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목자 -너그러우시고 자비로우신 주님-2016.8.17. 연중 제20주간 수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Aug 17,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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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8.17. 연중 제20주간 수요일                                                            에제34,1-11 마태20,1-16


                                                                      착한 목자

                                                    -너그러우시고 자비로우신 주님-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


오늘 화답송 후렴은 언제 들어도 위로와 힘이 됩니다. 예전 어느 분이 묘비명을 청했을 때 지체없이 추천한 성구입니다. 착한 목자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의 현현인 예수님 역시 아버지를 그대로 닮은 착한목자로 한평생을 사셨습니다. 예전 수도장상의 조언 말씀도 잊지 못합니다.


“장상은 언제나 사목적 입장에서 수사님들을 돌봐야 합니다. 아무리 자식이 못됐다 해도 자식을 내보내는 부모는 없습니다. 장상도 부모와 같은 마음을 지녀야 합니다.”


착한목자 하느님을 닮은 부모같은 마음으로 수사님들을 대하라는 조언이었습니다. 사실 예로부터 왕의 이상은 착한목자였습니다. 너그럽고 자비로운 착한목자 영성은 누구나 추구해야 할 영성입니다. 오늘 에제키엘 예언자의 말씀은 그대로 착한목자 하느님의 마음을 대변합니다.


“불행하여라. 자기들만 먹는 이스라엘의 목자들! 양 떼를 먹이는 것이 목자가 아니냐? 그런데 너희는 젖을 짜 먹고 양털로 옷을 해 입으며 살진 놈을 잡아 먹으면서, 양떼는 먹이지 않는다. 너희는 약한 양들에게 원기를 북돋아 주지 않고 아픈 양을 고쳐 주지 않았으며, 부러진 양을 싸매 주지 않고 흩어진 양을 데려 오지도, 잃어버린 양을 찾아오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들을 폭력과 강압으로 다스렸다.”


구구절절 공감이 가는 내용입니다. 오늘 날 곳곳에서 목격되는 현실이 아닙니까? 지도적 위치에 있는 모든 이들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말씀입니다. 마침내 개입을 선언하시는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나 이제 내 양 떼를 찾아서 보살펴 주겠다.”


바로 이 예언의 실현이 복음의 예수님을 통해 이루어 집니다. ‘선한 포도밭 주인의 비유’에서 선한 포도밭 주인은 그대로 착한목자 하느님의 마음을, 예수님의 마음을 대변합니다. 


착한목자 주님은 전체와 부분을 동시에 보셨습니다. 하나하나의 사정에 정통하셨습니다. 오히려 주님의 관심은 포도밭에 일찍 일하러 온 사람들보다 맨 나중에 온 사람이었음을 봅니다. 


‘하늘 나라는 자기 포도밭에서 일할 일꾼들을 사려고 이른 아침에 집을 나선 밭임자와 같다.’


얼마나 부지런한 주님을 상징하는 밭 임자인지요. 아침 일찍부터 일꾼들을 사서 포도밭으로 보낸 밭주인은 아홉 시, 열두 시, 오후 세 시, 오후 다섯 시 쯤에도 나가 일거리가 없어 서성이는 이들을 자기 포도밭에 보냅니다. 끝까지 길 잃은 양들을 찾아 내시어 그 삶의 자리로 보내시는 착한목자의 모습입니다.


문제는 일당의 지급에서 발생했습니다. 누구나에게 똑같이 한 데나리온의 품삯을 지급했기 때문입니다. 맨 먼저 온 이들의 불평이 타당해 보입니다. 일꾼과 주인과의 대화가 우리에게 깊은 깨달음을 줍니다.


-일꾼; “맨 나중에 온 저자들은 한 시간만 일했는데도, 뙤약볕 아래에서 온종일 고생한 우리와 똑같이 대우하시는군요.”


그대로 루가복음의 ‘되찾은 아들의 비유’(루카15,11-32)에 나오는 큰 아들이 연상됩니다. 착한목자 주님의 깊고 넓은 마음을 전혀 헤아리지 못합니다. 그대로 자신만 생각하는 옹졸하고 편협한 우리의 모습입니다. 이 또한 우리의 회개를 촉구합니다.


주인; “당신 품삯이나 받아서 돌아가시오. 나는 맨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당신에게처럼 품삯을 주고 싶소.”


바로 이것이 착한목자 하느님의 마음, 예수님의 마음입니다. 하느님의 은총을 우리의 잣대로 잴 수는 없습니다. 아마도 착한목자로 상징되는 자비로운 포도밭 주인은 ‘일한 시간과 양’이 아니라 맨 나중에 온 이의 ‘딱한 처지’를 생각했음이 분명합니다.-


잃은 양을 찾아 나서실뿐 아니라, 잃은 양을 끝까지 기다리시는 착한목자 주님이십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하느님의 소망은 모든 이들의 구원입니다. 늘 스물 네 시간 가슴 활짝 열고 우리를 기다리시는 주님이십니다. 주님의 집인 교회나 수도원은 늘 세상에 활짝 열려 있어야 함을 깨닫습니다. 


착한목자 자비하신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착한 목자 영성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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