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16. 목요일 성녀 제르투르다 동정(1256-1302) 기념일 

지혜7,22-8,1 루카17,20-25



지혜를 찾아라

-하느님 나라의 실현-



오늘 제1독서의 지혜서의 내용이 참 아름답습니다. 참 탐이나는 지혜입니다. 무지의 병의 치유에 대한 유일한 처방은 지혜뿐입니다. 사실 대부분 무지로 인해 자초하는 불행입니다. 소위 불가에서 말하는 삼독三毒, 탐진치貪瞋癡 즉 탐냄, 성냄, 어리석음 모두 무지로 인해 자초한 것들입니다. 지혜를 지닌 사람들이 참 행복한 사람들이요 부유한 사람들이요 자유로운 사람들입니다. 매주 화요일 3시경때 마다 듣는 잠언의 말씀이 생생합니다.


“지혜를 찾으면 얼마나 행복하랴! 슬기를 얻으면 얼마나 행복하랴! 지혜를 얻는 것이 은보다 값있고 황금보다 유익하다. 지혜는 붉은 산호보다도 값진 것 네가 가진 어느 것도 그만큼 값지지는 못하다.”


그러니 우리 모두 지혜를 찾아야 합니다. 필생 평생 공부가 지혜를 찾는 공부이며 필생 평생 목표가 지혜로운 사람, 현자가 되는 것입니다. 지혜는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간절히 찾는 자에게 주어지는 지혜의 선물입니다. 오늘 제1독서 지혜서는 지혜의 본성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흡사 지혜에 대한 찬미같습니다.


‘지혜안에 있는 정신은 명석하고 거룩하며 유일하고 다양하고 섬세하며 민첩하고 명료하고 청절하며 분명하고 손상될 수 없으며 선을 사랑하고 예리하며 자유롭고 자비롭고 인자하며 항구하고 평온하며 전능하고 모든 것을 살핀다.’


얼마나 좋은 지혜인지요! 의인화한 이런 지혜를 지닌 사람이 정말 온전한 인간입니다. 지혜는 하느님 권능의 숨결이고 영원한 빛의 광채이고 하느님 선하심의 모상입니다. 지혜는 혼자이면서도 모든 것을 할 수 있고, 자신안에 머무르면서 모든 것을 새롭게 하며, 대대로 거룩한 영혼들 안으로 들어가 그들을 하느님의 벗이 되게 하고 예언자로 만듭니다. 하여 하느님께서는 지혜와 함께 사는 사람만 사랑하십니다.


이런 지혜의 화신이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지혜이십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 고백했는데 또 하나 추가해야 겠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지혜요 말씀이요 하느님 권능의 숨결인 성령이십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의 모두입니다. 바로 이런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되는 것이 지혜로운 삶의 첩경입니다. 


오늘 시편 화답송 후렴입니다. “주님, 당신 말씀은 영원하시옵니다.” ‘말씀’대신 ‘지혜’를 넣어, “주님, 당신 지혜는 영원하시옵니다.” 고백해도 무방하겠습니다. 화답송 시편 한 구절, ‘당신 말씀 밝히시면 그 빛으로, 미련한 이들이 깨치나이다.’도 마음에 와닿습니다. 이런 말씀의 빛이, 지혜의 빛이 우리 무지의 어둠을 몰아냅니다. 역시 그대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이런 말씀이자 지혜이신 주님을 모시고자 이 복된 미사에 참석하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지혜를 찾아라," 결코 막연한 말씀이 아닙니다. 바로 주님을 찾으라는 말씀이요 우리는 알게 모르게 언제 어디서나 끊임없이 지혜이신 주님을 찾습니다.


바로 이런 주님께서 오늘 복음에서 하느님 나라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이미(already) 우리 가운데 도래한 하느님 나라요 그러나 아직(not yet) 완전히 도래한 하느님 나라는 아닙니다. 늘 깨어 있는 영혼에게 감지되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도래한 하느님 나라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의 복음 말씀입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눈에 보이는 모습으로 오지 않는다. 또 ‘보라 여기에 있다.’, 또는 ‘저기에 있다.’ 하고 사람들이 말하지도 않을 것이다. 보라,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 있다.”


이런 깨달음이 바로 지혜입니다. 지혜로운 사람들은 깨어 있는 사람들이요 부단한 깨달음의 사람들로 바로 오늘 지금 여기서 하느님 나라를 삽니다. 경거망동, 부화뇌동하지 않고 지금 여기서 정주의 삶에 충실하고 항구합니다. 내일 세상의 종말이 온다할지라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는 사람과 같습니다. 


시편 화답송 후렴이 생각납니다.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노라’, 저는 뒤쪽의 말마디를 바꿔 ‘주님은 나의 목자 두려울 것 없노라’, ‘주님은 나의 목자 부러울 것 없노라.’로 바꿔 노래하곤 합니다. 하느님의 지혜이자 말씀이자 영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를 영원한 목자로 모실 때 참으로 자유롭고 행복하고 부유한 삶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그러니 이런 주님을 목자로 모신 지혜로운 우리들은 무지한 사람들처럼 이런저런 소식에 현혹되지도 않고 휩쓸리지도 않습니다. 사람들이 ‘보라, 주님이 저기에 계시다.’ 또는 ‘보라, 여기에 계시다.’ 하고 말하더라도 나서지도, 따라가지도 않습니다. 사실 주님 역시 그렇게 하라고 우리에게 신신당부하십니다.


오늘 저는 잠시 오늘 축일을 지내는 서울 분도 수녀원의 주보성녀인 13세기 독일의 위대한 신비가 대 제르투르다 성녀를 소개드리고 싶습니다. 성녀는 영성뿐 아니라 음악, 문학, 문법학, 예술등에 능통했던 지혜로운 성녀였습니다. 성녀는 예수 성심을 공경한 시작한 선구자요 첫 사도로 영성사에서 '예수 성심의 신학자'로 불리어지는 분입니다. 특히 잊지 못하는 것은 성녀의 임종어입니다. 1302년 11월16일 헬프타 수녀원에서 중병을 앓던 성녀는 ‘아! 신랑이 오신다.’라고 외치면서 세상을 떠났고 이때 성녀의 나이는 46세였습니다. 


얼마나 지혜자체이신 주님을 애모愛慕하고 갈망渴望한 삶인지 깨닫습니다. 성인들의 축일을 지낼 때 마다 성인들의 산 햇수와 내 나이를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은 자극이 될 것입니다.


무지에 대한 유일한 답은 하느님의 지혜이신 예수 그리스도님뿐입니다. 우리의 영원한 목자이신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참 좋은 지혜와 더불어 '하느님 나라'를 선물하시며 말씀하십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28,20ㄴ).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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