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5.9. 부활 제4주간 화요일                                                                                 사도11,19-26 요한10,22-30



사람의 발견, 나의 발견

-어떻게 살아왔으며, 살고 있고, 살 것인가?-



사람이 문제이자 답입니다. 사람이 희망입니다. 사람이 보물입니다. 끊임없이 발견되는, 사람의 빌견, 나의 발견입니다. 어떻게 살아왔으며 어떻게 살고 있는가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또 어떻게 살 것인지 답이 나옵니다. 세월 흘러 나이들어도 남는 것은 학벌도, 지식도, 돈도, 명예도, 건강도 아닌 사람 하나만 남습니다. 착한 사람, 좋은 사람이었느냐 하는 것입니다. 끝까지 사람답게, 사람으로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은 대선 투표날입니다. 어제 읽은 어느 신부님의 묵상글에 공감했습니다. 자기는 사람을 보겠다는 것입니다. 공약이나 네거티브 이야기들, 토론들 보다는 그 대선 후보의 삶의 궤적을, 한결같은 삶을, 철학을 보겠다는 것입니다. 바로 사람을 보겠다는 것입니다. 70-80년대 민주화운동이 한창이던 무렵 대선 후보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살펴보겠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문제이자 답이기 때문입니다.


시종여일始終如一, 한결같이 살아 온 삶을 보면 참 아름답습니다. 어제 어버이날 역시 사람들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이 모든 생각은 결국 ‘어떻게 살아야 하나?’로 모아집니다. 40년전 초등학교 6학년때 제자들 6명이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수도원을 찾았고 잠시 시간을 내어 밖에서 식사도 했습니다. 


나름대로 성공적 인생을 살았다 칭찬했습니다. 자기 삶의 자리에서 한결같이 충실히 살아 온 모습이 참 아름답고 자랑스러웠습니다. 경이驚異롭게도 세월 흘러 나이 들었어도 40년전 동심童心의 순수한 마음은 그대로 였습니다. 집무실에서 스승의 노래도 힘차게 불러 줬습니다. 내년에는 또 칠순을 준비해준다며 생일날짜도 알아갔습니다. 


또 해마다 20여년 동안 어버이날이면 꽃을 사들고 방문하는 자매도 잊지 못합니다. 어제도 한 아름의 꽃다발을 안고 방문했습니다. 20년전 초등학교 남매 아이들은 이제 30대가 되어 다 제 앞가림을 하게 되었고, 그동안 쉴틈없이 가사일에 직장일에 교회일에 항구하고 충실했던 자매입니다. 


두루두루 이런저런 삶들을 보고 깨닫고 배우는 것이 참 많습니다. 도달하는 결론은 내 자신의 모습입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혼자서는 못삽니다. 더불어 배우면서 살아야 합니다. 성서말씀도 결국은 하느님 이야기며 사람들 이야기입니다. 예전 ‘사랑밖엔 길이 없었네’라는 책의 출간시 출판사 사장 형제의 간곡한 청도 있지 못합니다. 하느님 이야기는 충분하니 이제 사람 사는 이야기들을 써달라는 당부였고 급히 여러분들을 소개했던 기억이 지금도 새롭습니다.


오늘 사도행전의 바르나바가 참 인상적입니다. 예루살렘 교회가 안티오키아 교회에 대표로 파견할 정도이니 신망을 한몸에 받았던 인물인 듯 싶습니다. 안티오키아교회에 도착한 바르나바는 하느님의 은총이 내린 것을 보고 기뻐하며, 모두 굳센 마음으로 주님께 충실하라고 격려합니다. 다음 묘사에 바르나바의 인품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사실 바르나바는 착한 사람이며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사람이었다. 그리하여 수많은 사람이 주님께 인도되었다.’(사도11,24).


꽃에 향기가 있듯이 사람에게도 향기가 있습니다. 인품의 향기입니다. 사람뿐 아니라 글에도 향기가 있다하여 문향文香입니다. 조화造花에는 향기가 없지만 생화生花에는 향기가 있습니다. 마치 꽃향기를 찾아 오늘 벌처럼 바르나바의 존재의 향기, 영혼의 향기, 그리스도의 향기로 수많은 사람이 주님께 인도됩니다. 


바르나바는 사울을 만나 만 일년 동안 그곳 교회 신자들을 만나며 수많은 사람을 가르쳤으며 안티오키아에서 처음으로 제자들이 ‘그리스도인’이라 불리게 되었다니 바르나바가 얼마나 그 책임에 충실한 ‘주님의 사람’이었는지 짐작이 갑니다.


어떻게 하면 바르나바처럼 착한 사람이,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사람이 될 수 있겠는지요? 답은 단 하나 착한목자 예수님을 충실히 따름으로 그분을 닮아가는 것입니다. 착한목자 예수님의 다음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사는 것입니다.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 듣는다.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른다. 나는 그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준다, 그리하여 그들은 영원토록 멸망하지 않을 것이며, 아무도 그들을 내 손에서 빼앗아 가지 못할 것이다.”(요한10,27-28).


수도원의 미키와 복돌이 흰 개들이 생각납니다.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살까 싶습니다. 줄기차게 사람을 따라다니는 것이 개가 하는 일 전부입니다. 아, 주님을 전적으로 끝까지 따르는 일이 우리가 해야 할 우선적 평생 일임을 깨닫습니다. 


착한목자 예수님을 사랑하여 그분의 말씀을 알아듣고 항구히, 한결같이 따를 때 그분과의 일치요 영원한 생명의 선물입니다. 아무도 우리를 그분의 손에서 빼앗아가지 못함으로 한결같은 순수와 열정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아주 예전에 쓴 '사랑은' 이란 시가 생각납니다.


-사랑은/하느님 안에서/제자리를 지켜내는/거리를 견뎌내는/고독의 능력이다

 지켜냄과 견뎌냄의/고독중에

 순화되는 사랑/깊어지는 사랑/하나되는 사랑이다-1997.3.


세월 흘러 나이들어 갈수록 착한목자 예수님과의 관계는 날로 새로워지고 좋아지고 깊어져야 합니다. 바로 이것이 진정 성공적 인생이자 영원한 생명의 구원입니다. 


“아버지와 나는 하나다.”(요한10,30).


오늘 복음 중 마지막 착한목자 예수님의 선언이 우리에게는 더없이 큰 위로와 격려가 됩니다. 착한목자 예수님과의 일치가 결국은 아버지와의 일치이기 때문입니다. 착한목자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영원한 생명을 선물하시며 당신을 닮은 참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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