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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6.6. 연중 제9주간 토요일                                                                                                               토빗12,1.5-15.20 마르12,38-44


                                                                                        하느님이 치유하신다


'하느님이 치유하신다.' 말마디 자체가 은혜롭고 우리를 치유하는 느낌입니다. '하느님이 구원하신다.'라는 말마디와도 그대로 통합니다. 우리를 치유하는 말이나 글이나 행위도 있듯이, 우리에게 상처를 주는 말이나 글이나 행위도 있습니다. 우리를 치유하는 사람이 있듯이 우리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도 있습니다. 천사 라파엘은 바로 '하느님이 치유하신다' '하느님의 치유'라는 뜻입니다. 참 은혜로운 이름입니다.


어찌 사람뿐이겠습니까? 주변에 우리를 치유하는 것들은, 또 상처를 주어 아프게 하는 일들은 또 얼마나 많은지요. 아름다운 성무일도와 미사의 공동전례기도, 아름다운 자연, 아름다운 사람, 아름다운 예술, 아름다운 음악, 아름다운 문학, 아름다운 그림, 아름다운 시, 아름다운 숲 등 아름다움이 우리를 치유합니다. 하느님은 아름다움 자체이십니다. 하느님의 아름다움에 참여하고 있는 지상의 모든 아름다움이 우리를 치유합니다. 하느님은 이런 아름다움을 통해 끊임없이 치유의 의료활동을 하십니다.


'하느님이 치유하신다', 하느님께 대한 깊은 믿음을 반영하는 고백입니다. 하느님이 최고의, 궁극의 명의名醫이자 명약名藥이라는 고백입니다. 아, 이런 믿음이 우리를 치유합니다. 온갖 지상에서의 치유활동은 그대로 '하느님의 치유'에의 참여이고 궁극으로 우리를 치유하는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인도의 성자 간디는 온 마음으로 '하느님' 이름을 부르며 웬만한 병은 다 하느님 이름으로 고쳤다 합니다. 


정말 필요한 것은 '하느님이 치유하신다'라는 믿음이요, 이 믿음이 최고의 건강 비결임을 깨닫습니다. 산책하다 보면 수시로 꽃을 만나게 됩니다. 요즘은 수도원 담벽을 넘어 온 수녀원의 장미꽃이 장관입니다. 모든 꽃이 건강하고 아름답습니다. 어제 써놓은 짧은 묵상 글입니다.


꽃은/사랑이다

꽃은 病이 없고/사랑에도 病이 없다

사랑은/참 좋은 健康비결이다.


사랑이 많을 때 건강이요 치유입니다. 오늘 해피엔드로 끝나는 토빗서가 참 아름답습니다. 나중에 하느님께 파견된 천사로 자기 신원을 밝히니 라파엘이 누구인지 알았지 밝히지 않았더라면 그냥 좋은 사람으로 알 뻔 했습니다. 아, 그렇다면 참으로 치유가 되는 착한 이웃들은 하느님이 보내 주신 라파엘 천사들인지 모릅니다. 사실 살아오면서 우리는 알게 모르게 얼마나 많은 우리를 치유하는 익명의 라파엘을 만났고, 만나고 있으며, 만나겠는지요. 오늘 독서의 서두와 맺음글이 아름답습니다.


"얘야, 너와 함께 갔던 사람에게 품삯을 주고 또 품삯 외에 더 얹어 주도록 하라.“


아들 토비야에게 라파엘을 후히 사례해 보낼 것을 당부하는 토빗에게서 후덕한 인품을 느낍니다. 마지막 모든 일을 끝내고 떠나는 라파엘 천사의 당부와 떠나는 모습도 감동적입니다. 그대로 미사에 참석한 우리 모두를 향한 말씀같습니다.


"이제 이 세상에서 주님을 찬미하고 하느님을 찬양하여라. 자, 이제 나는 나를 파견하신 분께 올라간다. 너희에게 일어난 모든 일을 기록해 두어라.“


'하느님의 일'인 찬미와 감사의 기도를 최우선에 두고 살라는 말씀이요, 이미 우리 수도자들은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라파엘 천사처럼 하느님의 '치유의 사람'으로 살다가 세상을 떠나라는 가르침을 줍니다. 또 하느님이 치유하셨던 내 생애의 일들을 영적일기로 써놓으라는 말씀입니다.


토빗과 토비야처럼 살아갈 때 하느님은 라파엘 천사를 통해 우리를 치유하십니다. 라파엘 천사는 바로 치유하시는 하느님의 현존을 의미합니다. 전통적인 수행덕목인 기도, 단식, 자선에 충실하고 항구할 때 저절로 하느님의 치유가 뒤따릅니다.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의 기도요, 내 자신을 위한 단식이요, 이웃을 향한 자선입니다. 하느님-나-이웃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듯이 기도-단식-자선도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고립된 내 건강만을 위한 이기적 단식이 아니라 하느님께 찬미의 기도로, 이웃을 위한 자선으로, 표현되는 단식이라는 것입니다. 사실 토빗서는 얼마나 많이 하느님 찬미를 강조하는 지요. 찬미기도의 모범이자 자선의 모범이 토빗과 토비야 부자입니다. 라파엘 천사가 우리 모두에게 가르쳐 주는 자선에 대한 금과옥조의 말씀입니다.


"진실한 기도와 의로운 자선은 부정한 재물보다 낫다. 금을 쌓아 두는 것보다 자선을 베푸는 것이 낫다. 자선은 사람을 죽음에서 구해 주고 모든 죄를 깨끗이 없애 준다. 자선을 베푸는 이들은 충만한 삶을 누린다.“


바로 이의 모범이 토빗과 토비야 부자父子입니다. 말 그대로 기도와 자선을 통해 라파엘 천사를 통해 하느님의 치유을 받고 충만한 삶을 산 영적 부자富者, 토빗과 토비야입니다. '사람같은 천사' 라파엘이요 '천사같은 사람' 토빗과 토비야 부자입니다.


바로 복음에서 예수님이 극찬하는 가난한 과부가 '천사같은 사람'입니다. 하느님께 봉헌하는 것이나 가난한 이에게 자선하는 것이나 둘 다 하느님 향한 사랑의 표현입니다. 이런 사람들과의 만남 자체가 치유입니다. 오늘 복음의 '긴 겉옷을 입고 나다니며, 장터에서 인사받기를 좋아하고, 회당에서는 높은 자리를, 잔치 때에는 윗자리를 찾고, 과부들의 가산을 등쳐 먹으며, 남에게 보이려고 기도는 길게 하는 율법학자들'은 혐오의 대상이자 상처가 되지만, 가난한 과부의 봉헌의 삶 자체는 치유와 위로와 힘이 됩니다. 


"저 부자들은 풍족한 가운데에서 얼마씩 넣었지만, 저 가난한 과부는 궁핍한 가운데 가진 것을, 곧 생활비를 모두 다 넣었다.“


역설적으로 가난한 부자들이요, 부자인 가난한 과부임을 깨닫습니다. 천사같은 사람이 바로 오늘 복음의 주인공 가난한 과부입니다. 예수님 역시 이런 과부의 모습을 보며 치유받았을 것입니다. 이런 가난한 과부에게 주는 오늘 복음 환호송 예수님 말씀입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5,3)


오늘 복음의 과부처럼 하늘 나라를 소유한 마음 가난한 자가 진정 영적 부자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친히 라파엘 천사가 되어 우리의 심신心身을 치유하시어, 우리 모두 라파엘 천사로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그리스도의 몸과 피!'는 '그리스도의 치유!'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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