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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9.19. 연중 제24주간 토요일                                                                                                 1티모6,13-16 ㄹ카8,4-15


                                                                                       내적성장과 성숙


주렁주렁 탐스렇게 익어가는 가을 배열매들을 보면서 내 가을 인생 열매들을 생각합니다. 외적성장은 멈춰도 내적성장은 평생 계속되어야 합니다. 삶은 여정이요 끊임없는 내적성장과 성숙의 여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내적성장과 성숙에 대한 묵상나눔에 앞서 어제 있었던 실화로 강론을 시작합니다.


“프란치스코 수사님, 기운이 좋으신데 오후 배상자 나르는 일을 좀 도와주시겠어요.”


즉시 농장수사님의 노동의 초대에 쾌히 응답해 오후 내내 배열매들 향기가득한 배밭에서 수도형제들과 함께 트랙터에 배를 실어 창고에 날랐습니다. 오랜만에 수확의 기쁨, 노동의 기쁨을 만끽했습니다. 새삼 주변의 나무들도 다시 보게 됩니다. 수도원에 부임하여 원장직무를 맡기전(1988-1992.2)까지 5년 동안은 배농장에서 수사님들과 함께 일했습니다. 


그러니 40대 초반에 일하다가 약 28년이 지난 60대 후반에 젊은 형제들과 일하니 감개무량했습니다. 이젠 수도원 주변의 나무들도 28년이 지나니 울창한 숲이 되었습니다. 나무들은 나이 들어도 참 늠름하고 품위가 있습니다. 바로 사람의 내적성장을 상징하는 나무들을 보며 내 자신의 내적성장을 생각했습니다. 


이제 유일한 목표로 삼아야 할 내적성장이요 성숙입니다. 사실 함께 나이들어가고 있는 비슷한 연배의 동료수사들을 보면 아름드리 나무처럼 성장한 내적모습입니다. 이렇게 내적으로 잘 성장된 어른들이 공동체의 중심이 될 때 공동체의 안정과 평화는 물론 아름다운 전통도 계승됩니다. 정주의 나무처럼 잘 성장하고 성숙한, 든든한 선배 어른들을 보고 배우는 젊은 후배들이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하면 훌륭한 내적성장과 성숙에 이를 수 있을까요?


첫째, 평생 함께 사는 것입니다.

수도생활이나 부부생활이나 똑같습니다. 홀로와 함께가 절묘하게 균형잡혀져 있는 공동생활을 통해 보고 배우는 것이 참 많습니다. 서로를 비춰주는 거울같은 공동체의 형제들입니다. 서로 부족한 것을 보완하면서 함께 살아야 하는 존재임을 배웁니다. 바로 이것이 겸손공부요 내적성장의 지름길입니다. 함께 사는 것이 수도생활이요 함께 사는 일이 어렵지만 바로 이렇게 함께 사는 평범한 일이 도닦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중심으로 함께 기도하고 함께 밥먹고 함께 일하면서 성장, 성숙하는 개인이요 공동체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보다시피 예수님의 가르침이나 비유도 언제나 공동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형제들이 수확의 기쁨, 노동의 기쁨을 만끽하며 즐겁게 일할 때 스트레스도 저절로 해소되고 형제애의 우정도 깊어집니다. 끝까지 나무들처럼 공동체내의 제자리에 정주할 때 자연스럽게 뒤따라오는 내적성장과 성숙입니다. 


둘째, 평생 평범한 일상에 충실히, 항구히 사는 것입니다.

바로 오늘의 복음의 비유중 전반부의 씨뿌리는 사람처럼 말입니다. 진인사대천명의 항구한 믿음의 자세가 감동적입니다. 길가, 바위밭, 가시덤불밭등 어떤 상황에도 절망하지 않고 묵묵히 씨를 뿌리는 것입니다. 


바로 씨뿌리는 사람은 예수님의 평생 삶의 모습을 요약합니다. 저역시 씨뿌리는 사람의 자세로 사제수품후 26년간 매일미사에 매일강론을 거르지 않았습니다. 결코 상황에 따라 일희일비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믿음의 자세입니다. 


-“그러나 어떤 것은 좋은 땅에 떨어져, 자라나서 백 배의 열매를 맺었다.” 예수님께서는 이 말씀을 하시고, “들을 귀 있는 사람들 들어라.”하고 외치셨다.-


하느님께 궁극의 희망을 두고 믿음에 항구할 때 실패한 듯 보이지만 풍성한 내적열매의 성공이라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보시는 것은 외적성취가 아니라 내적성장의 결과인 믿음의 열매, 사랑의 열매들입니다. 


셋째, 자신을 공부하며 평생학인으로 사는 것입니다.

우선 자신을 알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겸손의 수행입니다. 오늘 복음 후반부가 가르쳐 주는 교훈입니다. 복음 전반부의 중심이 씨뿌리는 사람이었다면 후반부의 중심은 씨가 뿌려지는 토양입니다. 하느님 탓이 아니라, 말씀 씨앗의 탓이 아니라 내탓이라는 것입니다. 아무리 하느님 은총의 씨앗이 좋아도 토양이 척박한 길바닥, 돌밭, 가시덤불 무성한 밭이라면 별무소득입니다.


타고난 고정적 인성이 아닙니다. 지성이면 감천입니다. 자신의 부족과 한계에, 초라함에 낙심할 것이 아니라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바오로의 말씀대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까지 흠없고 나무랄 데 없이 계명을 지키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박토의 마음밭(인성)도 좋은땅의 마음밭(인성)으로 변모하여 다음 주님 말씀처럼 될 것입니다.


“좋은 땅에 떨어진 것은, 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말씀을 듣고 간직하여 인내로써 열매를 맺는 사람들이다.”


제때에 이 일을 이루어 주실 분은 누구입니까? 바오로의 말씀대로 복되시며 한 분뿐이신 통치자, 임금들의 임금이시며 주님들의 주님이신 분, 홀로 불사불멸하시며, 다가갈 수 없는 빛 속에 사시는 분, 어떠한 인간도 뵌 일이 없고 뵐 수도 없는 주님이십니다. 그분께 영예와 영원한 권능이 있기를 빕니다. 아멘. 이런 주님의 은총으로 비로소 좋은 땅 마음밭으로의 변모요 풍성한 내적열매의 수확입니다. 바로 매일의 이 거룩한 주님의 미사은총입니다.


내적성장과 성숙은 바로 믿음의 성장과 성숙을 뜻합니다. 하루 아침에 자란 나무들이 아니듯 평생 믿음의 성장과 성숙을 이뤄야할 우리들입니다. 사부 성 베네딕도도 그의 규칙 머리말 마지막에서 다음과 같이 당신 수도승들에게 당부합니다.


“주의 가르침에서 결코 떠나지 말고, 죽을 때까지 수도원에서 그분의 교훈을 항구히 지킴으로써 그리스도의 수난에 인내로써 한몫끼어 그분 나라의 동거인이 되로록 하자.”(머리말 50절).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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