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청춘 -“하느님께 영광, 사람들에게 평화!”-2015.12.25. 금요일 예수 성탄 대축일 밤 미사

by 프란치스코 posted Dec 24, 201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5.12.25. 금요일 예수 성탄 대축일 밤 미사

                                                                                                            이사9,1-6 티토2,11-14 루카2,1-14


                                                                           영원한 청춘

                                                          -“하느님께 영광, 사람들에게 평화!”-


요셉수도원에 부임한지 28번째 맞는 성탄이지만 맞이할 때 마다 늘 새롭습니다. 믿는 이들에겐 언제나 대림이요 성탄입니다. 예수님의 성탄축일뿐 아니라 믿는 우리 모두의 성탄축일입니다. 젊음은 나이에 있는 게 아니라 주님 사랑하는 마음에 있습니다. 


늘 새로운 마음으로 맞이하는 성탄축제가 주님을 닮아 영원한 청춘의 삶을 살게 합니다. 끊임없이 바치는 찬미와 감사가 하느님께는 영광이 되고 사람들에게는 평화가 됨으로 우리 모두 영원한 청춘의 삶을 살게 합니다. 마침내 이사야의 예언이 실현되었습니다.


“어둠 속에 걷던 백성이 큰 빛을 봅니다. 암흑의 땅에 사는 이들에게 빛이 비칩니다. 당신께서는 즐거움을 많게 하시고, 기쁨을 크게 하십니다.”


이런 큰 빛의 구원자께서 이 어둠의 땅에 탄생하셨습니다. 절망의 땅에 희망으로, 슬픔의 땅에 기쁨으로, 불화의 땅에 평화로, 죽음의 땅에 생명으로 탄생하셨습니다. 탄생하신 주님이 계시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 맛나는 인생을, 의미 충만한 축제인생을 살게 되었습니다. 즈카르야의 예언 역시 그대로 실현되었습니다.


“우리 하느님의 크신 자비로 높은 곳에서 별이 우리를 찾아 오시어, 어둠과 죽음의 그늘에 앉아 있는 이들을 비추시고, 우리 발을 평화의 길로 이끌어 주실 것입니다.”


빛나는 구원의 별이신 주님께서 어둠과 죽음의 그늘에 살고 있는 우리 안에 탄생하셨고 친히 우리를 평화의 길로 이끌어 주십니다. 성탄츄리 마다 영롱하게 빛나는 장식의 별들이 주님 탄생을 경축합니다. 여전히 1년 훨씬 넘어 성탄츄리에 달려있는 세월호 희생자들의 노란 리본들 역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작년 미국의 뉴튼수도원의 성탄 츄리에 달렸던 세월호 희생자 노란 리본의 별들이 요셉수도원 올해의 성탄츄리 나무에도 여전히 달려 있습니다. 영원한 별들이 되어 탄생하신 큰 별이신 주님과 함께 빛을 발하는 세월호 희생자들의 별들입니다. 


-그리움이 깊어지면 병이 된다 하지만 

 당신 향한 내 그리움은 

 기도가 되고 별이 됩니다. 


 당신 영혼의 하늘에 

 빛나는 별이 되어

 수호천사 별이 되어 언제나 당신을 비출 것입니다-1997.4


예전 즐겨 애송하던 자작시 ‘별’이 생각납니다. 마침내 하느님은 우리의 간절한 기도에 응답하시여 구원자 큰 별이 우리를 찾아 오게 하셨습니다. 하여 세월호 희생자들의 304개 작은 별들을 비추시고 위로하시며 우리 모두를 비추시는 오늘 탄생하신 구원자 큰 별입니다.


오늘 밤 우리 구원자 예수님 큰 별로 탄생하셨습니다. 고대광실에서 태어난 것이 아니라 머물 여관이 없어 구유에서 태어 나셨습니다. 하느님의 가난과 겸손의 절정이요 하느님의 은폐가 놀랍습니다. 그러니 가난하고 겸손한 깨어있는 영혼만이 탄생하시는 주님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의 목자들 역시 전형적인 성서의 가난한 사람인 아나빔입니다. 바로 다음 아름다운 장면이 구원자 탄생 체험의 비밀을 알려 줍니다.


‘그 고장에는 들에 살면서 밤에도 양떼를 지키는 목자들이 있었다. 그런데 주님의 천사가 다가오고 주님의 영광이 그 목자들의 둘레를 비추었다.’


구원자 주님의 체험은 순전히 은총의 선물입니다. 밤새 광야의 고독속에 깨어 주님을 기다리며 양떼를 돌보던 가난하고 겸손한 텅 빈 내면의 목자들을 찾아오신 주님이십니다. 가난하지 않으면, 겸손하지 않으면, 간절히 기다리지 않으며, 깨어있지 않으면, 주님은 오시지도 않고 찾아 오셔도 주님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보라, 나는 온 백성에게 큰 기쁨이 될 소식을 너희에게 전한다. 오늘 너희를 위하여 다윗 고을에서 구원자가 테어 나셨으니, 주 그리스도이시다.”


탄생하신 주님을 찾아 멀리 갈 것은 없습니다. 내 몸담고 있는 자리가 구원자 그리스도 탄생하신 다윗 고을 베들레헴입니다. 탄생하신 그리스도를 만날 때, 체험할 때 비우고 비워 텅 비워졌던 가난한 내면은 기쁨과 평화의 빛 충만한 주님의 현존이 됩니다. 말 그대로 텅 빈 충만의 행복을 체험한 복음의 목자들이요, 이 거룩한 성탄 밤미사에 참석한 우리들입니다. 


아, 마침내 모든 사람에게 구원을 가져다 주는 하느님의 은총이 나타났습니다. 바로 이 은총이, 이 거룩한 성탄미사은총이 우리를 교육하여, 불경함과 속된 욕망을 버리고, 현세에서 신중하고 의롭고 경건하게 살도록 해줍니다. 


오늘 탄생하신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내어 주시어, 우리를 모든 불의에서 해방하시고 또 깨끗하게 하시어, 선행에 열성을 기울이는 당신 소유의 백성이 되게 하셨습니다. 


아침 성무일도 독서 후 계응송, “내일은 세상의 죄악이 멸망되리라.” 라는 폭탄 선언이 그대로 이루어 졌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 중, 우리 모두 하늘의 무수한 천사들과 함께 하느님을 찬미하도록 하십니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루카2,14). 아멘.



Articles

76 77 78 79 80 81 82 83 84 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