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은 언제 어디에나 계시다 -하느님 체험-2016.8.8. 성 도미니코 사제(1170-1221) 기념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Aug 08,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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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8.8. 성 도미니코 사제(1170-1221) 기념일 

                                                                                                           에제1,2-5.24-28ㄷ 마태17,22-27


                                                              하느님은 언제 어디에나 계시다

                                                                        -하느님 체험-


“주님의 영광 하늘과 땅에 가득하네.”


바로 오늘 화답송 후렴이 하느님은 언제 어디에나 계심을 입증합니다. 예전 수도공동체 형제들과 에버랜드에 소풍갔던 추억이 생각납니다. ‘영원한 땅’ 하늘나라를 상징하는 에버랜드의 말뜻대로 인상적인 하루 였습니다. 


저는 다른 무엇보다도 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했습니다. 모두가 흥겹고 즐거운 표정들이었습니다. 결론은 한 번이자 두 번은 올 곳이 아니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외적 화려함과 즐거움과는 달리 내적 공허감 가득한 날이었습니다.


수도원이 진정 하느님 계신 에버랜드라는 깨달음이었습니다. 하여 한 두 번 왔던 이들도 하느님이 그리울 때마다 찾는 진짜 에버랜드 수도원이라는 것입니다. 비단 유명한 성지만이 아니라 하느님은 어디나 계시기에 모두가 거룩한 땅 성지입니다. 지금 여기가 하느님을 체험할 거룩한 땅 에버랜드,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오늘부터 에제키엘 예언서의 시작입니다. 구약 예언자들의 색깔이 참 다양하고 풍부하여 흥미롭습니다. 하느님은 필요한 때, 그에 적절한 예언자들을 보내주심으로 세상에 개입하심을 느낍니다. 마치 그 시대에 필요한 성인들을 보내 주시듯 말입니다. 오늘 기념하는 성 도미니코 사제도 이단이 횡행하던 시대에 복음적 가난의 삶과 설교를 통해 이단의 확산을 막아냈던 하느님의 사람이었습니다.


바야흐로 분도회 중심에서 탁발수도회의 전성기가 펼쳐집니다. 당대 비슷한 시기 프란치스코회의 보나벤투라와 도미니꼬회의 토마스 아퀴나스는 시대의 필요에 따라 하느님이 보내주신 걸출한 인물이었습니다. 오늘 에제키엘이 하느님을 만난 곳은 하느님의 도시, 예루살렘이 아닌 유배의 땅, 바빌론 크바르 강 가였습니다. 에제키엘서의 서두 말씀이 장엄합니다.


‘여호야킨 유배 제 오년에, 주님의 말씀이 칼데아인들의 땅 크바르 강 가에 있는, 부즈의 아들 에제키엘 사제에게 내리고, 주님의 손이 그곳에서 그에게 내렸다.’


에제키엘은 ‘하느님은 강하시다.’ ‘하느님은 강하게 하신다.’라는 뜻입니다. 하느님을 체험할 때 실로 내적으로 강한 사람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의 손이 내 위에 내리셨다.’라는 표현은 6회나 반복하여 나옵니다. 환시 중에 계시된 하느님의 생생한 체험을 표현합니다. 오늘 크바르 강가에서 에제키엘의 하느님 체험은 얼마나 황홀한지요.


‘사방으로 뻗은 광채의 모습은 비오는 날 구름에 나타나는 무지개처럼 보였다. 그것은 주님 영광의 형상처럼 보였다. 그것을 보고 나는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렸다.’


이방의 유배지 보잘 것 없는 땅에서 하느님의 영광을 체험한 에제키엘입니다. 하느님이 계신 곳을 찾지 말고 하느님을 찾으라는 어느 수도교부의 말씀도 생각납니다. 언제 어디에나 현존하시는 하느님이요 이런 하느님을 찾아 만나라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과 제자들의 모습이 좋은 대조를 이룹니다. 예수님은 언제 어디서나 하느님을 체험하며 사신 분입니다. 오늘 복음의 첫 부분은 예수님의 두 번째 수난과 부활의 예고입니다. 담담하신 모습의 예수님과는 대조적으로 제자들은 몹시 슬퍼하였다 합니다. 바로 하느님 체험의 차이를 반영합니다.


이어 성전세에 관한 질문에 대한 예수님의 답변에서 분별의 지혜가 빛을 발합니다. 이 또한 하느님 체험의 반영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자녀들은 성전세를 면제 받아 내지 않아도 되지만 내도록 제자들을 설득합니다.


“그렇다면 자녀들은 면제받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그들의 비위를 건드릴 것은 없으니, 호수에 가서 낚시를 던져 먼저 올라오는 고기를 잡아 입을 열어 보아라. 스타테르 한 닢을 발견할 것이다. 그것을 가져다가 나와 네 몫으로 그들에게 주어라.”


지엽적인 일로 걸림돌을 만들지 말라는 예수님의 지혜로운 조치입니다. 호수에서 잡은 고기 입에서의 스타테르 한 닢은 하느님의 전능을 상징합니다. 하느님은 우리가 예상치 못한 뜻밖의 방법으로 도우실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우연은 없고 모두가 하느님 섭리의 손길 위에 있음을 깨달으라는 가르침입니다. 


크바르 강 가에서 에제키엘에게 내린 주님의 손이 오늘 복음에서는 카파르나움의 예수님 위에 내리셨음을 봅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시간, 주님의 손이 우리 모두 위에 내리고 주님의 말씀의 은총으로 우리 모두 내적으로 정화淨化되고 성화聖化되는 복된 시간입니다.


“하느님이 복음을 통하여 우리를 부르시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을 차지하게 하셨네.”(2테살2,14참조).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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