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3.10. 사순 제3주간 토요일                                                                                         호세6,1-6 루카18,9-14



“참 멋있다! 우리 하느님”

-기도는 주님과 대화요 관계다-



어제에 이은 제1독서 호세아서가 참 아름답습니다. 역시 회개에의 초대입니다. 복음 역시 ‘바리사이와 세리의 비유’가 궁극으로 목표하는 바 회개입니다. 회개를 통해 주님과의 관계를 회복하라는 것입니다. 참으로 회개를 통한 영적감성을 회복하여 주님과 사랑의 관계를 깊이해야 할 은총의 사순시기입니다.


호세아 예언자와 주님과의 관계가 흡사 연인사이처럼 느껴집니다. 얼마나 주님과 깊은 사랑의 관계에 있는지 부럽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여 강론 제목은 “참 멋있다! 우리 하느님”이라 정했습니다. 나이에 상관없이 주님과 날로 깊어가는 연인관계의 사랑이라면 하느님처럼 영원한 청춘일 것입니다. 연인같은 하느님의 초대에 응하라는 호세아의 친절이 고맙습니다.


“자, 주님께 돌아가자.---우리가 그분 앞에서 살게 되리라. 그러니 주님을 알자. 주님을 알도록 힘쓰자. 그분의 오심은 새벽처럼 어김없다. 그분께서는 우리에게 비처럼 땅을 적시는 봄비처럼 오시리라.”


새벽처럼 어김없이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또 성무일도를 통해, 또 알게 모르게 끊임없이 우리를 찾아오시는 주님을 환대하는 우리들입니다. 땅을 적시는 봄비처럼 우리의 메마른 마음을 은총으로 적시며 오시는 연인같은 주님이십니다. 이런 주님을 평생 연모戀慕하며 연애戀愛하는 마음으로 살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사랑할 때 주님을 압니다. 주님과 함께 살아도 사랑없이 무관無關하게, 상관相關없이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하여 기도입니다. 기도가 답입니다. 기도는 주님과의 소통입니다. 생명과 사랑의 소통이 기도입니다. 기도는 테크닉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기도는 주님과의 대화요 관계입니다. 그러니 기도해야 주님을 압니다. 주님을 알아갈수록 무지로부터 벗어나 자유롭고 행복할 수 있습니다. 주님은 우리의 행복이시기 때문입니다. 다음 주님의 탄식과 소망이 함축된 말씀은 그대로 우리를 향한 말씀처럼 들립니다. 에프라임과 유다대신 나의 이름을 넣어 묵상해보면 실감이 날 것입니다.


“에프라임아, 내가 너희를 어찌하면 좋겠느냐? 유다야 내가 너희를 어찌하면 좋겠느냐? 너희의 신의는 아침 구름 같고 이내 사라지고 마는 이슬같다.”


한결같지 못한 우리 사랑을 꾸짖는 말씀입니다. 일방적 사랑에 지친 주님의 탄식처럼 들립니다. 아침 구름 같고 이슬 같이 이내 사라지고 마는 우리의 사랑을, 신의를 다시 회복하라는 회개의 촉구입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주님과의 한결같은 사랑입니다. 말씀을 통해 호세아 예언자가 얼마나 주님과 깊은 사랑의 관계에 있는지 깨닫습니다. 흡사 연인관계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느님 사랑에 정통했던 호세아 예언자요 많은 사랑의 신비가들이 이런 경지를 살았습니다. 여기서 탄생된 무수한 사랑의 시편들입니다. 주님과 사랑이 깊어지면 호세아 예언자처럼 누구나 사랑의 신비가, 사랑의 시인이 됩니다. 오늘 호세아서의 결론같은 다음 말씀이 바로 주님의 마음입니다.


“정녕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제물이 아니라 신의다. 번제물이 아니라 하느님을 아는 예지다.”


우리의 평생공부와 평생목표가 주님께 대한 한결같은 신의와 사랑이요, 하느님을 아는 예지입니다. 정말 날로 주님과 깊어지는 신의와 예지의 관계가 무지에 대한 결정적 답임을 깨닫습니다. 


하여 기도입니다. 끊임없는 사랑의 기도로 주님과 신의의 관계를 깊이하는 것이요 하느님을 아는 예지를 깊이하는 것입니다. 신의와 예지 또한 주님의 선물임을 깨닫습니다. 결국은 주님께 돌아와 주님과 신의와 예지의 관계를 깊이하라는 회개와 기도에의 초대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오늘 복음의 이해도 분명해 집니다. 바리사이의 기도와 세리의 기도가 참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바리사이의 기도는 기도가 아닙니다. 전혀 하느님과 대화가 아니라 하느님과 무관한 자기도취, 자기자랑의 일방적 독백입니다. 스스로 의롭다고 자신하며 다른 사람들을 업신여기는 기도입니다. 이렇게 기도하면 아무리 기도 많이해도 주님과의 관계는 늘 제자리입니다. 


바리사이는 도대체 부족한 것이 없어 보입니다. 온통 자기자랑이요 남판단에 세리에 대한 멸시도 깔려 있습니다. 주님께 대한 사랑이 이웃에 대한 연민이 추호도 없습니다. 기도는 삶의 반영입니다. 사는대로 기도하고 기도하는대로 삽니다. 바리사이의 위선적 외적 허영과 교만의 삶이 그대로 드러나는 기도입니다. 


참으로 기도도 공부하고 배워야 함을 깨닫습니다. 아니 무엇보다도 주님을 사랑하여 끊임없이 자기를 비우면서 주님 중심의 삶을 살 때 기도 역시 날로 깊어질 것입니다. 세리의 기도가 감동적입니다. 삶이 간절하고 절실하면 기도 역시 간절하고 절실합니다. 짧고 순수합니다. 진실하고 겸손합니다. 꼿꼿이 서서 혼잣말로 기도하는 바리사이와는 대조적으로 멀찍이 서서 하늘을 향하여 눈을 들 엄두도 내지 못하고 가슴을 치며 말합니다.


“오, 하느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진정 주님의 자비를 청하는, 주님과 사랑의 관계를 열망하는 기도입니다. 주님 없이는 살 수 없는 가난한 세리입니다. 우리가 자주 바치는 자비송의 원형입니다. 동방수도자들이 즐겨 끊임없이 바치는 예수님 이름을 부르는 기도도 여기에서 기원합니다. 


자기를 겸손으로 텅 비워갈 때 채워지는 주님의 은총이요 텅빈 충만의 행복입니다. 하여 의롭게 되어 집으로 돌아간 이는 바리사이가 아니라 세리였습니다. 오늘 복음의 결론입니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주님은 끊임없이 자신을 낮추고 비움으로 작아진 겸손한 이들을 높이십니다. 진정 주님과의 사랑의 관계가 깊어질수록 낮아지고 작아지고 비워져 참 겸손에 이를 것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과 사랑의 관계를 날로 깊게하여 주시며, 신의의 사람, 예지의 사람으로 변모시켜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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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젤로 2018.03.10 08:26
    “안젤로야, 내가 너희를 어찌하면 좋겠느냐? 안젤로야 내가 너희를 어찌하면 좋겠느냐? 너희의 신의는
    아침 구름 같고 이내 사라지고 마는 이슬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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