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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2.22. 수요일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                                                                     1베드5,1-4 마태16,13-19



고백이 답이다

-고백의 축복-



-“사랑합니다.”/마침내/빨간 열매로/사랑을 고백하는/앵두나무

 초록빛 나뭇잎들/믿음 사이로/수줍게 살며시/얼굴 내밀고

 사랑을 고백하는/빨간 앵두 열매들

 부끄러워/빨갛게/물들었네-1996.5.30


아주 오래 전 40대 후반에 쓴 귀여운 자작시입니다. 고백이 답입니다. 가슴 설레게 하는 고백입니다. 끊임없이 주님을 고백해야 합니다. 고백이 없는 황량한 시대입니다. 진정성 넘치는 고백이 아니더라도 의식적으로 주님을 고백해야 합니다. 비상한 고백이 아니라 평범한 고백입니다. 고백의 일상화라 칭하고 싶습니다. 믿음의 고백, 사랑의 고백, 희망의 고백, 잘못의 고백, 찬미의 고백, 감사의 고백등 끝이 없습니다. 고백의 일차적 대상은 주님이요 이차적 대상은 함께 하는 이웃들입니다.


제 매일 강론 역시 일종의 고백입니다. 주님 향한 사랑의 고백이자 믿음의 고백이자 희망의 고백입니다. 또 우리 수도자들이 매일 평생 끝임없이 바치는 시편성무일도 역시 하느님 향한 신망애 향주삼덕의 고백입니다. 우리의 믿음과 희망, 사랑을 마음에 담아 주님께 바치는 찬미와 감사의 고백입니다. 하느님뿐 아니라 이웃을 향한 사랑의 고백은 얼마나 서로를 행복하게 하는 지요.


고백의 축복입니다. 고백의 행복입니다. 고백의 아름다움입니다. 고백의 표현이요 고백의 용기입니다. 고백 자체가 이미 축복입니다. 찬미와 감사의 사랑의 고백을 통해서 저절로 행복해지는 삶입니다. 고백을 통해 강화되는 자신의 정체성이요 자존감 높은 삶입니다. 


오늘 복음의 주제는 베드로의 신앙 고백입니다. 예수님을 그리스도라고 고백하는 베드로입니다. 예수님 역시 제자들을 통해서 자신의 신원을 확인하고 싶으셨음이 분명합니다. 


“사람의 아들은 누구라고들 하느냐?”


제자들을 통해 사람들의 반응을 떠 본후 답변이 쉬원치 않자 단도직입적으로 제자들은 물론 미사에 참석한 우리 모두를 향해 묻습니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무엇이라 대답하겠습니까? 우리가 믿는 예수님은 누구인지 분명히 알고 고백하는 일보다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수제자 베드로의 고백은 우리 모두의 고백입니다.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바로 이런 그리스도께 대한 고백을 일상화한 기도문이 동방수도승은 물로 동방교회신자들이 무수히 바쳐온 ‘예수의 이름을 부르는 기도’입니다.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주 예수 그리스도님, 죄인인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바로 저 역시 즐겨 끊임없이 바치는 기도문입니다. 


이런 호흡에 맞춰 끊임없이 바치는 신앙고백의 기도가 우리의 주님 향한 믿음을, 사랑을 북돋아 줍니다. 베드로의 고백에 감격하신 주님의 즉각적 축복의 응답입니다.


“시몬 바르요나야, 너는 행복하다! 살과 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너에게 알려주셨기 때문이다. 나 또한 너에게 말한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말그대로 고백의 축복입니다. 이에 더하여 베드로는 하늘나라의 열쇠까지 선물로 받습니다. 베드로에 대한 주님의 절대적 신뢰의 표현입니다. 무엇보다 예수님을 고백하므로 베드로도 자신이 누구인지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아시는 주님이십니다. 


주님을 알아야 나를 알 수 있습니다. ‘너는 베드로이다.’ 주님이 알려 주신 시몬 바르요나의 진짜 이름 ‘베드로’입니다. 진정 주님을 고백할 수록 자존감 높은 정체성 또렷한 ‘참나’를 살 수 있음이 큰 축복입니다. 나를 잊거나 잃어버린 정체성 혼돈의 삶보다 더 큰 재앙은 없습니다. 


주님을 고백할수록 주님을 닮아감으로 참나가 됩니다. 세 번씩이나 베드로의 사랑 고백을 받아내신 주님(요한21,15-17)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당신을 사랑한다.’는 베드로의 세 번의 고백에 주님은 지체없이 ‘내 양들을 돌보아라.’세 번을 똑같이 반복하신 후 ‘나를 따라라.’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고백에 따르는 엄중한 책임임을 깨닫습니다. 값싼 고백은 없습니다. 오늘 제1독서는 그대로 베드로의 체험적 고백입니다. 우선적으로 오늘의 교회지도자들에 해당되는 말씀이지만 역시 우리 모두 마음에 새겨야 할 말씀입니다.


“하느님 양 떼를 잘 치십시오. 그들을 돌보되 억지로 하지 말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자진해서 하십시오. 부정한 이익을 탐내서 하지 말고 열성으로 하십시오. 여러분에게 맡겨진 양떼를 지배하려고 하지 말고, 양떼의 모범이 되십시오.”


바로 예수님을 닮아 섬김의 모범이 되라 하십니다. 섬김의 직무, 섬김의 신원, 섬김의 권위, 섬김의 리더십입니다. 사랑의 섬김입니다. 주님 고백의 열매가 섬김의 삶입니다. 섬김의 삶을 통해 예수님과의 내적일치도 날로 깊어질 것이며, 섬김의 삶에 항구할 때 우리는 으뜸 목자 예수님께서 나타나실 때 시들지 않는 영광의 화관을 받을 것입니다. 


우리의 영원한 착한 목자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께 믿음과 사랑을 고백하는 우리 모두에게 풍성한 축복을 내려주십니다.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 제 한평생 모든 날에 은총과 자애만이 따르리니, 저는 오래오래 주님 집에 사오리다.”(시편23,1.6).


내 몸 담고 있는 오늘 지금 이 자리가 ‘주님 집’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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