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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8.24. 성 바로톨로메오 사도 축일                                                                          요한묵시21,9ㄴ-14 요한1,45-51


                                                                                    주님과의 만남


만남의 신비, 만남의 기쁨, 만남의 행복입니다. 만남이 운명을 결정합니다. 어제 삶은 선택이라 했는데 역시 삶은 만남이라 정의할 수 있습니다. 살다보면 운명적 만남도 있습니다. 만남의 여정인 우리 인생입니다. 만남을 통해 확장되는 내적시야입니다. 만남중의 만남이 주님과의 만남입니다. 매일 성무일도와 미사를 통해 주님과의 만남으로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는 우리들입니다.


며칠 전 산책중, 초록빛 가득한 풀밭에 청초하게 피어난 야생화 꽃들이 흡사 초록빛 하늘에 별들처럼 생각되어 써놓은 짧은 시를 나눕니다.


꽃은/별이다/땅이/하늘이다

사랑은/별이다/마음이/하늘이다


저멀리 있는 하늘이 아니라 바로 지금 꽃별 떠오른 땅이 하늘이라는 것입니다. 바로 지금 사랑별 떠오른 내 마음이 하늘이라는 것입니다. 하늘이신 주님은 저 멀리 있는 분이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오늘 복음과 독서는 주님과의 아름다운 만남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와서 보시오.”


주님을 만나 체험한 필립보가 나타나엘을 주님과의 만남에 초대합니다. 우리 역시 ‘와서 보라’는 주님의 초대에 응답하여 미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백문이불여일견입니다. 배번보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것이 낫습니다. 듣고 배우며 깨닫는 것보다 보고 배우며 깨닫는 것이 참으로 많습니다. 깨달을 각자 역시 그 안에 볼견자가 들어있습니다. 눈으로 보는 것과 깨달음이 직결됨을 봅니다. 


“나자렛에서 무슨 좋은 것이 나올 수 있겠소?"


편견의 병은 이처럼 깊고 무섭습니다. 외관상 선입견이나 편견에 따른 판단은 얼마나 위험한지요.  외관상 보고 듣고 판단하다가 막상 만나 진솔한 대화를 나눴을 때 대부분의 문제들은 해소됨을 봅니다. 주님과 나타나엘의 만남이 감동적입니다. 보자 마자 즉각적인 반응입니다.


“보라, 저 사람이야 말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 저 사람은 거짓이 없다.”


이보다 더 좋은 찬사는 없습니다. 첫눈에 나타나엘에 반한 주님입니다. 참 사람과 참 사람, 순수한 마음과 순수한 마음의 만남입니다. 주님과의 만남을 통해 참나를 발견한 나타나엘입니다. 주님은 나를 비춰주는 거울입니다. 주님과의 만남을 통하지 않고 참 나를 발견할 수 있는 길은 없습니다. 아, 이 말씀이 평생 살아있는 추억으로 나타나엘 영혼 깊이 각인되었을 것입니다. 주님의 이 말씀으로 나타나엘의 편견은 눈녹듯 사라졌습니다.


“저를 어떻게 아셨습니까?”


주님은 우리의 최후의 보루이십니다. 우리보다 우리를 더 잘 아시는, 우리보다 우리를 잘 보시는, 우리보다 우리와 더 가까이 계시는 주님이십니다. 


“필립보가 너를 부르기 전에,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보았다.”


우연한 만남은 없습니다. 간절히 주님을 찾을 때 주님을 만납니다. 필시 무화과 나무아래에서 자주 기도하고 말씀을 묵상하며 간절한 마음으로 주님을 찾고 기다렸던 구도자 나타나엘임이 분명합니다. 마침내 때가 되어 주님을 만납니다.


“스승님, 스승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이스라엘의 임금님이십니다.”


주님을 만나 영안이 활짝 열린 나타나엘의 감격에 넘친 고백입니다. 영원한 희망이자 비전인 주님을 만난 나타나엘의 기쁨은 얼마나 컸겠는지요. 주님 역시 나타나엘을 만남으로 자신의 신원을 새롭게 확인합니다. 


이제 예전의 나타나엘이 아닙니다. 참으로 주님을 만날 때 회심이요 변화입니다. 위로와 치유가, 정화와 성화가 뒤따릅니다. 주님과 만남으로 자기를 발견함과 동시에 주님을 발견한, 주님과 일치의 경지에 이른 나타나엘입니다. 주님과 이런 만남이 있어 풍요로운 인생이요, 사랑의 순교입니다. 주님은 당신을 만난 나타나엘에게 더 깊은 영적체험을 예고 하십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천사들이 사람의 아들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볼 것이다.”


야곱의 꿈에 나타났던 천사들이 오르내리던 하늘을 잇던 사다리가 예수님을 통해 실현됨을 볼 것이란 예고입니다. 사실 예수님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와 끊임없이 소통하셨던 분이셨습니다. 


오늘 복음의 주님과 나타나엘의 만남이 참 아름답고 흡사 이 거룩한 미사장면의 압축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역시 주님과 살아있는 만남의 미사시간이요, 혹시 우리 영안이 열린다면 제대위를 오르내리는 천사들을 볼지도 모릅니다. 


오늘 요한 묵시록의 주제 역시 ‘주님과의 만남’입니다. 복음에서 나타나엘을 주님께 초대한 이는 필립보 였지만, 독서에서 요한을 초대한 이는 주님의 천사입니다.


“이리 오너라. 어린양의 아내가 될 신부를 너에게 보여주겠다.”


이어 천사는 환시를 통해 요한에게 하늘로부터 하느님에게서 내려오는 거룩한 도성, 새 예루살렘을 보여줍니다. 하느님의 영광으로 빛나는 새 예루살렘은 교회의 원형이요, 이런 새 예루살렘의 영광을 앞당겨 보여주는 이 거룩하고 아름다운 미사전례시간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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