 글이 제 눈에는 회개를 촉구하는 회개의 표징처럼 보였습니다.


“정작 이십대에게 해야할 일은 ‘힘내라, 청춘’ 따위의 달콤한 말이 아니라, 제대로 사랑하는 법을 가르치는 일이다. 사랑할 만한 사람을 사랑하고 미워할 만한 사람을 미워하는 법을 가르치는 일이다. 자기 눈에만 보이는 겉멋을 사랑하는 이십대처럼, 그들이 모순된 실재를 보지 못하고 완벽하게 논리적인 환상속에 사는 한, 세계는 늘 그대로다. 정의는 실현되지 않고, 부는 소수에게 집중되며, 권력은 약자를 짓밟는다. 제대로 사랑하는 법, 그건 자신만의 환상 속에서 벗어나 그런 실재와 대면하는 일이다.”


이십대만 아니라 전 세대에 걸쳐 환상 속에 사는 이들의 회개를 촉구하는 말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잘못된 매스컴의 정보에 세뇌되어, 세상 재미에 중독되어, 삶의 진실과 실재를 살지 못하고 환상 속에 살아갑니다. 진짜 삶이 아닌, 거짓의 가짜 삶을 살아갑니다. 환상 속에 내려진 잘못된 판단은 얼마나 많겠는지요.


하느님께 돌아가는 회개는 바로 환상 속에서 벗어나 맑은 의식 속에서 삶의 실재와 진실을 직시하며 사는 것을 뜻합니다. 환상에서 벗어날 때 ‘있는 그대로’ 보는 분별의 지혜도 가능합니다. 쓰레기 같은 지식들이 아니라 회개를 통한 깨달음의 지혜가 참으로 절실한 사람들입니다.


요즘 세계적인 스타가 누군지 아십니까? 프란치스코 교황님, 미국 민주당의 차기 대통령 예비후보로 등장한 버니 샌더스, 영국 노동당의 새 리더로 선출된 제러미 코빈입니다. 저에겐 이분들이 우리의 회개를 촉구하는 현대판 하느님의 예언자들이요, 회개의 표징들입니다. 세분 모두가 탐욕따라 이대로 살다가는 인류가 파멸된다는 것을 경고합니다. 


교황님은 ‘현재의 경제체제가 구조적으로 빈부격차를 재생산할뿐만 아니라, 그 근저에 있는 성장논리가 환경위기와 기후변화를 초래하는 결정적 요인’이라 지적합니다. 이어 교황님은 ‘오늘날 세계경제는 이 지구에서 무한한 상품공급이 가능하다는 거짓말위에 기초해 있고, 이 때문에 우리의 행성은 말라가고 있다.’고 경고합니다. 


미국의 샌더스, 영국의 코빈은 초지일관 돈과 권력에 대한 욕망이 아니라, 사회정의의 실현, 약자와 생명과 자연을 보호하는 게 정치의 본분이라는 신념을 지켜온 분들입니다. 어느 분은 세분 출현의 감동을 담담히 고백합니다.


“몇몇 늙은이 때문에 이렇게 가슴이 뛰게 될 줄은 몰랐다. 세상 꼴이 하도 기막혀서, 미치지 않으려면 세속과 인연을 끊고 은둔생활을 하다가 때가 되면 조용히 이승을 떠나는 게 낫지 않을까 그런 생각에 빠져 있는데, 뜻밖에도 프란치스코 교황(78), 버니 샌더스(74), 제러미 코빈(66)이라는 세계변혁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말하는 지도자들이 잇따라 출현하여 지금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새삼 젊음은 나이에 있는 게 아니라 회개의 열정에 있음을 봅니다. 늙은이라지만 영원한 청춘의 세 지도자들입니다. 교황님의 인기는 세계 최고입니다. 새삼 영원한 청춘의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회개의 표징’이자 ‘희망의 표징’임을 깨닫습니다. 어느 분은 오늘의 우리 정치권을 바라보며 탄식합니다. “우리의 코빈은, 샌더스는 어디에 있는가?”라고. 또 어느 분은 ‘이 세계의 불운은 정치든 종교든 이른바 지도자들이 거의 예외 없이 왜소하고 비겁한 인격, 편협한 세계관의 소유자들이라는 사실에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합니다. 


오늘 제1독서 바룩의 겸손한 회개, 참회의 기도가 문제의 답입니다. 하느님 중심의 제자리에 돌아와 제정신으로 제대로 사는 것이 회개의 본질입니다. 


“주 우리 하느님께는 의로움만 있지만, 우리 얼굴에는 오늘 이처럼 부끄러움이  있을 뿐입니다. 우리는 주님 앞에서 죄를 짓고, 그분을 거역하였으며, 우리에게 내리신 주님의 명령에 따라 걸으라는 주 우리 하느님의 말씀을 듣지 않았습니다.”


마치 미사중 주님 앞에서 드리는 우리의 기도같습니다. 내 삶의 자리에서 하느님을 도와드리며, 하느님의 속을 썩여드리지 않고, 하느님을 기쁘시게 하는, 하느님 중심의 삶이 바로 회개의 삶입니다. ‘십자가의 길, 제13처’ 묵상대로 ‘성모님 품 안에서 효성스러운 자녀로 살다가 마침내 그 품안에서 죽게 하소서.’기도하는 것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회개한 우리 모두를 효성스러운 자녀로 살게 해줍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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