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있어라 -충실하고 슬기로운 삶-2016.8.25. 연중 제21주간 목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Aug 25,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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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8.25. 연중 제21주간 목요일                                                                            1코린1,1-9 마태24,42-51


                                                                                   깨어있어라

                                                                           -충실하고 슬기로운 삶-


깨어있어야 합니다. 오늘 강론 주제는 “깨어있어라”입니다. 우리 문도미니꼬 수사의 종신서원 상본의 성구이기도 합니다. 수도원 성전 뒷벽의 양쪽 큰 눈은 부엉이의 눈이자 깨어있는 수도자의 눈을 상징합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것이 깨어있는 삶입니다. 종파를 초월하여 영성생활의 궁극목표도 오늘 지금 여기 내 삶의 자리에 깨어있는 삶입니다. 깨어있는 그 자리가 바로 하늘 나라입니다.


깨어있음은 은총입니다. 깨어있음은 기도입니다. 깨어있음은 빛입니다. 깨어있음은 기쁨입니다. 깨어있음은 평화입니다. 깨어있음은 개방입니다. 깨어있음은 침묵입니다. 깨어있음은 들음입니다. 깨어있음은 봄입니다. 깨어있음은 사랑입니다. 깨어있음은 기다림입니다. 깨어있음은 희망입니다. 깨어있음은 집중입니다. 깨어있음은 마음의 순수입니다. 깨어있음은 텅 빈 충만입니다. 


결국 깨어있음의 궁극적 대상도 끊임없이 우리를 찾아 오시는 주님께 있음을 봅니다. 주님이 계시기에 텅 빈 허무가 아니라 텅 빈 충만의 깨어있음입니다. 하여 깨어 살기위해 끊임없는 기도를 강조합니다. 많은 이들의 향심기도 수행도 결국은 깨어있음의 훈련입니다. 하루 중 온전히 깨어있는 삶은 얼마나 될까요? 깨어있지 못해 낭비되는 시간도 참 많을 것입니다. 온갖 유혹도, 병도 깨어있지 않을 때 스며 듭니다. 


“그러니 깨어 있어라. 너희의 주인이 어느 날에 올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니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마태오는 마르코 복음서에 ‘집주인’으로 되어있는 것을 ‘너희의 주인’으로 바꿉니다. 비유를 더욱 명백한 어조로 그리스도교 공동체에 적용시킵니다. 개인이 아니 공동체적 깨어있음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하여 규칙적으로 일정한 시간에 끊임없이 바치는 우리의 공동전례기도는 공동체의 깨어있는 삶의 일상화를 위해 필수적 수행임을 깨닫게 됩니다.


유비무환有備無患입니다. 깨어있는 삶은 준비하는 삶입니다. 막연히 깨어있는 삶이 아니라 주님을 기다리며 각자 주어진 삶의 자리에서 자기의 책임에 충실한 삶입니다. 우리 분도회의 ‘기도하고 일하라’ 라는 모토대로 사는 사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후반부, ‘충실한 종과 불충실한 종’의 비유는 우선 교회지도자들에 해당되지만 믿는 모든 이들에 해당됩니다. 모두가 공동체내에서 각자 고유의 책임을 맡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인이 자기 집안 식솔들을 맡겨 그들에게 제때에 양식을 내주게 하였으면, 어떻게 하는 종이 충실하고 슬기로운 종이겠느냐? 행복하여라, 주인이 돌아와서 볼 때에 그렇게 일하고 있는 종!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주인은 자기의 모든 재산을 그에게 맡길 것이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바로 오늘 지금 여기 내 삶의 자리에서 주어진 책임에 깨어 충실할 때 있습니다. 여기서 주인은 주님으로 바꿔 이해해도 무방합니다. 기다리는 주님이 계시기에 깨어 준비하는 삶입니다. 이런 이들은 주님은 물론이고 공동체의 형제들도 전적으로 신뢰합니다. 


사실 우리 수도형제들은 수도회의 ‘기도하고 일하라’는 모토에 충실하여 각자 삶의 자리에서 맡은 바 소임에 충실하니 말그대로 충실하고 슬기로운 주님의 종들입니다. 이래야 정주는 안주가 되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기도와 일의 리듬따라 주님을 향해 나아가기에 내적으로 깨어있는 정주의 삶입니다. 


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진정 깨어있는 삶의 모범입니다. 바오로의 고백을 우리의 고백으로 바꿔도 그대로 통합니다. 이런 고백이 우리의 삶을 깨어있게 하고 풍요롭게 합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우리에게 베푸신 평화와 은총을 생각하며 늘 우리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어느 모로나 풍요로워졌습니다. 어떠한 말이나 어떠한 지식에서도 그렇습니다. 그리스도에 관한 증언이 우리 가운데에 튼튼히 자리잡은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평생 그리스도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이니 그리스도에 관한 증언은 우리 가운데에 튼튼히 자리잡았습니다. 하여 깨어있는 정주의 삶입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그분께서는 우리를 끝까지 굳세게 하시어, 당신의 날에 흠 잡을 데 없이 해주실 것입니다. 


깨어 정주의 삶을 사는 우리들에게는 매일이 흠 잡을 데 없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날임을 깨닫습니다. 하느님은 성실하신 분이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의 아드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깊은 친교를 맺도록 우리를 불러주셨습니다. 


“주님, 날마다 당신을 찬미하고, 영영세세 당신 이름을 찬양하나이다.”(시편145.1).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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